Tuesday, October 12, 2010

모바일오피스 - 성공 위한 6원칙 M-O-B-I-L-E [2010/10/10, 전자신문]

모바일 오피스 1기 기업이 겪은 공통된 어려움 중 하나는 마땅한 벤치마킹 사례가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이들이 구축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는 소중한 경험이자 자산이다. 모바일 오피스 1기 기업이 2기 기업에게 전하는 조언을 소개한다.

◇동기부여(Motivation)=평양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다. 아무리 좋은 모바일 오피스 환경을 구축했더라도 직원들이 활용하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 지속적인 관리와 성과 보상을 통해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지나치지 않는 선에서는 강제성을 부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개방성(Open)=모든 문을 열어 놓아라. 모바일 오피스와 스마트폰은 현재진행형의 기술이다. 1년 후 어떤 형태로 발전할지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도입 초기부터 멀티 운용체계(OS), 멀티 단말기를 염두에 두고 유연한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비즈니스(Business)=스마트폰으로 이메일 확인하고 임직원 정보조회만 하기는 아깝다. 현장 영업과 사업부서용 시스템을 연계해 회사 실적을 높이는 쪽으로도 활용해야 한다. 최고경영자(CEO)는 분명 최고정보책임자(CIO)의 노고를 치하할 것이다.

◇혁신(Innovation)=국내 대기업의 한 CIO는 “모바일 오피스의 끝은 없다”고 말했다. 직원들에게 스마트폰 지급했다고 모바일 오피스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모바일 오피스 환경을 고도화해 나가야 한다.

◇자유(Liberty)=모바일 오피스는 직원들의 업무형태를 감시하는 신형 족쇄가 아니다. 직원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쉽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1차 목표다.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것’과 ‘언제 어디서나 일 해야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경제성(Economic)=스마트폰은 대당 수십만원을 호가한다. 모바일 오피스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데도 적지 않은 비용이 투입된다. 스마트폰 교체와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 중장기적인 계획 없이 시작하면 향후 CIO가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단말 기종과 도입 규모 등을 선택하기에 앞서 충분한 타당성 검토가 필요한 이유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Monday, September 13, 2010

호킹, 과학은 신을 불필요하게 만든다 [2010/9/8, 한겨레]

"물리학 법칙이 인간 존재이유 설명할 것"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할 순 없다. 하지만 과학은 신을 불필요하게 만든다."

최근 신간 출간을 앞두고 전세계에 '신의 존재'를 둘러싼 격렬한 논쟁을 일으키고 있는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사진) 박사가 7일 미국 < 에이비시 > (ABC) 방송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직접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번주 나올 미국의 물리학자 겸 베스트셀러 작가인 리어나드 믈로디노프와의 공저 < 위대한 설계 > 에서 호킹이 "뭔가 흥분될 만한 일을 하기 위해 그리고 우주가 지속되기 위해 신을 불러들일 필요는 없다"고 쓴 것으로 전해진 뒤, 전세계에선 새삼 '무신론 논쟁'이 불붙었다.

호킹 박사는 신의 손이 아니라 물리학의 법칙이 '왜 우리가 여기에 있는지' 설명해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물리학자들은 왜 빅뱅이 일어났는지 설명하게 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완전한 무'에서 우주가 창조되었다는 것을 뜻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신을 필요로 할까? 호킹 박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소외되지 않고 더욱 큰 전체의 일부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는 어떤 것을 생각하려고 한다"며 "열망하지만 반드시 성취하지는 않는 윤리질서나 생활방식의 권위로서 신을 찾는다"고 답했다.

그는 1988년의 저서 < 시간의 역사 > 에선 "우리가 하나의 완전한 이론을 발견한다면, 그것은 인간 이성의 궁극적 승리가 될 것이다. 그것은 신의 마음을 알게 됨을 뜻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호킹이 그 '완전한 이론'을 발견했다고 주장하지는 않았지만 1992년 태양계와 흡사한 행성시스템 발견 등을 포함한 그 뒤의 연구와 관찰을 통해 우주의 창조에 신은 필요하지 않다는 믿음으로 옮겨간 셈이라고 < 에이비시 > 방송은 지적했다.

하지만 호킹은 "궁극적으로 우리가 만물의 법칙과 우리가 여기에 존재하는 이유를 알아낸다면 이는 오랜 시간에 걸친 많은 사람들의 협력에 따른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해 자신이 주장한 바가 입증되려면 길고긴 어려운 작업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M 이론과 같은 이론이 점차 모든 것을 묶어 결국 우주에 대한 설명을 할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서 할 수 있는 말은 그것이 일어나게 하는 데 신이 필요하진 않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Wednesday, September 1, 2010

TVㆍ휴대폰ㆍPC '하나로'…3스크린 서비스 생활 속으로 (한국경제, 2010.09.01)

프로야구 중계 방송을 보던 A씨는 대타로 나와 깜짝 홈런을 친 신인 선수가 누구인지 궁금해졌다. 리모컨으로 해당 선수를 북마크하자 인터넷에서 검색된 정보가 휴대폰에 떠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아마추어 국가대표를 거친 화려한 경력을 보자 과거의 경기 모습까지 궁금해져 관심 선수로 등록해 둔다. 다음날 회사에 출근한 A씨가 PC를 켜니 방송사로부터 메일이 도착해 있다. 이를 클릭하자 어제 등록해 놓은 신인 선수의 경기를 모아 둔 주문형비디오(VOD) 영상 목록이 뜬다. 스마트TV의 등장과 3스크린 플레이의 활성화로 머지않아 나타날 TV 시청 모습이다.

휴대폰 PC TV 등 대표 전자기기를 인터넷으로 연결해 언제 어디서든 끊김없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3스크린 플레이 시대가 열린다. 자주 쓰는 서비스를 TV에 내려받아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 방식과 친구와 채팅하며 방송을 함께 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확산되는 등 스마트TV가 능동적 시청 문화 기반의 TV 2.0 시대를 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PC-스마트폰-스마트TV 하나로 연결

스마트TV가 도입되면 'PC-휴대폰-TV'를 잇는 3스크린 서비스가 본격 확산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스마트TV로 보던 영화나 드라마를 이동 중에는 스마트폰으로,사무실 등에서는 PC로 이어 볼 수 있게 된다.

PC와 스마트폰에 이어 TV에도 운영체제(OS)가 탑재되면서 세 기기를 연결해 끊김없이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통신사 · 방송사들은 더 많은 가입자들을 확보하기 위해,제조사들은 스마트 기기 제품군의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3스크린 플레이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3스크린 플레이가 발전하면 각 단말기별로 특화한 정보를 받아 보다 다양하게 콘텐츠를 즐기는 길도 열린다. TV에서 생방송을 보면서 태블릿에서는 관련 VOD를,휴대폰에서는 인터넷 정보를 동시에 확인하는 식이다. 호주 엔터테인먼트업체 후드럼(Hoodlum)은 ABC의 유명 드라마 '로스트'와 BBC '스푹스' 등을 PC 양방향 게임으로 개발,시청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나만의 TV 시대…채팅하며 방송 본다

전자산업에서 스마트란 단어는 흔히 지능적인(intelligent),여러 기능을 갖춘(multi-functional)의 의미로 해석됐다.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면서 개념도 달라지고 있다. 아이폰은 다양한 기능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자신만의 휴대폰을 만들 수 있게 해준다. 어디에 있는지,기분이 어떤지 사소한 일상까지 지인들과 소통하는 SNS가 활성화된 것도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개인화,소셜 네트워크화 등이 스마트의 주요한 의미로 자리잡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인터넷과 항상 연결된 스마트TV도 스마트폰과 비슷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화,드라마를 단순하게 보는 것에서 벗어나 관련 영상과 정보까지 함께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고,친구와 채팅을 하며 같은 영화를 보는 SNS 서비스도 인기를 끌 것이라는 설명이다. 1인 가구 증가 추세와 맞물려 거실에서 가족과 함께 보던 TV가 휴대폰처럼 나만의 TV로 진화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콘텐츠 국경도 사라진다

인터넷 기반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스마트TV는 영어로 들어야 했던 CNN 방송을 한국에서도 자막과 함께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CNN 애플리케이션을 받고 구글 자동 번역 프로그램을 함께 구동하면 한글 자막을 넣은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스마트TV가 방송 콘텐츠의 국경까지 허무는 셈이다.

인터넷의 수많은 콘텐츠 중 필요한 프로그램을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TV포털의 등장도 예상된다. 무료 콘텐츠가 일반화된 인터넷의 영향을 받아 콘텐츠 대가를 받는 대신 광고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새로운 방송 비즈니스 모델이 나타날 전망이다. 구글,애플 등 스마트 전쟁을 주도하는 업체들은 모바일과 TV 광고 시장으로 발을 넓히기 위해 관련 광고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장재현 LG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스마트TV의 등장은 능동적인 인터넷 사용 패턴을 TV로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스마트폰이 이동통신 산업을 변화시켰듯이 스마트TV는 TV 2.0시대라 부를 수 있는 콘텐츠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Monday, August 30, 2010

국내 태블릿PC시장 본격화..`기기·콘텐츠·망 빅뱅 예고` (이데일리, 2010.08.30.)

국내 태블릿PC 시장 경쟁이 본격화 되고 있다.

KT가 엔스퍼트와 공동 개발한 태블릿PC `아이덴티티 탭`을 내달 출시하기로 했고, SK텔레콤도 9월중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을 내놓을 예정이다.

또 LG유플러스도 하반기중 LG전자가 개발중인 태블릿PC를 출시하기로 했다.

또 애플의 아이패드도 올해안에 국내 출시가 예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사간, 제조사간 태블릿PC 판매경쟁이 심화되는 것은 물론 태블릿PC 등장으로 인한 관련산업 변화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통사 `데이터수요 급증에 대비`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전세계 태블릿PC 시장은 올해 700만대에서 2011년 170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은 올해 50만대, 내년 100만대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로 애플 아이패드는 출시 80일만에 300만대 판매를 기록했다.

이처럼 태블릿PC 보급이 급등하면 이동통신사의 데이터트래픽은 스마트폰 시대와 비교해서도 월등히 늘어난다. 태블릿PC는 화면크기가 스마트폰에 비해 커, 단순 텍스트 검색 뿐만 아니라 동영상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모간스탠리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모바일 데이터트래픽은 2009년 대비 2014년 39배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2014년 데이터트래픽 예측중 69% 비중이 동영상이다.

이에 따라 태블릿PC 보급은 이통사들의 망 구축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4세대 이동통신망 구축시기를 앞당기고, 와이파이 등을 통한 망 분산전략도 확산될 전망이다.

◇IT 디바이스 시장 변혁..`넷북·e북 대체`

포레스트 리서치는 지난 6월 보고서를 통해 미국내 태블릿PC 보급추이는 2012년께 넷북을 추월하고 2013년께 데스크톱을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조사기관 리트로보가 지난 5월 미국내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한 결과, 넷북 구매 희망자는 22%인 반면 아이패드 구매 희망자는 78%로 나타났다. 넷북 매출 성장률도 2009년 7월 641%(전년동기대비)에서 12월 179%로 떨어졌고, 2010년 4월에는 5%에 불과했다.

태블릿PC가 넷북·PMP·e북 등 IT 디바이스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태블릿PC는 7인치·9인치 화면으로 스크린기능이 뛰어나고, 편리한 이동성과 터치UI로 PC시장을 대체할 능력이 있다. 여기에 N스크린 시대로 이동하면서 스마트폰과 함께 일정부분 TV기능도 보완할 수 있다.

한국보다 태블릿PC 시장이 빨리 열린 미국 소비자들의 이용행태를 보면 이메일, 웹서핑, 동영상, 음악, 애플리케이션, e북 등 활용도가 다양하다.

KT 관계자는 "태블릿PC는 IPTV나 휴대폰과 달리 집 밖에선 개인적인 오피스 용도로, 집 안에선 개인·가족용도로 활용되는 범용단말"이라면서 "PMP·e북을 완벽하게 대체하고 넷북·노트북까지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신문·도서·게임 등 콘텐츠산업도 바뀐다..`에코시스템` 필요

태블릿PC 등 디바이스의 변화는 콘텐츠산업에도 일대 변혁을 가져올 전망이다.

우선, 많은 사용자들이 태블릿PC의 킬러 콘텐츠로 신문을 손꼽고 있다. 태블릿PC가 7·9인치 크기로 신문지면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노트북 보다 가볍고 부팅시간도 빨라 개인화가 편하고,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통신망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지금까지 종이로만 뉴스를 전달했던 신문사들은 태블릿PC를 이용한 신문제작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신문사들도 웹 형식에서 벗어나 태블릿PC 이용자들을 위한 PDF파일 형식으로 별도 콘텐츠 제작에 들어갔다.

도서콘텐츠도 e북 시대에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태블릿PC 보급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이면서 앞으로 도서·만화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날 전망이다. 또 게임을 비롯해 영화·드라마 등 콘텐츠 산업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를 중심으로 한 교육목적으로 콘텐츠 산업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태블릿PC 시대로 넘어가면서 콘텐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준비가 부족한 국내 태블릿PC 시장에서는 에코시스템 형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태블릿PC만 놓고 보는 디바이스 경쟁이 아니라 출판, 미디어, 게임, 포털 등과 엮는 다양한 에코시스템을 형성해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Thursday, August 19, 2010

아이폰 연타석 홈런..애플 성공의 비밀은 (연합뉴스, 2010.08.19)

애플 아이폰4가 하루 만에 11만명의 예약가입자를 끌어모으면서 국내에 또다시 아이폰 열풍이 불어닥치고 있다.

지난 6월 해외 출시 이후 안테나 이슈가 불거진데다 갤럭시S 등 안드로이드 진영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아이폰4의 국내 판매량이 기대에 못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단숨에 불식시키는 결과다.

아이폰이 고객으로부터 변함없는 열광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애플과 애플 제품의 성공 요인에 대한 관심이 다시 제고되고 있다.

◇예약 열풍, '대박' 신화 이어질까 = 19일 KT에 따르면 지난 18일 아이폰4 예약가입 유형의 46%가 번호이동이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고객들이 대거 KT로 갈아탔다는 이야기다.

이는 포인트와 결합상품 등의 기득권을 포기했다는 이야기다. 이는 기득권을 포기할 정도로 아이폰4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분석을 낳게 한다.

물론 첫날 예약가입자의 상당수는 아이폰4를 기다려온 열성적인 대기수요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때문에 앞으로 며칠간 예약까지 할 정도의 열성적인 대기수요가 끝날 경우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러나 첫날 12만명에 달할 정도의 폭발적인 예약가입 물결은 상당한 파급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우선 스마트폰으로 바꾸려는 대기수요자들의 동요가 심할 수 있다. 몇 달간 아이폰4에 대한 '데쓰그립' 논란과 안티 애플 정서 등이 대두되면서 아이폰4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생겨났지만, 예약가입 열풍은 이 같은 부정적인 인식을 끌어내리느 보증 수표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아이폰이라는 브랜드 자체를 소유했다는 것 자체로 '엣지' 효과를 가질 수 있다는 의식도 반영될 것"이라며 "예약가입 열풍 현상은 스마트폰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에게 강한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아이폰4에 대해 청사진만을 제시할 수는 없다. 미국에서 논란이 된 '데쓰그립'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논란이 된다면 통화품질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특성상 상당한 감점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지국과 중계기가 촘촘한 국내 통신 환경상 수신불량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 KT는 이미 통화 품질 테스트를 통해 극히 예외적인 상황만 제외하고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9월 초·중순께 아이폰4가 출시된 뒤 국내 환경에서의 실질적인 사용 후기 등이 관건"이라며 "스마트폰 사용이 빠르게 확산되는 국내 환경 자체가 판매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해외에서도 아이폰 고객 충성도 으뜸 = 애플 제품, 특히 아이폰에 대한 고객들의 충성도는 이미 해외에서 여러차례 검증된 바 있다.

아이폰4는 지난 6월 24일 출시된 지 3주 만에 300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안테나 수신 불량 논란 속에서도 애플 기기 사상 유례없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체인지웨이브(ChangeWave)가 지난달 아이폰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소비자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72%가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했고, 21%는 만족한다는 답변을 해 10명 중 9명이 넘는 93%가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는 아이폰3GS의 99%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지만 여전히 아이폰4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언론을 통해 크게 부각된 '데쓰그립', 즉 안테나 이슈 역시 실제 소비자들 이용 과정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이폰4 이용자 중 통화 끊김을 경험한 이들의 비율은 전체의 5.2%로 아이폰3GS의 6.3%에 비해 오히려 낮게 나타났다.

아이폰 이용자들의 충성도는 다른 휴대전화 사용자들과 비교해도 월등하다.

체인지웨이브의 지난 3월 발표에 따르면 '최근 6개월 간 구입한 스마트폰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애플 아이폰 고객 중 77%는 만족한다고 응답해 업계 평균(47%)을 월등히 상회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모토로라가 64%로 2위, HTC가 51%로 3위, 리서치 인 모션(RIM)이 46%로 4위를 차지했고, 팜(45%), LG전자(40%), 삼성전자(35%)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애플 경험가치가 혁신.성공 요인" = 애플 아이폰4가 해외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예약판매에서 광풍을 불러오면서 애플과 애플 제품의 성공요인에 대한 관심이 다시 제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KT경제경영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경험경제에 바탕을 둔 애플의 혁신과 성공'이라는 보고서에서 애플의 성공을 풀어내는 새로운 키워드로 '경험경제'를 제시했다.

경험경제 이론은 앨빈 토플러에 의해 최초로 도입된 개념으로, 고객은 상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상품에 담긴 스토리와 경험, 즉 모험과 경험을 산다고 주장한다.

보고서는 이러한 측면에서 애플의 경험가치는 크게 ▲단순함 ▲일관성 ▲새로움 ▲차별성 등 4가지 항목으로 이뤄진다고 분석했다.

우선 애플은 '버림'으로써 단순함을 추구하는 회사라고 설명이다. 단순한 인터페이스와 디자인은 애플 제품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수많은 기능들로 '떡칠'된 제품보다 애플은 단순한 제품을 지향한다.

아울러 기존 제조업체들이 배터리 수명, 고화질 카메라 등 인상적인 기능개선을 위해 비 일관성과 복잡성을 증대시킨 반면 애플은 인터페이스 통일, 데이터 싱크를 통해 애플의 어느 기기에서나 일관된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팟터치 사용자가 큰 어려움없이 아이폰을, 아이폰 사용자가 역시 능숙하게 아이패드를 다룰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일관성 때문이다.

애플은 또 과거에 이미 출시된 MP3 플레이어,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을 재창조해 '익숙하지만 낯선' 새로움을 제공하면서 고객을 만족시키고 있다.

마지막으로 아이폰의 터치감과 같은 미세한 배려 또는 기술적 우월성을 통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감동을 주는 것이 애플의 성공요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고객은 애플 기기에 대한 경험을 통해 애플에 대한 진정성을 갖게 되며 이것이 높은 고객 충성도와 재구매율로 연결된다"고 밝혔다.

"애플은 추종-MS.구글 혐오 `광팬' 많다" (2010.08.19, 연합뉴스)

포브스는 18일 IT비평 칼럼을 통해 "애플이나 구글 등 IT 대기업들은 많은 '팬보이'(fanboy, 만화·영화·SF·게임 등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남성팬을 이르는 말)들을 거느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 팬보이는 자신들의 열정을 표시하는 과정에서 타인에 대한 예절 등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추종대상이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충성심을 발휘한다.

이들의 충성심은 사실을 왜곡하고, 개인에 대한 공격이 이성적 사고로 포장된다. "너는 멍텅구리, 천치(가장 경멸하는 말을 넣으면 된다)"라고 말하는 것이 진정한 팬보이임을 보여주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메이저리그의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간 논쟁과 별로 다를 게 없다.

IT분야의 팬보이는 어떤 제품이나 기술을 사랑하거나 혐오하는 것을 즐기는 형태로 나타난다. '사랑하는 대상은 전혀 잘못이 없다'는 '무조건 사랑'식 팬보이와 '관심의 대상은 아무 것도 제대로 하는 것이 없다'는 '그것만 아니면'식의 팬보이로 나눠진다는 것.

최고의 광팬은 애플을 '무조건 사랑'하는 팬보이들이다. 애플 제품이 모든 애플리케이션에 완벽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어떤 사람도 'i-무엇(whatever)'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믿는다. 애플 제품을 사랑하지 않는 가장 논리적인 이유는 사용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두번째는 MS에 대한 '그것만 아니면' 팬보이들. 이른바 BSOD (blue screen of death) 명성 이후 생겨난 것이다. BSOD는 파란색의 MS운영시스템이 에러 발생으로 작동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세번째는 구글의 '그것만 아니면' 팬보이를 꼽을 수 있다. '악이 되지 말자(Don't be evil)'라는 기업 모토가 그들의 공격 대상이다. 중국 검열문제나 스트리트뷰 논란, 망중립성 관련 입장 등이 공격대상이 되고 있다.

이밖에 오픈소스(무상으로 공개된 소스코드 또는 소프트웨어) 신봉자인 리눅스 광팬, 네티즌과 함께 개발해 나가는 웹브라우저인 파이어폭스 지지자들도 광팬으로 꼽을 수 있다.

Tuesday, August 17, 2010

모바일오피스 성공하려면 필요한 곳부터 점진적 도입 (매일경제, 2010.08.16)

"모바일오피스 구축은 IT(정보기술)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을 넘어 기업 문화와 의사소통 방식을 개선하는 작업입니다. 어떤 업무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사전에 철저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신창석 SK텔레콤 기업사업본부장은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모바일오피스 성공을 위한 사전 준비를 강조했다.

모바일오피스 도입은 기업 내 의사결정구조 전반을 혁신하는 관점으로 해석해야 하며 단지 새로운 IT시스템을 도입하는 접근 방식으로는 큰 효과를 거둘 수 없다고 조언했다. 신 본부장이 이끄는 SK텔레콤 기업사업본부는 올해 140여 개 기업에 스마트폰을 보급하며 모바일오피스 체제를 구축했다. 신 본부장은 이 과정에서 어떤 기업이 모바일오피스로 시너지 창출에 성공했는지 생생하게 지켜봤다.

"모바일오피스가 업무 프로세스 자체를 혁신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일하는 방식과 기업문화를 바꿔 기업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그는 "이를 위해 모바일이 가진 신속성과 이동성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를 파악해야 한다"며 "모바일 업무 담당자를 전담인력으로 배치하고 적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야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권한을 부여받은 전문인력이 중심을 잡고 모바일근무 전반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한 모바일이 가진 고유 특성과 회사 내부 사정을 모두 이해하는 적임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모바일오피스로 한 번에 모든 것을 바꾸겠다는 사고방식은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모바일오피스 도입은 달리는 자동차 바퀴를 바꾸는 것과 같습니다. 혼란을 줄이기 위해 점진적인 개선이 중요합니다." 모바일이 모든 업무를 혁신할 수 있다는 지나친 과신도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스마트폰 보안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기업 기밀이 전 직원이 소유한 스마트폰에 분산되는 셈"이라며 "보안이 뛰어난 단말기를 선택해야 하며 원격으로 스마트폰 정보를 삭제할 수 있는 기술이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플 아이애드 공개 넉 달, 결과는? (아이뉴스, 2010.08.17)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모바일 광고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아이애드'를 공개한 지 넉 달 가까이 흐르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미국의 저명한 두 언론이 '아이애드'의 사업성에 대해 전혀 다른 평가를 내리고 있어 주목된다.

먼저 LA타임즈는 최근 보도에서 "아이애드 광고주들이 그 효과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LA타임즈가 인터뷰한 광고주는 자동차 회사 닛산과 소비재 업체인 유니레버의 임원이다.

이들은 아이애드에 광고를 싣기로 한 애플의 초기 파트너 17개 회사 가운데 처음 광고를 게재한 두 회사이다.

LA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닛산 측은 "고객들이 아이애드 광고를 보는 데 평균 90초를 보내는데 이는 보통의 경우보다 10배 길다"고 말했다. 또 "클릭율도 온라인 광고보다 5배 많다"고 밝혔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7월에 닛산과 유니레버의 광고만이 집행됐다"며 "최소 한 개 회사는 이미 광고를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광고를 포기한 회사는 샤넬이라고 이 신문은 밝혔다.

특히 이 신문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지나친 참견으로 미국 광고업계(Madison Avenue)와 마찰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소식통은 "애플 때문에 광고 제작이 번거롭게 되고, 브레인스토밍부터 최종 광고 상품이 나올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불평한다.

애플은 지난 6월 6천만 달러 이상의 아이애드 계약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은 아이애드 정책을 통해 광고로 올린 매출 가운데 60%를 무료 앱 개발자들에게 주고 나머지는 애플이 갖는다.

한편 포춘 인터넷판은 16일(현지시간) 이 두 신문의 보도를 소개한 뒤 진실은 그 중간 어디 쯤에 있을 것이라고 논평하였다.

Monday, August 9, 2010

세기의 커플 '윈텔' 파경? (전자신문, 2010.08.09.)

세기의 커플 `윈텔(윈도+인텔)`의 결혼 생활이 파경으로 치닫고 있다. IT업계의 축이 클라우드 컴퓨팅과 모바일로 옮겨가자 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휘청대던 두 기업이 새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경쟁사와 합종연횡하는 등 서로 거리를 두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8일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와 인텔의 결합인 `윈텔` 시대가 끝났다고 선언했다.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IT업계 세기의 커플은 별거와 결별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전했다.

결혼 생활에 비유해 MS와 인텔의 관계 및 기업 수난사를 분석한 이 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는 “MS와 인텔은 IT의 맥베스 같다”며 독점적으로 힘을 남용하다 결국 시대를 읽지 못하고 뒤처지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윈텔이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 컴퓨팅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던 이유는 윈도와 인텔 아키텍처가 맞물려야 PC가 돌아가도록 규칙을 설정해 뒀기 때문이다. 제조사는 많지만 결국 PC를 PC답게 하는 것은 윈텔 커플의 남다른 `금실`이 있어야 가능했다. 여전히 전 세계 PC의 80% 이상이 `윈텔` 스탠더드에서 돌아갈 정도다. 하지만 이처럼 공고했던 규칙은 `모바일 시대`가 되자 흔들렸다.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과거에는 `라이벌` 축에도 들지 못했던 기업들이 윈텔의 발목을 잡았다. 42년 동안 인텔의 경쟁자로 인식되지 않던 ARM은 스마트폰의 기본이 되는 대부분의 프로세서를 디자인하며 최고 라이벌로 떠올랐다. 애플은 `아이팟`과 `아이폰` `아이패드` 등으로 모바일 패러다임을 장악했다. 일개 컴퓨터 회사에 불과했던 애플은 이제 MS보다 가치가 큰 모바일 강자로 떠올랐다. 구글은 검색서비스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데이터 센터의 거인으로 등장해 MS를 위협했다.

그동안 수직 계열화됐던 IT산업 층위가 화학적으로 수직 결합되는 환경도 윈텔 커플에게 큰 위협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IT산업은 그동안 팬케이크를 쌓아 놓은 것처럼 각각의 층위가 단독적으로 결합해 하나의 흐름을 이뤘다.

하지만 모바일 컴퓨팅과 클라우드 컴퓨팅으로의 이동은 이를 화학적으로 결합시켰다. 칩, 하드웨어, 운용체계(OS), 애플리케이션 등 층층이 쌓여 있던 것이 애플과 구글 같은 회사에 의해 한데 모였다. 애플과 구글은 독자 모바일 OS 개발 등을 통해 IT의 거대한 영역을 깨고 있다.

이 같은 시대 흐름 탓에 윈텔의 20년 해로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MS는 최근 윈도 버전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을 위한 프로세서를 ARM과 함께 만들고 있으며, 인텔은 노키아와 함께 팀을 이뤄 스마트폰 OS인 `미고(Meego)`를 개발했다.

IT 애널리스트들은 “독점에 가려 눈이 어두워진 커플이 큰 기술 패러다임의 충격에 휩싸였다”며 “윈텔 조합은 무너졌고 2개 독점기업 지배 대신에 8~9개 기술 융합 거인들이 경쟁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Friday, August 6, 2010

아이패드를 만드신 잡스 신께 감사드리자!

2009년도 매출액이 26억 유로에 이르는 독일 언론미디어 악셀쉬프링어(Axel-Springer)의 CEO 되프너(Döpfner)는, 지난 2010년 4월 아이패드(iPad)가 언론기업에 선사할 사업 기회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Every publisher in the world should sit down once a day and pray to thank Steve Jobs that he is saving the publishing industry. (전 세계 언론인 또는 언론기업은 하루에 한 번 무릎을 꿇고, 언론 산업을 구원하고 있는 스티브 잡스에게 감사 기도를 드려야 한다.)”

사실 와이어드(Wired)의 아이패드 매출실적을 살펴 본다면, 잡스에 대한 감사 기도가 과한 것은 아니다. 와이어드는 4달러 99센트 가격의 아이패드 앱을 지난 6월 약 10만 개 가량을 판매하였다. 반면 종이잡지 와이어드 6월호는 74000 부가 팔리는데 그쳤다. 물론 종이판과 아이패드판 와이어드는 근본적으로 다른 상품이다. 아이패드 와이어드에는 동영상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요소와 다채로운 인터액티브 양식이 넘쳐나고 있다. 더이상 우리가 알고 있는 ‘종이잡지(magazine)’ 와이어드가 아니다.

그렇다면 와이어드처럼 소비자로부터 신뢰받는 언론 콘텐츠가 아이패드에 적합한 ‘형식의 혁신’을 이뤄낸다면, 굳게 닫힌 소비자의 지갑 문이 열릴 수 있을까?

와이어드는, 아이패드로 대변되는 태블릿(Tablet)에서 유료화에 성공한 모델로 그 ‘일반성’을 가질 수 있을까?

나의 대답은 NO, NO다.

이러한 부정의 일차적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종이잡지 와이어드는 미국이라는 지역시장에 제한되어 있지만, 아이패드 앱(App) 와이어드는 현재 약 3백 만에 이르는 전 세계 아이패드 얼리어답터 소비자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2) 종이잡지 와이어드는, 이미 웹에서 무료로 제공된 콘텐츠가 담겨 있지만 매우 뛰어난 재구성에 기초한 이른바 ‘지속가능한 미디어 소비 문화’를 창출한 훌륭한 예에 속한다. 전 세계에 최소 10만 명에 이르는 와이어드 광팬들이 존재하며, 이들은 아이패드에 걸맞는 와이어드의 탄생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다시말해, 아이패드 와이어드 유료 소비자는 결코 일반화시킬 수 없는 소비자 집단에 속한다. USA Today가 지난 7월로 예정했던 아이패드 앱 유료화 도입을 연기한 것도 이와 맥이 통하는 이야기다(출처보기).

그러나 아이패드를 위시한 태블릿에서 유료 뉴스 콘텐츠가 근본적으로 성공할 수 없는 이유는, 전통 웹(Web)에서와 동일하게 모바일 웹 또는 모바일 앱(App)에서도 (뉴스) 생산(production)과 (뉴스) 유통(distribution)이 분리된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디지털 시장원리의 핵심은, 네트워크 기반 노동분업이다. 생산, 유통, 소비를 포함하는 일렬의 생산 과정 또는 노동 과정이 매우 잘게 분절화되고 있으며 이 분절 단위들은 수많은 ‘링크(Link)’를 통해 새로운 가치생산 네트워크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분업질서가 어떻게 뉴스 콘텐츠의 유료화를 아이패드에서도 방해하고 있는지 아래에서 보다 자세하게 살펴보자.

콘텐츠 유통 서비스, 플립보드(Flipboard): 알고리즘의 승리

아이패드 등 태블릿을 통해 뉴스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다는 기대에 흠뻑 빠진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서비스가 지난 7월 20일 플립보드(Flipboard)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다.

스스로를 소셜 매거진(Social Magazine)이라 이름붙인 플립보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지인들이 추천하는 글, 사진, 동영상을 자동으로 깔끔하게 편집해서 보여준다. 또한 와이어드, 뉴욕타임즈, 이코노미스트,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 등 다양한 콘텐츠가 사용자들의 개인취향에 따라 선택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아이폰 또는 아이패드 멀티터치(multi-touch)의 효용을 극대화한 ‘종이를 넘기는 듯한 느낌’을 주는 요소- 이를 플립(Flip)이라 부른다-가 곁들여져 있다.

잡지 레이아웃과 유사하게 배치된 개별 콘텐츠는, 제목, 짧은 요약, 그리고 관련 사진이 함께 보인다. 또한 개별 콘텐츠를 추천한 사람의 트위터 또는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이 함께보인다. 바로 콘텐츠와 신뢰가 결합되는 지점이다.

플립보드 사용자가 개별 콘텐츠의 완전한 소비를 원해 해당 글, 사진 등을 클릭하면, 네이버 뉴스캐스트처럼 해당 콘텐츠를 생산한 웹사이트로 이동하게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개별 사용자는 자신의 관계망 속에서 뉴스 소비를 즐길 수 있게된다.

여기서 책장을 넘기는 듯한 플립 기능은, 플립보드 또는 이와 유사한 서비스가 콘텐츠 유통에서 가지고 있는 의미를 논할 때 방해가 된다. 소비자의 눈을 빼앗기 위한 기능-이를 눈사탕(Eye Candy)라 칭한다-에 (뉴스) 콘텐츠 제작자가 마음을 빼앗겨서는 안된다. 이와 관련해서는, ”가진자의 여유: 구글의 패스트 플립(Fast Flip)”을 참조하길 바란다.

플립보드가 이루고 있는 가장 큰 성과는, 태블릿에서 (뉴스) 콘텐츠 유통 방향과 그를 뒷받침하는 기술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인기 앱 중 하나인 Pulse가 전통적인(!) RSS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 플립보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축약 URL’을 실시간으로 풀어내는 놀라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다시 말해 플립보드 개발팀은 RSS를 뛰어넘는 분석엔진(Parsing Engine)을 개발했다.

또한 즐겨찾기(favorites)를 통해 개별 소비자의 관심을 얻은 트윗(tweet)을 제공하는 팔로워(follower)의 추천 링크를 시각적으로 크게 표시하는 기술, 중복된 (뉴스) 콘텐츠를 걸러내는 기술, 트위터나 페이스북 전체에서 최근 강력하게 인기를 끌며 유통되는 ‘링크’가 개별 사용자에게 나타날 경우 이를 보다 먼저 보여주는 기술 등 플립보드는 다양한 시맨틱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물론 플립보드 서비스가 현재 나타나고 있는 ‘초기 열풍’을 넘어 소비자 사랑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플립보드가 선보인 RSS를 뛰어넘는 새로운 (뉴스) 콘텐츠 유통 기술은 다양한 ‘유사 서비스’를 탄생시킬 자양분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다시말해, 플립보드는 아이패드 등 태블릿에서 (뉴스) 콘텐츠를 유통시키는 첫번째 시도이며, 플립보드를 잇는 다양한 유통 혁신이 예상된다.

콘텐츠가 왕이다? 생산과 유통이 하나일 때만!

보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플립보드는 (뉴스) 콘텐츠의 유통 전체를 담당하지 않는다. (뉴스) 콘텐츠는 언론기업, 블로거, 그리고 트위터 사용자 스스로 등 다양한 주체들에 의해 생산되고 있으며, 생산된 (뉴스) 콘텐츠의 유통은 트위터 및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일차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플립보드는 이러한 디지털 분업질서에서 (뉴스) 콘텐츠의 유통을 돕는 ‘유통 지원기능‘을 수행한다. 이 단위 과제를 위해 플립보드는 1050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전 세계 언론기업 중 어느 기업이 약 115 억원에 이르는 자본을 뉴스 콘텐츠 ‘유통’에 투자할 수 있을까? 태블릿을 통해 뉴스 콘텐츠를 제작하여 유통시키려는 언론기업 중 어떤 기업이 유통 혁신을 이끌고 있는가? 소비자 눈을 사로잡는 눈사탕(Eye Candy)으로는 소비자 지갑을 열기 힘들다. 더욱이 플립보드의 눈사탕이 보다 달콤하기 때문이다.

(뉴스) 콘텐츠 영역에서 플립보드를 시작으로 언론기업에 대한 본격적인 공세가 시작되고 있다. 언론기업 입장에서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1) ‘콘텐츠가 왕이다’는 신념을 버려야 한다. 이 표현은 생산과 유통이 하나이던 시절, 콘텐츠 생산자가 유통에 대한 확실한 지배력을 소유하고 있던 시절에나 통했던 말이다. 현재형으로 말한다면, 신문산업에서 여전히 ‘콘텐츠가 왕이다’라는 표현은 유효하다. 네트워크 기반 노동분업 질서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 누구의 말 처럼, “차별화된 콘텐츠 확보와 콘텐츠 조직화”, “콘텐츠 재목적화” 등의 노력도 중요하다. 다만 다시 찾고 싶은 “콘텐츠 업계의 힘”은 콘텐츠 ‘생산’에 제함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유통 능력 없는 생산자가 유감스럽게도 전체 가치창출구조에서 힘을 가질 수는 없는 일이다. 진정 시장지배력을 다시 가지고 싶다면, 콘텐츠 생산과 별도로(!) 디지털 콘텐츠 유통을 연구하고 실험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2) 시대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을지라도 저작권법을 아날로그 시대 방식으로 더욱 강화해야 한다. 외부 유통 업체가 자사의 RSS 피드를 사용할 수 없도록 법을 개정하고, 검색 서비스가 자사의 기사를 검색할 수 없도록 막으며, 또는 포털 등 콘텐츠 유통업체에 ‘특별세금’을 징수하도록 국회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 엉뚱한 이야기로 들리는가? 클레이 셔키(Clay Shirky)가 다양한 곳에서 이러한 전통 미디어 기업의 역사적 저항 사례를 증명하고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힘있는’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열려있는 뉴욕타임즈(NYT.com)는, 다른 한편으로 ‘힘없는’ 유통 서비스 업체를 거칠게 협박하는 이중적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루퍼트 머독은 ”태블릿이 뉴스 코퍼레이션(News Corperation)의 미래다!”라며 아이패드를 ‘약속의 땅’ 에 들어가는 증표로 칭송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소유한 언론기업에게나, 척박한 땅에서 고전하는 대다수 한국 언론기업에게나, 언론기업이 기득권을 버리고 (특히 콘텐츠 유통영역에서) 획기적인 기업혁신을 이뤄내지 않는다면, 아이패드로 대변되는 멀티터치 태블릿이 그들 언론기업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Thursday, August 5, 2010

아이폰 독주체제`의 종언, 그 10가지 이유 (전자신문, 2010/08/04)

`아이폰 독주체제`가 공식적으로 종언을 고하고 있다.

미국 리서치 업체인 닐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분기 미국 시장에서 안드로이드폰 점유율은 처음으로 아이폰을 추월했다. 이번 조사 결과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폰은 27%의 점유율을 보인데 반해 아이폰은 23%의 점유율을 보였다. 이번 판매량 집계에 `아이폰4`와 모토로라의 안드로이드 신병기인 '드로이드X`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기존 제품의 판매량을 갖고도 전반적인 시장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미국의 IT분야 인터넷 매체인 e위크(http://www.eweek.com)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 지배시대가 종언을 고했다"며 10가지를 이유를 제시했다. 다음은 e위크가 제시한 10가지 이유.

< 1 > 숫자가 의미하는 것= 닐슨의 판매량 집계에서 알 수 있듯이 지난 분기 미국 시장에서 안드로이드폰 판매량은 아이폰을 뛰어넘었다. 시장은 `아이폰 우위`에서 `안드로이드 우위`로 바뀌고 있다는 신호를 분명하게 보내고 있다. 물론 아이폰이 2위 자리로 밀려났다고 해서 애플의 상황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여전히 단일 업체로서 애플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 2 > 다양해지고 있는 안드로이드 디바이스들= 애플 아이폰은 안드로이드폰의 물량 공세에 직면해 있다. 모토로라의 '드로이드X', HTC의 '드로이드 인크레디블' 은 차치하고라도, 수많은 아이폰 경쟁 모델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안드로이드폰의 성공 소식에 고무된 수많은 벤더들이 안드로이드 진영에 앞다퉈 합류하고 있다. 안드로이드폰을 공급하는 개별업체가 아이폰을 물리치기는 힘들지만 전체적으로는 안드로이드폰 진영이 아이폰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 3 >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모토로라= 모토로라는 소비자들과 벤더들에게 아이폰과 경쟁할 수 있다는 비전을 보여주고 있다. 모토로라의 신병기인 `드로이드X`는 아이폰 대항마로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 4 > 안드로이드 2.2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2.2`를 탑재한 스마트폰은 동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실행하는데 강력한 기능을 발휘한다. 아이폰이 플래시 게임과 동영상을 실행하는 데 문제가 있는데 반해 안드로이드 2.2 스마트폰은 어도비의 플래시를 수용하고 있다. 어도비 플랫폼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게 안드로이드폰의 중요한 소구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 5 > 개발자들이 움직이고 있다= 애플이 성공한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개발자`라는 거대한 인프라였다. 수백만에 달하는 사용자와 함께 아이폰 앱 개발자들은 24만개에 달하는 앱을 개발한 1등공신이다. 이제 개발자들이 안드로이드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앱 개발자들이 안드로이드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마켓이 급성장하는 데 반해 아이폰 시장의 성장곡선은 이제 평평해지는 단계에 들어갔다. 물론 하룻밤 사이에 개발자들의 태도가 확 바꾸지는 않겠지만 조만간 안드로이드 우위 현상이 개발자들에게도 나타날 것이다.

< 6 > 다수의 경쟁자를 상대해야 하는 애플= 애플은 다수의 경쟁자들과 싸워야할 처지에 놓여 있다. 노키아의 심비안 OS, RIM의 블랙베리, MS의 윈도 모바일과 동시에 경쟁해야만 한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애플이 시장 지배력을 계속 유지하기는 힘들다.

< 7 > RIM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현재 애플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RIM도 무시할 수 없는 복병이다. RIM은 새로운 운영체제인 '블랙베리 6'의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MS는 윈도폰7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동안 MS는 애플이 창출한 시장에서 바람을 타지 못했지만 MS는 분명 저력을 갖고 있는 기업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 경쟁력과 벤더 확보 능력이 분명 애플에 큰 위협이 될 것이다.

< 8 > 애플의 PR 전략= `아이폰4`의 안테나 수신 문제가 불거지면서 애플은 PR 전략 측면에서 악수를 두고 말았다. 애플은 '안테나게이트'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올바른 처신을 하지 못했다. `안테나게이트`가 아이폰 판매에 극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지만 소비자들은 아이폰 외의 단말기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 9 > 아이폰은 더 이상 '유일한' 스마트폰이 아니다= 아이폰은 과거 터치 스크린 기능 때문에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 아이폰의 제품 경쟁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하지만 이제 모토로라의 '드로이드X', HTC의 `드로이드 인크레디블` 등 아이폰과 기량을 겨뤄볼만한 제품들이 있다. RIM도 블랙베리 6 운영체제를 탑재한 제품을 조만간 내놓는다. 소비자들의 선택이 이제는 다양해졌다. 아이폰 말고 다른 대안이 있는 것이다.

< 10 >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은 구글= '신뢰'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애플은 오랫동안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었다. 터치 스크린 방식 스마트폰에서 애플은 유일한 존재였다. 하지만 이제 소비자들은 구글도 애플과 같은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기 시작했다.

e위크의 10가지 이유대로 과연 아이폰 독주체제가 종언을 고하고 있는지는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 아직은 미국 시장의 트렌드를 전세계적 현상으로 확대 해석하기는 좀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안드로이드 진영의 `아이폰 따라잡기`가 의외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Wednesday, August 4, 2010

제안 전략 - 포지셔닝과 차별화 전략

회사차원에서 제안 참여를 최종 결정했다면, 제안 PM과 제안 대표는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최적의 제안 전략을 수립하여야 한다.

최적의 제안 전략의 핵심은 포지셔닝 전략과 차별화 전략이다.

포지셔닝 전략

단순하게 생각하면, 발주자의 모든 요구사항에 대해 최고의 조건으로 제안하고 최저 가격을 제안하면 모든 사업을 수주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수주형 비즈니스에서는 발주자와 제안자의 입장차이로 그렇지만은 않다.

우선 발주자는 단순한 조건비교와 가격만으로 수주자를 결정하지 않는다.

할수 있다고 주장하는 제안자 < 경험이 있는 제안자 < 경험이 있는 제안자 중 영업적 이해관계가 밀착된 제안자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제안자 입장에서는 모든 사업에서 수익성을 포기하며 수주할 수 없다. 선점한 시장에서는 수익성을, 비선점한 시장에서는 수익성을 포기하면서 신규 고객, 신규 시장 진출을 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주자와 발주의 특성을 고려한 제안 포지션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

A (공격전략)

후발 주자로서 비선점 시장 공략
발주자의 가치가 높을 경우

B (개척전략)

신규 시장으로 선점 경쟁자가 없을 경우
발주 사례가 많지 않을 경우

C (선택전략)

발주자의 가치가 높지 않을 경우
경쟁 우위 평가가 어려울 경우

D (수익전략)

선점 시장에서 사용
경쟁 강도가 심하지 않을 경우


차별화 전략 ( More / Better )


발주자는 왜 특정 제안자의 제안을 선택하는가? 그이유는 [더]가 숨어 있어서이다. 바로 '더'의 의미는 More가 될 수도 Better가 될수도 있다.

[ More 차별화 ]

발주자가 요청한 범위에 비해 추가로 제안하는 차별화이다. More 차별화는 쉬우면서도 강력한 요소이지만 고통이 따르는 차별화 방법이다.

[ Better 차별화 ]

발주자가 요구한 범위에서 더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차별화이다. 경쟁자보다 더 좋게, 더 안전하게, 더욱 완벽하게...

보다 체계적이고 검증된 방법으로 수행함으로써 프로젝트의 리스크를 줄이고 고품질을 약속하는 것도 차별화의 중요한 요소이다.

물리적인 부분을 차별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인 요소를 차별화시키기 때문에 More 차별화에 비해 차별화를 주장하기 어렵다. 똑같은 사실을 남다르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 핵심인 차별화 전략이다.
[출처: 수주의 기술/박상우 지음/상상커뮤니케이션]

Saturday, July 17, 2010

트위터, 페이스북, 돌연변이 해방구

트위터, 페이스북, 돌연변이 해방구
김국현 IT칼럼니스트ㆍ블로그 ‘김국현의 낭만 IT’ 운영자
변화가 왔다는 것은 누구나 느낄 수 있다. 온갖 스마트폰들이 신기한 모습을 드러내고, 트위터니 페이스북이니 낯선 서비스들로 갑자기 세상이 시끄럽다. 웹이라는, 누구나 만지작거릴 수 있는 보편적 네트워크가 형성된 지 어느덧 21년. 이제 완연한 성인이 된 이 기술은 지금까지 보여온 청소년기의 미숙함과 혼돈을 뒤로하고 자신이 지닌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 힘은 인간의 생활양식마저 뒤바꿔버릴 기세다. 인류 확장의 도구로서 웹은 지금 그렇게 본격 가동을 시작한 것이다.

웹에 의한 인류 확장이라는 거창한 이야기를 할 때 역시 가장 뜨거운 이야기 ‘클라우드’(cloud)1)를 빼놓을 수 없다. 지금까지 정보 생산과 소비 행위는 서로 떨어져 있었다. 생산은 주로 PC 안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루어졌고, 데이터도 그 안에 있었다. 그중 일부만 가공돼 웹에 업로드되고 소비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나 클라우드는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을 PC에 머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저 너머 구름 어딘가에 두고 바로 쓴다. 클라우드와 함께라면 인터넷이 연결된 곳 어디에서도 같은 데이터,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다. 심지어 그것이 PC가 아니라도 상관없다. 정보와 그 처리 활동이 내 소유물에 의존하지 않는 초월성이 클라우드의 첫 번째 본질이있다.

클라우드는 어려운 정보기술(IT) 이야기, 게다가 기업 전산실이나 관심 가져야 할 이야기가 아니냐고 생각하는 이도 있을 수 있다. 물론 핵심 역량이 아닌 것을 믿을 만한 제3자에게 돌림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경영 전략에서 클라우드라는 개념이 나온 것만은 틀림없다.

그러나 생활인을 위한 클라우드도 우리가 잘 모르고 있었을 뿐, 이미 널리 쓰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웹메일 서비스다. 포털의 웹메일은 데이터와 조작 방식이 모두 클라우드에 보관되기 때문에 아무 브라우저만 있으면 어디에서나 메일을 쓰고 볼 수 있다. 다만 이 정도라면 그냥 웹페이지와의 차별점을 알 수 없다. 클라우드라 불릴 만한 신형 웹메일 서비스들은 PC의 아웃룩 애플리케이션, 스마트폰용 프로그램 등으로 접속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클라우드와 연결 가능한 이런 창들이 지금도 증가 중이다. PC상의 브라우저는 물론 스마트폰, 태블릿 단말기 등 무궁무진하다. 작금의 ‘앱’(app) 열풍은 이 클라우드로의 접속 가능성이 불어준 것이다. 바로 이 ‘제3자의 접속 가능성’에 클라우드의 두 번째 본질이 있다.

 

신경세포 웹에서 중추신경 클라우드로

바야흐로 클라우드란 ‘언제, 어디서나’라는 편리함에 만인의 참여를 허락한 것이다. 이 개방된 참여는 지구를 덮을 중추신경이 되기 위한 환경과 조건을 형성한다. 데이터는 물론 그 데이터를 다루기 위한 조작 체계가 모두 이 신경망 위에 있는데다, 이 조작 체계를 다루기 위한 말단, 즉 창과 단말에 제약이 없고, 또 그 일부는 제3자가 만든다. 실로 자유롭고 민주적인 거대한 기계적 신경 체계가 천공에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요즘 뜬다는 서비스는 모두 이러한 기계 신경망의 예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애플의 백병전이 펼쳐지는 최전방도 역시 이 신경망과 말단을 쟁취하기 위한 고지 쟁탈전이다. 표면적으로는 역사상 유일무이한 말단 신경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를 아이폰·아이패드의 애플과 구글이 이끄는 안드로이드 연합군이 공격하는 모양새지만, 이 경쟁의 종점은 말단이 아닌 바로 이 중추신경 전반에 흐르는 신호를 자신의 것으로 바꾸는 일에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성장세는 괄목상대하다. 트위터를 예로 들면 매일 30만 명이 신규 등록을 하고, 월간 순방문자 수는 1억8천만 명이다. 한국의 경우도 지사는커녕 한글화도 안 된 사이트의 국내 성장률이 전년 대비 19배였다니 실로 손 안 들이고 일취월장이다. 그러나 사용자 계층이 다양하지 않고 절대수도 한국의 지배적 포털 사업자들에 비하면 아직 그리 대단치 않아 보인다.

그러니 그저 새로운 웹사이트 하나가 떴다가 마는 거려니 하면, 그 이면의 변화는 볼 수 없다. 최근의 트위터 열풍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트위터의 앞면이 아닌 뒷면의 통계다.

트위터 트래픽의 75%는 트위터 사이트가 아닌 제3자, 즉 PC에서 폰까지 퍼져 있는 다양한 ‘앱’에서 온다. 이 앱을 트위터 클라우드와 연결하는 신경회로인 API로 1일 30억 건의 신호가 오고 간다. 이 통계만 보더라도 트위터는 그 이용 행태를 볼 때 더 이상 단순한 웹사이트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웹으로 트위터에 접속하는 사람들보다 전혀 무관한 제3자가 만든 어떤 프로그램, 즉 앱으로 접속하는 이들이 훨씬 많은 것, 지금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특이한 종류의 팽창을 일으키는 새로운 종류의 맹아를 우리는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도 많은 이들의 눈에는 그저 외국인의 싸이월드로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거의 세계 정복의 기세로 팽창 중이다. 오늘의 페이스북을 해가 지지 않는 왕국으로 만든 배후에는 그 유연한 결합 가능성이 있었다. 한국의 여러 서비스들이 우리야말로 소셜 네트워크의 원조라며 토종 서비스와 흡사한 외산 서비스가 승승장구하는 것에 분개하며 실패 원인을 분석하지만, 페이스북 성공의 내막은 어떠한 아이디어도 바로 세포분열 뒤 배양할 수 있는 줄기세포와도 같은 플랫폼으로 여겨지게 했다는 점에 있다.

맹렬한 세포분열

모든 종류의 아이디어로 분화 가능한 무한한 가능성의 플랫폼, 마치 줄기세포 소동의 신기루와도 같은 ‘원천’ 플랫폼, 바로 이들이 참여자에게 선사하는 비전이다. 예컨대 ‘소셜 네트워크 게임’이라는 새로운 장르는 페이스북의 이 비전에서 기인했고, 바로 이 비전을 주는 일이 이들이 몰고 온 변화의 원천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홀로 기능하지 않으며 유아독존도 아니다. 구름 속에 차려진 이 거대한 중추신경 체계는 가치의 회로를 만들고 다른 서비스나 프로그램을 맹렬하게 결합하며 더 거대한 생체로 거듭 변모해간다. 이 내일을 알 수 없는 돌연변이의 세포분열 가능성에 바로 이 신세대 플랫폼들의 괴력이 있는 것이다.

클라우드란 정말로 구름, 구름처럼 뭉게뭉게 퍼져나가는 모습 그대로의 은유였던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는 ‘오픈’이라고도 불리는데, 이 열림의 어감과는 달리 매우 철저한 자본주의적 선택이다. 서비스, 즉 기업의 성장에 필연적인 혁신을 아웃소싱할 수 있기 때문이고, 이로 인해 네트워크 외부성, 즉 네트워크 효과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재화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결국 다른 사람들의 영향을 받듯이, 이 플랫폼을 선택하는 주체들은 결국 다른 서비스의 영향을 받게 되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그 제품과 서비스에 결속된 서비스가 많을수록 사용가치는 더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 세계에서 오픈이란 오히려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얻어야만 하는 성공 조건이었다.

소셜 네트워크는 현존의 인맥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가능할 수도 있는 인맥을 그려주는 사회화 도구다. 그런데 소셜 네트워크의 중흥은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사용자들의 소셜, 즉 수요자의 사회화라기보다 오히려 공급자의 사회화 측면을 위한 필연적 이행 과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

마르크스는 한때 ‘자본의 유기적 구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기술혁신이 가져온 고도화로 인해, 불변 자본, 즉 기계의 비중이 커질 것이라 예측했다. 이는 작금의 IT 혁명을 놓고 보면 타당한 예측이다. 점점 더 많은 기계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고, 분명 우리의 고용 상황도 변모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 IT 혁명이 생산수단의 민주화를 불러일으켜, 누구나 강력한 생산도구를 소유할 수 있게 되고, 더 나아가 불변 자본의 자유로운 임차와 교환, 복제, 확장이 가능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PC 등장이 생산도구 민주화의 1차 혁명이었다면, 웹과 클라우드의 등장은 그 혁명의 완수와도 같은 사건이다.

 

마르크스가 예견 못한 혁명

예컨대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는 분명 초거대 자본가지만 누구나 어떠한 노동계급이라도 이들의 플랫폼에 무료로 혹은 필요한 경비만 내고 편승할 수 있다. 전세계를 뒤덮은 그들의 구름을 활용하고 그만큼의 대가를 지불한다. 그것이 대자본의 혜택을 허락 없이 쓰고 쓴 만큼 지불하는 클라우드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마찬가지로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자신을 결합하려는 많은 이들은 자신들이 지닌 플랫폼을 아이디어만으로 결합할 수 있다. 이들 자본가의 설비를 자신의 생산수단으로 허락 없이 결합해 사용할 수 있는 세계가 앞으로 우리가 부딪힐 사회인 것이다.

이 세계에서는 노동 소외도, 이윤율 하락도 걱정거리가 아니다. 오히려 매출로는 측정할 수 없는 미래 가치에 열광하며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시장을 키워갔다. 이 산업은 끊임없이 스스로를 변화시키며 잉여가치를 노동자가 아닌 플랫폼에서 끌어내고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자본주의를 파국으로 몰고 가리라 예측했던, 과학기술 발전으로 인한 자본 구성 내 모순적 경향은 자본주의에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 현실의 물리적 제약이 리셋된 네트워크 저 너머에서 목격된 가능성이다.

그 시절 마르크스는 분명 정답을 말했다. 그의 말대로 노동자 한 사람이 노동하는 데 들어가는 생산수단 규모는 갈수록 커졌다. 그러나 그 생산수단이 자본가의 반복 투자에 의한 점유물이 아닌, 노동자의 것일 수 있을 때, 그리고 일개 노동자의 생산력이 때로는 자본의 그것을 능가할 수도 있을 때 어떠한 일이 벌어질 수 있음을 그는 얘기하지 않았다. 지금은 자본가인 마이크로소프트도 구글도 트위터도 페이스북도, 모두 처음에는 다른 자본을 이용하고 그래서 능가할 수 있었던 일개 지식 노동자에 불과했음을.

그러나 인류에게 끼치는 영향을 볼 때 이보다도 소셜 네트워크 본연의 기능, 즉 인간 사회화의 도구이자 장으로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만약 내가 어린 학생일 때 이렇게 나를 확장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형성됐더라면, 즉 지금과 같은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가 있었다면, 나의 세계 인식 능력은 전혀 달라졌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현실에서 지식의 권위에 도전하는 일이라니, 당시로서는 감히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교과서는 진리라고 생각했고 이를 무비판적으로 암송했다.

지금은 모든 일을 실시간으로 의심할 수 있고, 내 손끝으로 지구 반대편까지 순간 이동해 찾아가 진실을 검색해낼 수 있다.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 얼마든지 재구성할 수 있고 도전할 수 있다.

자기의 능력과 소질이 아직 발현돼 전개되지 않는 무자각 상태에서 자기 변화와 생성의 계기를 지닌 자각적 상태로 성장하는 장. 이런 장을 가공할 효율로 만인을 위해 운영할 수 있다니, 소셜 네트워크의 괴력은 여기에 있다.

역사란 그 모순에 눈뜬 실천적 주체가 만들어가는 것이며, 이 주체가 주어진 상태를 개혁하는 일이다. 그것이 이 사회를 순방향으로 움직이는 힘의 근원이다. 최근 트위터를 통해 목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활동들은 이런 사회변혁의 도구이자 전위로서의 소셜 네트워크를 잘 드러내고 있다. 이렇게 실천적 주체를 키우는 공간으로의 네트워크가 자본주의하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한 것이다. 그런데 이는 어쩌면 예고된 수순이었다.

 

로그온과 프롤레타리아 해방

선조들은 세상을 보기 위해 저잣거리에 나가야 했다. 신문이란 것이 생기면서 잘난 이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는 문화가 생겼고, 이를 한꺼번에 대규모로 전달하는 산업이 생겼다. 포털도 그 연장선상에 있었다. 그러나 생활인으로서의 우리가 어디까지 이 정보 중개인을 자처하는 이들을 신뢰할 수 있을까? 가족과 주민과 시민의 이야기는 소외되고, 전대로부터 물려받은 경전과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근대화의 집단적 교의가 정보의 공백을 채울 뿐이었다. 그렇지 않다면 말초적 유희물만이 감각기관을 자극할 뿐이었다. 그러나 신문·방송과 같은 대규모 정보 전달 체제의 효율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 주체를 우리 자신으로 복권시킨 거대한 네트워크가 등장했으니, 그것이 바로 인터넷, 웹 그리고 소셜 네트워크다.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일이 가능해지는 이 공간에서 주어를 다시 ‘나’와 ‘우리’로 되돌리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가상세계에 불과한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는 물질적 생활을 위해 불가결한 생산과 재생산이라는 근대적 의미의 노동은 일어나지 않는다. 노동으로부터 해방된 공간이다. 오히려 노동을 그리워해 소셜 게임 ‘팜빌’과 같은 유희적 노동에 탐닉한다. 대신 그들은 끊임없이 더 즐거운 노동에 탐닉하는데 그것은 정보를 만들고 커뮤니케이션하는 지식 노동이다. 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시대의 공기인 타임라인에 자신의 의지를 흘려보낸다. 현실에선 질곡에 힘들기만 했던 일이 의외로 가능해지는 순간이다.

이익 추구 활동에 집착하는 시민사회의 이기적인 개인이 공민(Citoyen)으로 변모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인 것이다. 그 안에서 인간은 현실에서 잃었던 소통의 힘을, 희로애락의 맥박을 재발견한다. 심지어 공공선의 형성과 실현에 현재 자신의 처지, 계급과 무관하게 참여하고 발언한다. 국가도 아닌 시장도 아닌, 어찌 보면 시민사회의 이상과 흡사한, 국가와 시장마저 감시하는 공적이자 중간적인 결사체를 만들어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현실의 민중은 국가를 통해 환상에 불과한 공동성을 상상하며 자위하고 있고, 시민사회 속에서는 현실의 불행을 은폐하려 종교에 빠져들고 있다. 세상이 그렇기에 우리는 노트북 앞에서, PC방에서, 외로운 현실을 내려놓고 돌아온 그 브라우저 앞에서, 필사적으로 나름의 이상적 공동체를 꿈꾸고 찾아갔던 것이다. 웹에서 클라우드로 우리 생활과 비즈니스의 신경세포로 성장해가는 이 현재진행형의 네트워크. 현세의 경제적·사회적 숙제와 모순을 이야기해내기에, 이 무한한 자유의 네트워크 이외에 적절한 광장은 아직은 없어 보인다. 그래서일까? “인간의 완전한 상실과 인간의 완전한 되찾음”으로 묘사된 프롤레타리아트 해방은 우리가 현재 만끽하는 가상세계로 로그온하는 일을 묘사한 것만 같다. 우리는 상실의 현실에서 잊혀진 자신을 되찾으려 이 슬프지만 희망의 네트워크로 로그온하는 것이다.  



1)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은 인터넷 기반(Cloud)의 컴퓨팅 기술을 의미한다. 인터넷상의 유틸리티 데이터 서버에 프로그램을 두고 그때그때 컴퓨터나 휴대전화 등에 불려와 사용되는 웹 기반 소프트웨어 서비스다.” -위키백과

Tuesday, July 6, 2010

LG U+, ‘탈통신 세계 일등 기업’ 도약 선언

통합LG텔레콤이 사명을 ‘LG U+(LG유플러스)’로 바꾸고 ‘탈통신 세계 일등 기업’으로의 출항을 공식 선언했다.

LG U+ (대표 : 부회장 이상철/ www.lguplus.co.kr)는 기존의 통신사업자 관점의 ‘텔레콤’이란 사명을 과감히 떼어내고 새로운 고객가치를 담은 LG U+의 이름으로 혁신적인 U컨버전스 서비스를 통해 ‘탈통신 세계 일등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소재 밀레니엄 서울힐튼 호텔에서 LG U+ 비전선포식 행사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LG U+ 이상철 부회장은 “LG U+로의 새로운 출발은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탈통신’으로의 출항 선언”이라며, “LG U+는 U컨버전스 서비스를 통해 잃어버린 IT 강국을 되찾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상철 부회장은 “마치 펭귄이 새로운 세상을 찾아 날아가듯이, 집채만 한 범고래가 인간이 만든 제방을 넘어 망망대해로 가듯이 지금의 갇혀진 틀을 벗어나 세계의 블루오션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상철 부회장은 “’이제 LG U+는 온국민은yo 요금제로 디지털 해방을’, ‘세계 최고의 인프라로 유무선 구분 없이 최고의 속도를’, ‘U컨버전스로 세계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을 세계 최고의 IT 서비스 혜택을 누리는 국민이 되도록 하고 탈통신 세계 일등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융합 서비스인 U컨버전스로 ‘탈통신 세계 일등 기업’ 지향, U컨버전스를 위한 기반은 ACN과 LTE, cross-platform, 클라우드로 구성

LG U+ 의 비전은 장소와 단말에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다양한 IT기기를 연결해주는 고객융합 서비스인 ‘U컨버전스’를 통해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분야에서 ‘탈통신 세계 일등 기업’을 달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LG U+ 는 혁신적인 기반을 완성하기 위해 유무선의 All-IP와 100Mbps 고속의 서비스가 가능한 와이파이 네트워크인 ACN(AP Centric Network)과 차세대 이동통신 LTE(Long-Term Evolution), 그리고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고 편리하게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cross-platform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고객가치를 확장하기 위한 방안으로 ▲Converged Home ▲Social Mobility ▲Smart Workplace 등으로 구성된 U컨버전스 서비스를 제공하며,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다양한 파트너들과 제휴 및 투자 형태로 우수한 서비스와 기술을 확보하고 고객관점에서 솔루션을 디자인함으로써 ‘온국민 디지털 해방’을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디지털 해방을 위한 첫번째 프로젝트인 ‘온국민은yo’ 요금제 출시에 이어, 두번째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한 인프라로 세계 최대 규모의 ACN 구축

이를 위한 LG U+ 의 첫번째 프로젝트가 1일부터 이용할 수 있는 ‘온국민은yo’ 요금제이다. 이는 휴대폰, 인터넷, 인터넷전화, IPTV 등을 아무 조건없이 선택해 가정의 통신요금을 적게 쓰면 쓴 만큼만 내고 상한금액 이상 사용시 가정통신비를 최대 50%까지 절감할 수 있어 통신서비스를 마음대로 누릴 수 있는 디지털 해방 캠페인 차원에서 출시한 것이다.

이어 두번째 프로젝트를 전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혁신적 인프라로, 유·무선 구별 없이 100Mbps의 빠른 속도를 제공하는 ACN과 LTE를 구축한다. LG U+는 LG U+만이 보유한 스마트하고 인텔리전트한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ACN(AP Centric Network)’이라 명명하고 이를 U컨버전스 서비스의 핵심 인프라로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LG U+의 ACN은 경쟁사와는 달리 핫스팟에 국한된 서비스 인프라 아닌, 핫스팟은 물론이고 가정 및 기업의 옥내 기본 인프라를 핫스팟 지역으로 확장해 고객이 안심하고 편리하게 서비스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노마딕(Nomadic) 네트워크로 구축된다. (*노마딕 네트워크 : 이동 중 원하는 장소에서 와이파이 AP 이용)

이와 동시에 유선의 빠르고 안정적인 속도를 그대로 무선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사설 및 공공 AP 대비 보안성과 안정성을 보장하는 등 데이터 속도와 커버리지 측면에서 절대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① 100Mbps 빠른 속도의 와이파이가 가능한 고성능 AP 설치

특히 LG U+는 온국민이 100Mpbs 고속의 속도로 서비스를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는 AP 중심으로 한 세계 최대 규모의 와이파이 네트워크인 ‘ACN’을 구축키로 했다.

이를 위해 LG U+는 7월부터 기존 대비 보안이 강화된 802.1x 인증체제를 도입하고 100Mbps 속도와 넓은 커버리지, 그리고 보안성을 대폭 개선시킨 고성능 와이파이 AP(802.11n) 설치에 들어갈 예정이며, 개인용 와이파이 AP에 대해서는 타인의 AP 접속을 통한 해킹을 방지하는 등 고객보안을 철저하게 강화하기로 했다.

② 2012년까지 AP를 가정 및 기업에 250~280만개, 핫스팟존 5만여곳 설치

또 2012년까지 기존 가정과 기업용 070 AP를 250~280만개로 확대해 나가는 한편, 공공장소를 중심으로 한 핫스팟에는 올해 안에 전국 11,000여 곳의 존에 AP를 구축하고 편의점, 은행, 포털, 온라인쇼핑 등과 공동 투자하거나 국내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5만여곳으로 핫스팟존을 확대하는 등 와이파이 AP를 대규모로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에서도 제휴를 통해 주요 지역에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LG U+는 휴대폰이나 노트북을 통해 자신의 주변이나 인근지역에서 와이파이 AP의 위치를 바로 찾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WiFi World 사이트를 운영하고, 절대 우위의 ACN을 기반으로 신개념의 서비스를 위한 플랫폼을 개발하고 다양한 유수 기업들과도 제휴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③ 2013년 7월 LTE 전국망 조기 구축으로 All-IP망 완성

아울러 LG U+는 지난 4월에 새로 할당받은 800MHz 주파수 대역에 국내 최초로 LTE 전국망을 조기에 구축하기로 했다. 이에 2012년 7월 수도권 및 광역시 중심으로 LTE 서비스를 개시하고 CDMA와 LTE가 동시에 지원되는 듀얼모드 듀얼밴드 단말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또 2013년 7월에는 조기에 구축한 LTE 전국망을 기반으로 LTE 싱글모드 싱글밴드 단말기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LTE 전국망이 구축되면 LG U+의 모든 네트워크가 국내 최초로 All-IP망으로 전환된다.

고객 중심의 융합서비스인 U컨버전스로 탈통신 주도

이러한 인프라 전략을 기반으로 LG U+만의 고객가치 기반을 확장할 수 있는 U컨버전스 서비스를 적극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

LG U+는 ① Converged Home ② Social Mobility ③ Smart Workplace 등 세 분야를 포함하는 U-컨버전스 서비스를 장소에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연결해주는 고객 중심의 융합 서비스로 정의하고, 이를 다양한 IT 기기와 상호 융합시켜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① Converged Home : “모든 서비스를 가정에서”

우선 Converged Home은 가정에서 다양한 IT 기기로 함께 다양한 서비스를 즐기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모든 단말을 n스크린으로 연결해 스토리지, 스트리밍, 공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2010년 10월에는 기존 IPTV를 인터넷 및 모바일과 결합해 웹으로 연결하는 참여형 미디어로 진화시킨 IPTV 2.0을 출시키로 했다. 이를 통해 n스크린, 웹 브라우저 기반 오픈 서비스, 양방향 T커머스, 재미와 편의기능 등의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방침이다.

이외에 ACN을 기반으로 전자액자, 로봇청소기, U헬스케어 등 홈 기반의 솔루션 영역도 확장해 나가기로 했다.

② Social Mobility : “내 손안의 네트워크 서비스”

또 Social Mobility는 다양한 Social 서비스와 이동통신 접목을 통한 차별화된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할 것이다. 디바이스간 동일한 UI 제공을 통해 고객 편의를 높이고 그동안 호평을 받아온 OZ의 다양한 서비스를 수용해 OZ 앱스토어를 개설하고, OZ 070, OZ 웹하드, OZ IPTV 등으로 지속 진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또 광고, 결제, LBS, SNS 등 이종산업과 다양한 컨버전스 시도를 통해 새로운 고객가치도 창출해 나갈 것이다.

③ Smart Workplace : “스마트 비즈니스 파트너”

Smart Workplace는 개별기업 특성에 맞게 업무효율 극대화를 위한 토털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다. 기업 UC(통합 커뮤니케이션)를 기반으로 모바일오피스, 전용선, IDC 등 유무선 결합서비스를 제공하고 SME 전용 솔루션을 SaaS(Software as a Service) 플랫폼으로 개발해 n스크린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조만간 상용차 텔레매틱스를 출시할 예정이며, 차량용 OZ, 유비쿼터스 빌딩 매니지먼트 시스템 등 산업별 유무선 융합 특화 솔루션도 개발해 제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인프라와 서비스 전략을 기반으로 LG U+는 모든 U컨버전스 상품과 서비스를 메뉴화하고, 이를 통신 단품 영업이 아닌 고객 맞춤형으로 조합이 가능하도록 해 모든 고객접점에서 고객 맞춤형으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탈통신 세계 일등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LG U+ 공식 출범과 함께 비전선포식을 갖고 비전 달성 결의

한편 LG U+는 서울 중구 남대문로 소재 밀레니엄 서울힐튼 호텔에서 기자간담회가 끝난 후 LG U+ 공식 출범과 함께 비전선포식을 가졌다. 이날 비전선포식은 고객대표를 비롯한 임직원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비전선포식은 최장기 가입고객 등 LG U+의 기네스 고객이 초청되고 고객의 숨겨진 가치를 찾아내는 회사를 상징화한 B-Boy 퍼포먼스로 시작됐다. 또 통합과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의미하는 새로운 사명과 CI를 디지털 영상으로 새기는 등 LG U+의 출범을 알렸다.

이어 LG U+의 비전을 실현하고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기반이 되는 ACN과 LTE, Cross Platform, Cloud 등의 인프라를 고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소개하고, 새로운 고객가치 중심의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탈통신 세계 일등 기업’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했다.

한편 LG U+는 비전선포식을 마치고 서울 남대문로 본사 1층에서 차세대 이동통신 ‘LTE(Long-Term Evolution)’의 시연회를 가졌다. 이날 선보인 LTE는 휴대폰을 통한 데이터 전송속도가 초고속 광랜 수준인 100Mbps 급으로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속도가 기존 3세대보다 10배 이상 빨라 멀티스크린, 동영상 및 VOD 등 대용량의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가능한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이다. 

Monday, June 14, 2010

디지털 패러다임 바꾼 애플·트위터…IT 성공신화뒤 ‘인문학’이 뛴다

 [한겨게, 2010/6/14]


“애플은 단지 기술기업이 아닙니다. 그 너머에 있는 기업입니다.”(Apple is not just a technology company: it’s more than that.)

애플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가 지난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아이폰4’ 출시행사에서 한 말이다. 그는 ‘기술과 인문학의 결합’에서 애플과 다른 회사는 구별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기술주 시가총액 순위에서 수십년간 1위이던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친 애플이 스스로 “우린 기술기업이 아니다”라고 선언하다니.

인문학은 지난 1월 잡스가 태블릿 피시(PC)인 ‘아이패드’를 발표할 때도 등장했다. 당시 잡스는 “애플은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로에 서 있었다”고 정체성을 밝혔다. 인문학은 기술보다 훨씬 멀리 있다. 애플은 기술기업에 더 가깝지만 ‘잠들기 전에 가야 할 먼 길이 있다’는 시구처럼 인문학은 어려운 여정에도 도달해야 할 목표라는 것이다.

애플의 인문학 추구는, 홍보 목적도 있지만 애플의 성공 비결을 알려주는 열쇳말로 볼 수도 있다. 인문학은 전문 기술과 거리가 멀지만 인간과 지식에 대한 근원적이면서 보편적인 통찰과 호기심에서 비롯한 학문으로, 국내 대학에서는 흔히 ‘돈벌이에 도움 안 되는 학문’으로 여긴다.

스티브 잡스는 진보적 인문학의 전통이 강한 리즈대학을 다니다 첫해에 중퇴한 바 있다. 잡스는 중퇴 뒤에도 리즈대학의 다양한 인문학 강좌들을 청강했는데, 특히 붓글씨 강의에 매혹됐다. 2005년 스탠퍼드대 졸업식 축사에서 잡스는 “붓글씨는 멋지고 역사성을 담고 있는데다 과학으로 분석할 수 없는 미묘한 아름다움이다”라며, 쓸데없어 보였던 청년 시절의 탐구가 훗날 맥컴퓨터를 만드는 데 요긴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인문학을 중시하는 문화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다른 정보기술(IT) 기업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있는 단문블로그 업체 트위터 사무실을 방문해 보니, 컴퓨터 전공자만이 아닌 다양한 경력의 직원들이 모여서 일하고 있었다.

사실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로 이어지는 애플의 히트작은 음악재생기(MP3플레이어), 휴대전화, 태블릿 피시 분야에서 처음 나온 제품들이 아니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시장에서 애플이 이뤄낸 성공은 사용자의 직관을 충족시켜주는 기능과 종전과 구조를 달리하는 산업생태계를 통한 가치 제공에 기인한다. 공급자 관점과 전통적 접근법을 버리고 사용하는 ‘사람’을 중심에 두고 만들어낸 제품들이다.

잡스는 아이폰4 출시행사에서 화상통화를 선보였다. 새로울 게 없는 서비스이지만 현장 참석자들은 영상을 보며 감탄했다. 군인은 병원에 누워 있는 아내랑 통화를 한다. 곧이어 아내의 뱃속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태아의 초음파 사진을 화상전화로 보고는 감격한다. 연인인 두 청각장애인이 말이 없는 전화 통화를 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표정과 눈빛으로, 손말로 나누는 사랑의 대화였다. 화상전화가 왜 필요한지를 간단히 이해시키는 방법이었다.

모든 것을 숫자로 바꿔 기계가 처리할 수 있도록 한 디지털 기술은 기존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며 전에 생각지 못하던 혁신을 이뤄내며 생활을 변화시키고 있다.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 박사과정에 다니던 구글의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디지털 기술 진화의 선두에 서 있다. 수학적 알고리듬을 신봉하는 이들은 “과거의 업무 방식이 과학적이지 않고 비효율적이다”라며 데이터를 분석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구글을 디지털 변혁의 중심이 되게 만들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과 사회현상은 숫자로 측정하기 힘들고,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바뀌지 않는 사람의 사는 모습이 있다. 혁신이 일상화한 디지털 기술일수록 더디게 변화하는 사람의 특성을 고려하고, 인문학적 성찰을 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달 한국을 찾은 <구글드>의 저자 켄 올레타는 ‘구글의 장점은 곧 약점’이라는 지적을 했다. 그는 “구글의 엔지니어 위주 문화는 측정할 수 있는 게 아니면 중요하지 않게 생각한다”며 “애국심, 자존심, 두려움, 사생활 등은 측정될 수 없다”고 말했다.

Friday, June 4, 2010

악마적 천재, 스티브 잡스

Klaus Brinkbaumer, Thomas Schulz <슈피겔> 기자
지난 5월25일. 아이폰을 제조하는 홍콩의 폭스콘 회사 근처에서 일부 시위대가 아이폰을 그려놓은 종이를 불태우고 있다.

뉴미디어 종합 정보 시스템 회사인 애플만큼 초연하면서도 강력한 회사는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이 회사의 창시자이자 현 최고경영자인 스티브 잡스, 전제군주적이고 지금까지 몇 번이나 중병에 걸려 쇠약해지기도 했던 이 남자는 이제 우리가 어떤 물건을 구입해야 할지 결정하는 데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우리 삶의 방식 자체를 규정하고 있다.

그날은 매우 더웠다. 스탠퍼드대의 스타디움에는 한 점의 그늘도 없었고 학생들은 술에 취해 멍청한 미소를 짓거나 킥킥대고 있었다. 그 때문에 그들 앞에 서방세계의 지배자가 고해를 하기 위해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한입 깨문 사과의 로고로 알아볼 수 있는 그의 제품들은 현대인의 삶을 더욱 간편하게 할 수 있다고 인류가 믿기 때문에 소유하려는 물건이다. 아니 그 이상으로, 현대인의 삶이 아예 이 제품의 소유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인지 모른다. 하지만 지배자는 그 자신에 관해서는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개는 말이다.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가 내성적이라고 말한다. 그는 뭔가 팔아먹을 것, 그러니까 새 전화기(아이폰)나 납작한 판 모양의 새 기계(아이패드) 혹은 새로운 광고 플랫폼(아이애드)이 있을 때에만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뭔가 말을 한다. 아니면 1·4분기에 30억7천만달러를 달성해 전년보다 90% 이상 증가된 새로운 수익 기록을 발표할 때에만 입을 연다는 것이다.

그 외의 경우에는 그는 입을 다물고 주변 모든 사람에게도 침묵을 요구한다. 도대체 6월의 그날 스탠퍼드대에서 그를 움직이게 한 것이 무엇인지, 그가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가 무엇을 생각하는지에 관해 이야기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직 그날 그곳에서 단 한 번 벌어진 일이었다.

단지 세 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서 “대단한 것은 아니다”라고 잡스는 입을 열었다.
대단하지 않은 세 가지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는 전환점들의 연결에 대해서라고 말했다. 잡스는 어머니가 어떻게 그를 포기했는지, 자신이 어떻게 입양됐고, 어떻게 학업을 중단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한 친구를 발견하고 아이디어를 가지게 될 때까지 수프 한 그릇을 얻어먹기 위해 몇 마일이나 되는 길을 어떻게 걸어가야 했는지 말했다. 인생의 전환점은 언제나 뒤돌아볼 때에야 연결할 수 있는 것으로, 우리 모두 언젠가 이 전환점이 하나의 그림을 이루게 될 것이라는 것을, 직관을 그리고 운명을 믿어야만 한다고 잡스는 말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사랑과 상실에 관한 것이었다. 잡스는 스무 살이 되었을 때 그의 인생의 역작인 애플을 찾아냈다. 그리고 서른 살이 되었을 때 그 회사에서 해고됐지만 여전히 사랑했기에 계속 컴퓨터 분야에서 일했다며 “가끔 인생에서 장애물에 부딪히게 될 것입니다. 그래도 여러분의 믿음을 잃지 마십시오. 뛰어난 성과를 이루는 단 하나의 방법은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는 것입니다”라고 학생들에게 말했다.

이것은 시(詩)인가? 아니면 미학?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개똥철학’일까? 세 번째 이야기는 삶과 죽음에 관한 것이었다. 그에 관해서는 나중에 언급할 것이다.

스티브 잡스를 묘사하는 말은 많다. ‘구루’ ‘천재’ ‘메시아’뿐 아니라 ‘독재자’ ‘인간 착취자’도 있다. 잡스를 ‘악마’ ‘사이코패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 악명 역시 그에게 걸맞다는 사실은 그의 세계로 들어선 순간 이해하게 된다. 애플, 한때는 단순한 컴퓨터 회사였지만 오늘날에는 가전제품 계통의 세계적인 강자로 부상한 이 회사는 그 강력함에 비해 어이없을 정도의 약점도 지녔다.

스티브 잡스라는 남자는 주류가 된 브랜드를 만들어냈다. 애플은 현재 세계의 온라인 음악 시장을 지배하고 있으며, 뮤직 플레이어와 하이테크 전화기 시장을 정복하고 있다. 지난 4·4분기에 애플은 아이폰 875만 개를 판매했다. 전화기와 노트북 사이에 위치한 아이패드는 미국에서는 열광적인 환영을, 독일에서는 열광적인 기대를 받고 있다. 아이패드는 미디어와 도서 시장에 태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제품으로, 터치 스크린을 장착하고 있어 사용자가 손가락으로 누르거나 원을 그리는 등 가장 원초적인 동작으로 이 컴퓨터 시대에서 아마도 최고로 정교한 기술을 제어할 수 있게 한다.

애플, 언제나 초연하고 얽매임이 없어 보이는 이 브랜드는 아마도 지난 수십 년간 광신적 추종자를 가졌던,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회사일 것이다. 추종자 그룹은 한두 명의 열광적인 팬이 아니라 애플을 지지하는 수백만 명이다. <뉴욕매거진>은 잡스를 ‘iGod’이라는 문구와 함께 표지 인물로 선정했고, 애플이 아이패드를 발표했을 때 <이코노미스트>는 그를 예수 아이콘으로 나타냈다. 역설적인 표현이었을까? 약간은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이 모든 광기는 디자인과 많은 관계가 있다. 애플의 디자인은 소박하고 단순하며 타협이 없다. 이는 용기가 필요한 문제다. 애플처럼 거대한 규모로 제한 없이 아이디어를 내는 회사는 많지 않다. 애플처럼 자사의 원칙을 자주,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바꾸는 회사도 없을 것이다.

잡스는 지금까지 져본 일이 없는 상대가 도사리는 경기장에 즐겨 들어선다. 그리고 가끔은 새로운 업계를 만들어냄과 동시에 그 업계를 독점한다.

어떤 사람들은 아이패드가 책이나 잡지, 신문을 읽고, 영화를 보고, 인터넷 서핑을 할 수 있게 크기만 키운 아이폰의 복사품일 뿐이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들은 바로 그 점 때문에 아이패드가 모든 사람이 가지고 싶어하는 미래를 위한 기계라고 말한다. 아이패드는 패시브 컴퓨터로, 이 제품의 의미는 문화상품 소비에 있다.

이 모든 것은 우리 시대, 그리고 우리가 그 시대를 어떻게 살고 싶어하는지에 관련돼 있다. 사무실에는 아이맥(iMac), 이동 중에는 맥북(MacBook), 조깅을 할 때에는 아이포드(iPod), 교육을 위해서는 아이패드(iPad) 그리고 영원히 청춘이고 싶어하는 모든 이와의 연결을 위해서는 아이폰(iPhone)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21세기 개인의 삶을 이와 같이 보고 또 스스로 이렇게 보이고 싶어하는 것 같다. 이 모든 것이 55살의 스티브 잡스를 ‘21세기 철학자’로 만드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 검은 스웨터에 청바지를 입고, 넓은 이마에 수염을 기르고 은테 안경을 쓴 이 유혹자는 우리가 어떻게 살고 싶어하는지 결정한다. 그는 우리가 소유할 수 있는 것을 규정하고 그것이 우리가 가지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믿게 한다. 그는 대중의 구매 행태를 변화시켰고 그를 통해 삶의 방식, 즉 문화를 변화시켰다. 회사의 성공을 기반으로 그는 이데올로기와 그가 만든 컴퓨터에 재생되는 콘텐츠를 검열할 권리를 이끌어냈다. 애플은 세상에서 제일 영향력 있는 회사가 돼가는 중일까? i-권력자?

애플사를 이해하려면 스티브 잡스를 이해해야만 한다. 애플은 그의 인생의 역작이며 이 회사는 그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고 있다. 잡스에게는 승리자와 패배자, 천재가 아니면 얼간이만 존재한다. 그는 육식을 하는 사람을 싫어하고 제품은 “미친 듯이 대단”하거나 “쓰레기”라고 평가한다. 직원들은 오늘은 천재라고 불리지만 내일 당장 ‘천하의 바보 멍청이’가 될 수 있고, 오늘은 꼭 필요한 인재이지만 내일 바로 해고당할 수 있다. 애플 직원들은 잡스의 지배 원리를 ‘영웅-쓰레기 롤러코스터’라고 칭한다.

애플, 동시에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인 이 글은 낡은 건물에서 시작된 그 시초부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회사가 된 미래까지 시대에 따라 목격자 6명의 증언을 기초로 한다.


I. 창립자

애플사의 이야기는 샌프란시스코 남부에 위치한 로스앨토스의 차고에서 시작한다. 1976년 어느 날 잡스 일가의 차고에서 스티브 잡스는 친구 스티브 워즈니악과 함께 컴퓨터의 프로토 타입을 만들고 있었다.

그들이 서로 알게 된 것은 5년 전이었다. 둘 다 전자제품광이었고, 대학을 중퇴했고, 아웃사이더였다. 나중에 사람들은 이러한 타입을 ‘너드’(Nerds)라고 칭하게 될 것이다. 아마도 이 창고에 있던 두 청년이 최초의 너드였을지 모른다. 그들은 비틀스와 밥 딜런의 음악을 들으면서 공짜 통화를 하기 위한 위법 장치를 만들었다. 비디오게임도 만들었다. 그중 ‘브레이크아웃’(Breakout)이란 게임은 비디오게임 회사 아타리의 최초 성공작이 되었다. 하지만 그들은 더욱 엄청난 것, 모든 이를 위한, 누구나 부담 없이 구입하고 사용할 수 있는 개인 컴퓨터를 꿈꿨다. 그들의 꿈에는 두 가지 차이가 있었다. 워즈니악은 그 기계를 만드는 것을 꿈꾸고, 잡스는 그것을 파는 것을 꿈꾸고 있었다.

당시 컴퓨터는 돈 많은 회사와 미 중앙정보국(CIA)을 위한 것으로, 가격이 최소 10만달러에 달하는 거대한 기계였다. 하지만 워즈니악은 13살에 이미 첫 번째 컴퓨터를 만들었다. 이 재능은 1975년 6월 어느 일요일 저녁 그가 2개의 케이블로 자신의 프로토 타입 기계와 모니터, 키보드를 연결한 순간에 이미 최초의 혁명을 이루었다.

“그게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나는 제대로 알지 못했다”라고 말하며 워즈니악은 웃었다. 그는 자서전에 그 순간을 이렇게 묘사했다. “그것은 사상 최초로 인간이 키보드에 알파벳을 타이핑하면서 동시에 자기 앞에 높인 컴퓨터 모니터에 그 알파벳이 나타나는 것을 본 순간이었다.”

1976년 봄, 한 명의 스티브(워즈니악)가 다른 스티브(잡스)에게 개인용 컴퓨터의 설계도를 보여주었다. 타자기만한 크기의 기계로, 적은 비용으로 만들어 훨씬 비싸게 팔 수 있는 물건이었다. 잡스는 워즈니악에게 박수를 보내고 계산을 해봤다. 그리고 워즈니악의 기억이 맞다면 이 순간 잡스는 그들 앞에 펼쳐진 가능성을 알았다. 애플의 탄생 순간이었다. 새 컴퓨터의 부품을 구입하기 위해 잡스는 자신의 폴크스바겐 자동차를 1500달러에 팔아치웠다. 그리고 워즈니악에게 그가 다니던 휼렛패커드사를 그만두라고 설득했다.

애플I은 회로 기판과 몇십 개의 칩이 든 나무 상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물건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다른 세계로 들어서는 첫걸음이었다. 그리고 잡스는 그 사실을 이해하고 있었다. “스티브는 회로를 설계하지도, 코드를 입력하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 혼자서는 컴퓨터를 팔아볼 생각을 절대로 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건 스티브의 아이디어였어요”라고 워즈니악은 말한다.

1976년 4월1일 두 친구는 애플컴퓨터사를 창립했다. 애플I을 대량 생산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당시 그들은 몇 주간이나 제대로 잠을 자지 않고 일했다. 잡스는 신중하게 직원을 고용했다. 언제나 고용한 직원이 할 수 있는 일의 양보다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잡스는 투자자를 찾아내고 제품 판매 루트를 조직했다.

1977년 6월 애플II가 시장에 나타났다. 가격은 키보드를 포함해 1298달러로, 모니터는 별도로 구매해야 했다. 이 물건이야말로 전세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고 200만 대 이상이 팔려나간 사상 최초의 개인 컴퓨터이자 그 끝이 존재하지 않는 역사의 시작이었다. 워즈니악은 자신의 발명품을 시리즈로 제작했다. 그가 저렴한 플로피디스크와 컬러 그래픽을 만들어내는 동안, 잡스는 계속 판매 혁명을 일으켰다. 1980년 애플은 주식을 공개 상장했고, 워즈니악과 잡스는 백만장자이자 스타가 되었다.

애플은 “철학, 미래 그리고 반문화 운동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는 서로 닮은 두 명의 가장 친한 친구에 의해 만들어진” 회사라고 워즈니악은 2010년 1월에 언급했다.

“우리가 만드는 모든 것이 금으로 변했습니다. 무엇을 만들든지 전부 세계 최초이던 때였습니다”라고 워즈니악은 말했다. 하지만 그는 1985년 애플사를 떠났다. “잡스는 그 제품들을 한 회사의 미래로 보았지만 제게 그 제품들은 인생 전부였습니다. 전 더 이상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지 않았어요.” 그 뒤 워즈니악은 록 콘서트를 기획하고, 학교에 컴퓨터를 기부하고 또 반복해서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다. 그 회사들은 세계를 뒤흔들지는 못했다. 그에게 악마적인 면이 부족한 것일까? 냉혹함이? 워즈니악에게는 좀더 나쁜 면이 필요한 것일까?

잡스와 워즈니악은 서로 자주 만나지 않는다. 그들 사이에 처음 균열이 발생한 것은 1984년이었다. 그때 워즈니악은 잡스가 그들의 첫 번째 공동 프로젝트인 아타리의 비디오게임 가격으로 5천달러를 받았다는 말을 들었다. 그 게임을 팔 당시 잡스는 700달러를 받았다고 그에게 말했고, 두 친구는 이 700달러를 서로 나눠 가진 것이다.

그것은 사기였을까? 배신? 그게 아니라면 계산 착오?

25년 뒤인 지금 워즈니악은 잡스보다는 애플에 애착을 가지고 있다. 그는 아직도 애플의 직원이고 실리콘밸리의 로스개토스에 살고 있다. “잡스는 그 시절과 똑같은 방식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미 존재하는 기술을 살펴보고 사람들이 최종적으로 무엇을 원할지, 그리고 애플이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최고의 지름길을 찾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합니다”라고 워즈니악은 말한다.


II. 마법사

1979년 애플사는 새로운 컴퓨터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스티브 잡스는 곧 개발 부서의 책임자가 되었고, 지금까지 전례가 없던 것을 만들어내기를 원했다. 매킨토시는 개발자가 세상을 보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질 것이었다. “우리는 계층과 구조를 경멸했습니다. 1970년대에 컴퓨터는 권위의 도구였어요. 우리는 컴퓨터를 모두에게 개방된 해방의 도구로 만들려 했습니다”라고 앤디 헤르츠펠드는 말했다.

헤르츠펠드는 매킨토시 개발자 중 한 사람이다. 그는 1979년 애플사 최초의 직원 중 하나로 입사했다. 그의 명함에는 ‘소프트웨어 마법사’라고 적혀 있다. 헤르츠펠드는 이 회사를 좋아하고, 그 시절이 자신의 전성기였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얼마나 놀라운 시기였던가! 하지만 동시에 다른 면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헤르츠펠드는 잡스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그는 극단적일 정도로 복수심이 강합니다. 모든 사람이, 특히 직원들이 그를 무서워했어요. 누가 나에게 잡스를 한마디로 설명하란다면 ‘제어’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리고 잡스의 세계관은 그가 만든 규칙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 자신만 제외하고요.”

헤르츠펠드는 혁명가처럼 살고 있지 않다. 그는 팰러앨토의 조용하고 나무가 우거진 거리에 큰 집을 가졌고 땅딸막한 몸집에 늘어진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우리는 세계를 변화시키려 했습니다.” 매킨토시의 탄생은 단순히 새로운 제품 시리즈의 시작이 아니라 “오르가슴”과도 같았다고 헤르츠펠드는 말했다. 매킨토시는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아이콘과 겹쳐져 열리는 윈도가 등장한 최초의 대량생산 PC였다. 그리고 이 컴퓨터에는 마우스가 달려 있었다.

“미래에 세상의 모든 컴퓨터가 그런 형태를 띨 것이라는 확신이 우리에게는 있었습니다.” 몇 년 뒤 스티브 잡스는 이렇게 회상했다. 그리고 앤디 헤르츠필드는 “애플은 경제적으로 많은 이득을 내는 제품이나 기술적으로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내고 싶어하는 것이 아닙니다. 애플 제품은 그 자체로 훌륭한 것이어야 합니다. 한마디로 완벽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매킨토시는 1984년 1월22일 슈퍼볼 경기 중계방송 중에 30초짜리 광고로 소개됐다. 이 광고는 영화감독 리들리 스콧이 만든 것으로, 필름에는 끝없이 길게 늘어서 있는 노동자와 감정 없는 군대가 나오고,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빅 브러더’ 같은 존재가 그들에게 채찍질을 한다. 이 군대는 당시 아직 애플의 라이벌이던 IBM을 의미했다. 한 젊은 여성이 화면으로 뛰어 들어오고 그녀의 뒤를 무장한 경찰들이 쫓아온다. 그녀는 빅 브러더를 깨부수고 노예가 된 대중을 구원한다. 이 여인은 애플이다. 그리고 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1월24일 애플이 매킨토시를 출시합니다. 그리고 당신은 왜 1984년이 소설 <1984> 같이 되지 않을지를 알게 될 것입니다.”

거의 8천만 명에 이르는 시청자가 그 광고에 매료됐고 또 혼란스러워했다. 이 TV 광고는 광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 시대 최고의 광고라고 인정받고 있다. 애플은 이 광고로 거의 모든 광고인을 애플의 포로로 만들었고, 이들은 이후로도 오랫동안 애플의 포로로 남아 있을 것이다.

애플은 많은 대기업이 성공하기 힘든 일을 해냈다. 제품에 감성을 부여하고, 그것을 가치를 통해 강화해 제품 자체를 가치 있게 만든 것이다. 애플은 유혹한다. 매킨토시를 구입하는 사람은 젊고 창의적이며 혁신적이다, 한마디로 그들은 쿨하다라고.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는 나중에 애플의 슬로건이 되었다.

이 점이 바로 애플이 코카콜라나 아디다스 같은 다른 글로벌 브랜드와 차별되는 것이다. “애플은 예술적 가치에 따라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이 회사의 본질입니다. 다른 어느 회사에서 이와 같은 일이 가능한가요?”라고 헤르츠펠드는 묻는다.


III. 아티스트

그 집은 마치 애플 컴퓨터처럼 생긴 집이었다. 넓고 따스한 하얀 집. 집 밖에는 올리브나무와 야자나무가 서 있고, 집 안에는 하얀 벽과 크롬, 피아노, 중국 차 도구 그리고 마이센 도자기가 있었다.

그 집에는 허리 수술로 몸이 불편하더라도 여전히 옷을 입는 법과 우아하게 움직이는 법을 아는 한 남자가 살고 있었다. 남자는 청바지와 자수가 놓인 푸른 셔츠를 입고, 수염을 기르고 덥수룩한 회색 머리를 가졌다. 하르트무트 에슬링거는 독일어에 영어를 섞어 썼다. 그는 몇십 년간 캘리포니아에서 살고 있다. 에슬링거 역시 그의 세계에서 대단한 인물이다. 그는 디자이너이다. 1969년 그는 슈바르츠발트 지방에 위치한 알텐슈타익시의 한 차고에서 ‘프로그 디자인’(Frog Design)사를 설립했다.

“디자인은 단순한 포장이 아닙니다. 디자인은 생각을 하는 방식입니다. 디자인은 제품 전체에 대한 진지한 고찰입니다”라고 이전에 에슬링거가 말한 적이 있다. 며칠 뒤 스티브 잡스는 “디자인은 단순히 제품의 외형이나 촉감만이 아닙니다. 디자인은 기능하는 방식입니다”라고 말했다. “잡스는 가끔 남이 말하는 걸 잘 들었다가 나중에 그것을 자신의 말로 변화시켜 내놓곤 하지요.” 에슬링거는 이렇게 말하며 너털웃음을 터트린다. 그는 잡스에게 감탄하고 있고, 무엇보다 그의 대담함을 높이 사고 있다.

1970년대 에슬링거는 독일 회사 베가의 TV 수상기 플라스틱 케이스를 디자인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소니는 먼저 베가를 합병하고 나중에는 하르트무트 에슬링거를 영입했다. 그 뒤 수십 년간 에슬링거는 소니를 위해 TV를 디자인하고, 루프트한자 디자인을 재설계하고 비행기의 창문을 설계했다. 그리고 오랫동안 왜 컴퓨터가 그렇게 흉측해야만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컴퓨터는 친구가 아닌 적처럼 보였고, 남자만을 위한 공구 같은 느낌이었다. 에슬링거는 이렇게 말한다. “모두 새로운 프로세서와 점점 작아지는 칩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누구도 디자인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어요. 왜 사무실이 감옥처럼 보이는지, 왜 사람들이 이 회색 물체를 집에 두고 싶어하지 않는지 아무도 의문을 품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케이블과 소음. 모든 관리자가 언제나 하는 일만 했습니다. 용기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용기는 완벽에 도달할 가능성에 대한 어린아이와 같은 신념입니다.”

잡스는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위해 에슬링거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에슬링거는 “때때로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직 알지 못하다”고 믿었다. 그는 또한 “좋은 디자인은 도발과 친숙함 사이, 그리고 기발함과 고루함 사이의 정확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는 잡스에게 다른 것, 즉 하얀색 컴퓨터를 제안했다: ‘캘리포니아 화이트’라고 그는 명명했다. “컴퓨터 업계는 인간이 물건에 감성적 애착을 둔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이 문장 역시 잡스가 며칠 뒤 회의에서 그대로 따라 읊어졌다.

“미치도록 위대하게!”(Be insanely great!), 이것이 잡스의 명령이었다. 그리고 프로그사 직원들은 수시로 아티스트와 엔지니어로 변신하면서 프로토 타입 모델을 설계했고 잡스는 그것을 지원해주었다. 프로그사는 매달 20만달러를 지급받았고, 이는 보수적인 실리콘밸리에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을 위해 쓰기에는 아주 많은 돈이었다.

25년 뒤 에슬링거와 잡스의 협력관계보다 디자이너와 광고인들의 극찬을 받는 관계는 없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이해하고, 삶을 더 쉽고 즐겁게 만드는 물건을 개발하는 것. 그것이 애플의 비밀입니다”라고 함부르크에 위치한 광고 에이전시 숄츠앤드프렌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수제 바렛은 말한다. 다른 컴퓨터 회사들이 기술 발전에 따라 움직이는 동안 “애플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고 유용한 물건을 만드는 데 힘써왔습니다. 그를 통해 애플 제품들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즉 디자인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의 상징이 된 것입니다” 라고 그녀는 말했다.

애플의 기계들은 단순하고 기능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애플 제품은 광고인들이 이른바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라고 칭하는 종류의 물품이 되었다. 수많은 애플 제품을 장식하는 ‘i’ 로고는 한때 ‘인터넷’을 의미했지만 오늘날에는 ‘나’를 의미한다. 자아실현 또는 그에 대한 환상에 관한 것이다.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 예술작품일 수 없을까요?”라고 현재는 빈대학의 교수이자 책을 쓰는 에슬링거가 되물었다. “보는 것이 믿는 것이고 믿는 것이 보는 것이다.” 이러한 글귀를 에슬링거는 자신의 책에 써넣고 있다.

2007년 애플은 자사의 휴대전화를 시장에 내놓았다. 오래전부터 다른 회사들이 단단히 자리잡고 있는 낯선 시장이었다. 아이폰은 아이팟과 동일한 아이디어를 따랐다. 아이폰은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모든 ‘스마트폰’보다 가늘고 심플하며 손에 쥐어지는 느낌이 좋았다. 이 휴대전화는 단순히 우리에게 필요한 제품이 아니라, 우리가 이 제품을 절실히 원했다.

아이폰은 버튼 수가 적은 대신에 민감한 터치스크린을 장착해, 사람들은 이 휴대전화로 PC에서와 마찬가지로 인터넷 서핑을 할 수 있다. 전세계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만든 18만5천여 개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줄여서 ‘앱스’(Apps)는 애플 아이튠스 스토어(Apple iTunes Store)에서 판매된다. 다음에는 애플의 플랫폼 아이애드(iAd)를 통해 광고가 게재될 것이다.

에슬링거가 디자인한 첫 번째 컴퓨터 애플IIc는 당시 쿠퍼티노에 있던 잡스의 사무실에서 소개됐다. 25개 모델이었고 모두 하얀색이었다. 잡스는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오 이런, 이게 제대로 작동하길 바랄 뿐입니다. 저는 확신이 없군요.” 판매 첫날 애플은 5만 대를 팔았다. 1984년 4월24일이었다. 그리고 오늘날 애플IIc는 뉴욕의 휘트니미술관에 전시돼 있다.


IV. 적

그러나 잡스가 그의 추종자들이 칭송하는 것처럼 완벽한 인물이었던 적은 단 한순간도 없다. 그리고 그가 언제나 구글의 사장인 에릭 슈미트가 칭한 것처럼 “이 세계 최고의 CEO”는 아니었다. 심지어 그는 한동안 CEO가 아니었던 적도 있다.

1980년 주식이 상장되고 확장이 시작된 뒤, 애플 이사회는 까다로운 잡스를 감독하고 그에게 글로벌 기업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 가르쳐줄 경험이 많고 능숙한 매니저를 CEO로 영입하기를 바랐다.

잡스는 이 결정에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CEO 선출 때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기를 원했다. 당시 잡스가 영입하기 원한 사람은 펩시콜라의 CEO이자 마케팅 전문가인, 그리고 컴퓨터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하나도 없던 존 스컬리였다. 18개월 동안 잡스는 스컬리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잡스는 스컬리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의 여생 동안 계속 설탕물이나 팔고 싶은 건가요? 세계를 변화시킬 기회를 가지고 싶지 않습니까?”

스컬리는 승낙했다. 잡스는 스컬리에게 호감을 가졌다. 언론은 두 사람을 “다이내믹 듀오”라고 불렀다. 그러나 2년 뒤 스컬리와 잡스 사이에는 불화가 생겼다. 두 사람 중 힘을 가지고 있는 게 누구인가를 놓고 대결이 벌어졌던 것이다. 창립자 아니면 현재 CEO? 비전을 가진 기획자 아니면 성실한 관리자? 이사회는 스컬리를 선택했다. 1985년 가을 잡스는 그가 탄생시킨 아이이자 그의 인생이던 애플을 떠났다.

그리고 스컬리는 8년간 더 애플에 머물렀다.

“저를 CEO로 영입한 것은 큰 실수였다고 생각합니다.” 2010년 초 스컬리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뉴욕의 한 사무실에 있는 묵직한 회의용 탁자 앞에 앉아 있었다. 그의 뒤에 있는 창문으로는 센트럴파크가 내려다보였다. “이사회가 스티브를 CEO로 선출하는 게 좋았을 겁니다.”

그는 왜 이런 말을 했을까? “저는 그냥 마케팅 담당 상임이사나 하는 게 좋았을 겁니다. 그랬으면 저와 잡스가 갈라질 일도 없었겠죠”라고 스컬리는 말했다.

그 뒤 잡스는 다시는 스컬리와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절대로 나를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도 이해합니다.” 맨해튼 거리를 내려다보며 앉아 있는 스컬리는 지친 듯 보였다. 71살의 사모펀드 회사 동업자이자 팜비치에 저택을 가진 이 남자는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잡스의 호감을 잃어버린 것에 대해 괴로워했다.

스컬리는 자신이 “잡스처럼 기획을 하거나 미래를 꿰뚫어볼 수 있는” 능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1993년 그 역시 애플을 떠나야만 했다. 회사는 궁지에 몰려 있었다. 아이디어도 없고 경영도 엉망인 상태에서 컴퓨터 세계의 새로운 스타인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항하기 힘들었다.

“다행히도 잡스가 돌아왔습니다.” 2010년 초 스컬리는 마침내 이렇게 말했다.

천재란 남들보다 20년 빠르게 먼 미래에 기준이 되는 것이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스컬리는 말한다. “그는 아이팟과 아이폰으로 그 능력을 증명했어요. 그가 이제 다른 분야에서도 같은 일을 해내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이는 올바른 평가다. 스티브 잡스의 진정한 능력은 사람들의 잠재적인 요구를 파악하고 아직 미숙한 아이디어의 가능성을 알아본 뒤, 그 아이디어에서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가 워즈니악이 만든 퍼스널컴퓨터의 프로토 타입을 보았을 때도 그러했다. 그리고 애플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컴퓨터 제조회사가 되었다. 음반업계가 불법 파일 공유에 속수무책일 때도 마찬가지였다. 애플은 세계 최대 온라인 음악 유통업체가 되었다. 그리고 모바일 산업계가 다수의 고객에게 휴대전화로 인터넷 서핑을 하지 못하게 했을 때 아이폰이 시장에 나타났다. 그 영향력은 너무나도 거대해 심지어 도이치텔레콤이나 AT&T와 같은 통신 대기업이 애플이 정한 가격에 따르고, 그들의 수익 중 많은 부분을 넘겨주고, 절대로 애플에 관해서 나쁜 말을 하지 않겠다고 서약해야 했다. 그 영향력은 독일에서 아이폰을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이 열렸을 때, 오직 잡스만 무대에 나서고 도이치텔레콤의 CEO 르네 오버만은 무대 아래에서 그냥 보기만 할 수밖에 없게 할 정도였다.

음반산업계 역시 잡스에게 화가 나 있다. 이것은 물론 비공식적이다. 음반 대기업들은 현재의 상황을 불쾌해했지만, 그들의 제품, 그들의 음악 가격을 결정하는 기업의 손아귀 안에서는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 스티브 잡스를 통한 구원의 대가는 모든 자가 ‘제어의 포기’인 것이다.
 

V. 남성 심리 전문가

“스티브 잡스는 다른 모든 천재와 마찬가지예요. 누가 모차르트를 좋은 사람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어요?”라고 파멜라 커윈은 웃으면서 말했다. “그는 거칠거나 남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잡스는 비전을 가진 사람이에요. 다른 CEO들은 돈과 권력을 원하지만 그는 뛰어난 아이디어에 따라 움직입니다. 그에게는 뛰어난 기술을 탄생시키는 능력이 있어요. 일보 전진 따위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잡스가 원하는 건 자기가 하는 일이 이 세상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거예요.”

커윈과 스티브 잡스가 처음 만난 1989년, 그녀는 픽사의 부사장이었고 잡스는 목적 없이 떠도는 한 남자였다.

“어쩌면 스티브는 어린 시절 높은 곳에서 떨어져 머리를 다쳤는지 몰라요. 그래서 뇌 속의 어느 부분,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은 사용하지 못하고 잠들어 있는 부분이 활성화된 거죠. 그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그는 현재 쿨한 것이 무엇인지 느끼지는 못하지만 어떤 것이 미래에 쿨한 것이 될지는 느끼죠. 그런 다음에 그는 직원들을 격려하고 재촉해요. 떠나는 사람도 많지만 최고의 인재들은 남습니다. 그는 최고의 인재들이 최고의 성과를 올리게 합니다. 최고가 아닌 것은 받아들이지 않을 거예요. 그에게는 자비도, 타협도 없습니다. 아이폰을 한번 보세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버튼이 더 필요하다거나 교체할 수 있는 충전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나요? 하지만 잡스는 ‘안 돼. 그건 사용자에게 불편해’라고 생각했죠. 물론 당시에도 그는 이 모든 선견지명을 가지고 있었어요.”

커윈은 스티브 잡스의 세계 속 중심부에 서 있는 몇 안 되는 여성 중 한 사람이다. 또한 잡스를 사색적으로 관찰하고, 그에 대해 그녀가 생각하는 바를 쇼크 상태에 빠지지 않은 채 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들은 잡스의 호감을 잃어버리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는 잡스가 그저 무심한 태도를 보이는 정도임에도 10년 넘게 그들이 아직도 그 일에 대해 생각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버려진 많은 이들은 몇 년 뒤에도 여전히 후회하고 있다. 그들은 잡스가 그들을 성이 아닌 이름으로 부르는 것 이상을 바라지 않을지 모른다. 아니면 잡스가 그들에게 고함을 지르거나 하는 것 말이다. 스티브 잡스가 누군가와 ‘페이스 타임’(단독 면담 시간)을 갖고 의견을 들어주는 것은 그 사람에게 주어진 임무가 얼마나 중요한지 나타내주는 표식이다. 스티브 잡스가 누군가에게 소리를 지르는 것은 그가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가 누군가를 성이 아닌 이름으로 부르고, 그 사람 또한 미스터 잡스를 ‘스티브’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은 그 직원이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나타내준다.

애플 제국의 내부는 참으로 유치하게 돌아가고 있다. 파멜라 커윈 같은 여성은 지금까지 등장한 인물 중 유일한 어른으로 보인다. 이것은 어쩌면 그녀가 애플에서 일한 적이 없기 때문인지 모른다. 커윈은 애플이 아닌 잡스가 1986년 인수해 리뉴얼한 픽사의 직원이었다. 픽사는 1970년대 후반 조지 루카스 필름 제국의 일부로 설립된 회사로, 당시에는 아직 영화 역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스튜디오가 아니라 그저 캘리포니아에 널린 수백 개 신생 회사 중 하나였을 뿐이다. 픽사에는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재능이 있는 몇 명의 직원이 있었고, 그들은 파티와 맥주통과 스캔들 속에서 일에 치여 살았다.

3D 화면을 구성하는 것은 단순한 일이 아니다. 그 일을 픽사는 할 수 있었고, 잡스는 그 가치를 알아보았다. “잡스가 픽사에 돈을 버리고 있다고 온 실리콘밸리가 말했죠. 그는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걸 알아보았어요. 전 그걸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잡스는 조지 루카스에게 500만달러를 지급했고, 회사에 또 500만달러를 투자했다.

잡스는 창의적인 인재, 무엇보다 “왼쪽 뇌가 발달한”(커윈) 전략가들을 발탁했다. 잡스는 사실 소프트웨어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그는 우리가 뭘 하고 있는지 몰랐어요. 아마도 그것이 우리를 그로부터 보호했을 거예요”라고 커윈은 말한다. 당연히 그는 소리를 지르고, 벌을 주고, 변덕스러웠다. 하지만 잡스는 픽사의 판타지를 담당하는 존 라세터에게 일을 하게 해주었고, 그가 할 수 있는 한 도왔다.

그는 픽사의 능력을 디즈니에 팔았다. “그는 상어들과 수영할 수 있었지만 우리는 그게 불가능했죠. 그가 팔아먹을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잡스는 언제나 1천만달러를 요구했어요. 그게 1천만달러의 가치가 없을지라도 말이에요”라고 커윈은 말한다. 그는 몇 달간의 노력으로 만든 결과물을 파괴하기도 했다. 이 일은 그가 인텔과 거래할 때 서명을 하기 직전에 발생했다. 잡스는 폭발했고, 인텔사 임원들은 기분이 상한 채로 돌아갔다.

파멜라 커윈은 이렇게 말한다. “그는 다른 유명한 CEO들과 거래하는 데는 별 소질이 없어요. 그럴 때는 에고와 에고가 맞서게 되는데, 스티브는 절대로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거든요. 하지만 그가 프레젠테이션에서 청바지와 검은색 풀오버를 입고 마치 구세주처럼 나타나 고객에게 판매할 때는 화려한 쇼 스타가 되죠. 이때에는 거대한 에고가 방해되지 않거든요. 쇼 마스터에게는 거대한 에고가 필요하니까요.”

그는 픽사의 방향을 바꿔놓았다. 움직이는 화면은 쇼트 필름이 되고 극장 영화가 되었다. <토이 스토리>의 각본이 만들어지고 잡스는 주식 상장을 준비했다. “당시 온 실리콘밸리가 아직 1달러도 벌어들이지 못한 회사가 주식을 상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그것이 이루어졌고 <토이 스토리>가 만들어졌다. 몇 년 뒤 <니모를 찾아서>가 그 뒤를 이었다. ‘픽사 유치원’은 거대 기업이 되었고, 잡스와 함께 여행을 떠난 이들은 백만장자가 되었다.

그리고 잡스는 배웠다. 그는 모든 것을 흡수해서, 새로 구성하고, 아이디어를 확대시켰다. 그가 애플에 돌아왔을 때 가지고 온 것은 픽사의 아이디어들이었다. 움직이는 화면, 커뮤니케이션 형태의 네트워크화, 그리고 미디어. 픽사에서 잡스는 무엇이 가능한지를 알게 되었다. 그의 머릿속에서 동영상과 음악을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 상점이 구상됐고, 음악과 동영상을 사용할 수 있는 인텔리전트 전화기와 미니 컴퓨터가 개발됐다. 모든 것이 단순하고 반듯해 보이고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어야 했다.

1996년 애플은 잡스의 회사 넥스트(NeXT)를 인수하고 잡스를 다시 복귀시켰다. 애플은 방향성이 없는 대기업이 돼 있었고 그 상태를 공개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애플에는 말을 하는 목소리가 너무 많았고, 그 때문에 진짜로 애플을 대표하는 목소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잡스는 그것을 염두에 두었고, 여기에서 이제는 전설이 된 애플의 ‘비밀 엄수’ 전통이 생겨났다.

“스티브는 이 목소리들을 없애고 애플을 대표하는 목소리를 단 하나만 남겨두려고 했어요. 자신의 목소리였죠”라고 아이튠스 개발에 참여한 직원이 이야기했다. 애플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비밀 엄수 서약에 서명한다. 이 서약은 그들이 애플을 그만둔 뒤에도 몇 년간 계속 유효하다. 잡스가 이것을 아주 심각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증명됐고, 애플은 소송에서 이겼다. 심지어 애플 직원들은 간행물마저 금지당했다. 그들은 자신의 연인에게조차 자신의 일에 대해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사실 그들 자신도 자기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제품 분야는 코드와 숫자와 알파벳이 부여돼 있다. 핵심 엔지니어조차 코드만을 알고 있고, 제품이 완성됐다 할지라도 그것을 설계한 사람들은 설계 도면은 알지만 디자인을 알지 못한다

쿠퍼티노의 캠퍼스는 최고 보안 구역이다.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그들이 현재 일하는 건물만의 코드 카드를 가지고 있다. 바로 옆 건물에도 들어갈 수 없는 것이다. 예외는 스티브 잡스 한 명뿐이다. 그렇다고 그가 언제나 카드를 가지고 다니는 것은 아니다. 그를 제지하는 경비원이 있으면 그 경비원이 해고될 뿐이다.

언론미디어 정책을 말하자면 ‘통제광’이라는 한마디로 줄일 수 있다. 우호적이라고 증명된 비평가 리스트에 오르지 않은 매체와 애플이 대화하는 일은 드물다. 이러한 정책이 애플 신화를 확대시키고, 잡스가 믿는 바와 같이 애플의 엔지니어 한 사람이 술집에 새 아이폰을 두고 오기만 해도 시작되는 전세계적인 입소문, 즉 ‘버즈’(Buzz)를 강화한다는 것이 사실일지 모른다. 또 확실히 ‘애플 신도’들은 이러한 병적 폐쇄성을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고객과 공급업체, 정치가와 세계 언론의 물음에 공식 서한으로도 답변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일일까?

세상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수천 개 회사가 존재한다. 그런데 애플이 단 하나의 특정한 소프트웨어만 사용해야 한다고 결정하면 잡스는 수많은 오늘날의 ‘너드들’의 기반을 빼앗는 것이다. 애플은 이미 과거의 IBM 같은 존재가 된 것은 아닐까? 이런 회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 힘이 돼줄 자가 있을까? 자신감은 언젠가는 자만심으로 변하는 것이 아닐까? 내부나 외부에서 좀더 어른답게, 다른 의견에 귀기울일 줄 알고 그에 답변도 하면서 합리적으로 소통하거나 고객을 진지하게 대하는 것이 이런 대기업을 더욱 강하게 만들지 않을까?

2008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애플은 전세계로 전체 전자우편을 보냈다. “모든 배송이 선물을 전달하는 시간에 늦지 않게 도착하도록 빨리 주문해달라”는 요청이 적혀 있었다. 하지만 독일 어린이들에게는 선물이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배송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알고 있었고, 애플에서 일하는 거의 모든 사람도 알고 있었다. 크리스마스가 지난 뒤 수천 명의 고객이 불만을 제기했지만 누구도 답변하지 않았다.

오래된 매킨토시 모델을 가진 사람이 디지털 사진을 인화한 앨범을 만들고 싶어할 경우, 그는 애플도 이미 알고 있는 함정에 빠지게 된다. 컴퓨터는 일단 앨범을 생성하는데 이 과정에 약 20분 정도가 소요된다. 그 다음 컴퓨터는 새로운 프로그램 버전인 ‘아이라이프’(iLife)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띄운다. 이 프로그램의 가격은 80달러다. 사용자가 아이라이프를 주문해 다운로드한 뒤 설치하려면 마지막 클릭 후 “아이라이프를 이 컴퓨터에 설치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뜬다. 프로그램 반환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잡스 같은 사람에게 중요한 일일까?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다시 일하기 시작할 때, 그는 광고 에이전시 TBWA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켄 시걸을 고용했다. 그는 시걸에게 “애플이 세상 사람들에게 잊혀졌고, 이 때문에 이제 회사의 정신을 다시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석 달 뒤 TV 광고가 방송됐다. 광고에는 알버트 아인슈타인과 마틴 루서 킹의 모습이 나오고 이들이 애플과 같은 것을 구현한다고 말하며 ‘Think different’라는 슬로건을 보여준다.

“스티브는 언제나 ‘우리는 낡은 사슬을 벗어버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회사 전체를 걸 정도로 확신에 차 있었지요. 스티브가 무엇인가를 진심으로 원하면 그는 무자비하고 완고합니다”라고 시걸은 말한다.

1998년 8월 아이맥(iMac)이 출시됐다. 그 반향은 어마어마했다. 매출도 좋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애플 지지자들이 열광했다는 것이다. ‘애플 컬트’ 문화가 되살아난 것이다. ‘Think different’라는 광고 아이디어는 소비자를, 당시 주류였던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항하고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는 혁명의 동지로 만들었다.

이것은 이미지일 뿐이고, 이 이미지는 거짓을 말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더 이상 혁명가가 아니다. 그는 독과점과 시장지배를 행하고 있다. 혁명 뒤에는 항상 다음 지배자가 나타나는 법이다.

지금까지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그는 절대로 온화한 인물이 아니다. 그는 빌 게이츠를 싫어한다. 그는 병에 들었었고 어쩌면 지금도 병들어 있는지 모른다. 그는 건강하고 젊은 자기 직원들을 싫어한다. 사실이야 어쨌든 최소한 젊고 건강한 애플 직원들은 그렇게 이야기한다.

그의 친부모는 시리아인 정치학자인 압둘파타 잔달리와 미국 여성 조앤 시벨이다. 그는 폴 잡스와 클라라 잡스 부부에게 입양돼 태평양 연안의 마운틴뷰와 로스앨토스에서 자라났다. 서른 살 즈음에 스티브 폴 잡스는 진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친여동생인 모나를 찾기 시작했고, 그녀를 찾아내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모나는 <멋진 녀석>(A Regular Guy)이라는 소설을 출간했다. 이 소설은 ‘너무 바빠서 변기에 물 내릴 틈도 없는’ 백만장자에 관한 이야기로, 소설 안에서 이 남자는 전 여자친구들이 침묵을 지키게 하기 위해 집을 사주고, 애인이 처녀이기를 바라는 나르시시스트다. 스티브가 모델인 것일까? 그는 이를 부정한 적이 없다.

1977년 잡스와 당시 여자친구였던 크리스앤과의 사이에서 딸 리사가 태어났다. 그러나 그는 크리스앤과 헤어졌고 그 뒤 친자 인정을 거부했다. 크리스앤과 리사는 국가에 의해 잡스가 친자 확인 소송에 기소될 때까지 사회복지기금으로 생활했다. 그가 서명한 한 문서에서 잡스는 자신이 무정자증이고 불임이어서 육체적으로 아이를 만들 수 없는 몸이라고 적었다. 법원은 그에게 혈액 검사를 강제했고, 그가 아버지가 맞다는 결과가 나왔다. 잡스는 오랫동안 생활비 지급을 거부했지만 결국 매달 385달러를 보내게 되었다.

1991년 그는 로렌 파월과 결혼했고, 두 사람은 3명의 자녀를 가졌다. 만족스러운 인생일까? 이런 경력을 쌓은 남자가 스스로 그것을 아직 의심할 수 있을까?


VI. 병사들

애플의 문화는 대립적이고 직접적이며 서로를 대하는 태도는 시끄럽고 거칠다. ‘고함 문화’라고 이 회사의 스타인 한 젊은 프로그래머는 말한다.

애플에는 한쪽에는 프로그래머와 엔지니어, 다른 쪽에는 관리부라는 2개의 큰 라인이 존재한다. 청바지와 티셔츠를 즐겨 입고, 직원 3만4천 명이 있는 제국은 4명에서 25명으로 만들어진 팀들로 구성됐으며, 그 팀은 팀장이 지배한다. 그 위에 CEO와 부회장, 전문경영인 부회장이 있고, 이 작은 평행 우주에는 이사회와 자신들의 요구를 표명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몇몇 고객과 계약 파트너가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것 위에 잡스가 군림한다.

오래전에 잡스는 ‘오섬’(awesome)이라는 단어를 유명하게 만들었다. 이 단어는 ‘경탄할 만한’ 또는 ‘굉장한’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오늘날 미국 청소년들은 누구나 ‘오섬’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 단어는 값싸고 약간은 혐오스러운 유행어가 되어버렸다. 애플 제품도 이와 같이 될 수 있을까?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라고 젊은 프로그래머 마이클 모어(가명)는 말한다. “잘나갈 때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같지만 우리가 두 번 연속 실패작을 내고, 스티브가 세상을 떠나면 금방 그렇게 될 걸요.”

그는 샌프란시스코의 한 카페에 앉아 있었다. 그는 자신이 애플에 관해서 털어놓았다는 사실이 절대로 알려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침묵 서약을 깨는 사람은 바로 해고됩니다. 블랙리스트에 올려지고 다시는 고용되지 않아요. 그리고 애플의 변호사들을 상대로는 이길 수 없습니다.” 젊은 프로그래머가 묘사하는 회사는 불공평하고 거칠며, 때로는 목적 없이 떠돌다가 다시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여주고, 엄격하지만 동시에 창조적이고 뛰어난 상상력으로 움직이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절대로 프로그래머들이나 그들의 상사와 이야기하지 않는다. 애플에서 누구도 엘리베이터에서 잡스를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곳에서 잡스가 질문을 하기 때문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어디에서 일하나? 왜 우리에게 그것이 필요한가? 그리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서 그는 “아니, 우리는 그게 필요 없어”라고 말한다.

언제나 몇몇 팀이 스포트라이트 속, 그러니까 잡스의 눈길 아래에서 일을 한다. 이 팀들은 모든 돈과 수단과 세계로 향하는 통로를 지원받는다. 하지만 이 스포트라이트는 캠퍼스를 배회한다. 그 말은 내부적으로 숨가쁘게 정치질이 이루어진다는 소리다. 수많은 대화가 오가고 누구나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기를 원한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잡스의 관심을 원한다. 하지만 잡스가 원하는 것은 결과물이고 그 외에 그가 진심으로 관심있어 하는 것은 없다. 애플에서 최고의 관리자이자 진짜 영웅으로 인정받는 사람은 잡스의 고함을 특히 많이 들으면서 자신의 부하 직원들에게는 침착하게 대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데이비드 소보타는 해고되는 순간까지 상당히 오랫동안 애플에서 일한 사람이다. 그는 불안감이 ‘체계적’이라고 말한다. 소보타의 임무는 쿠퍼티노에서 설계된 제품을 군대와 미국항공우주국(NASA) 그리고 대학에 파는 것이었다. 오늘날 그는 전망이 좋은 버지니아 로아노크의 언덕 꼭대기에 살고 있다. “회사 전체가 그 모양입니다. 누구도 뭔가 결정을 내리려 하지 않아요. 그 결정에 스티브가 화를 낼 수도 있거든요. 애플에는 죽은 고깃덩어리가 참 많습니다.”

‘죽은 고깃덩어리’, 이것은 미국식 냉소다. 그 사람이 회사에 없어도 아무도 인식하지 못할 사람, 즉 있으나 마나 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소보타가 장군들, 교수들과 함께 쿠퍼티노에 오면 약속을 잡을 수도 없고, 잡스와 직접 만나게 된다는 보장도 없었다. 언제나 그렇게 될 수 있다라는 분위기만 풍겼다. “하지만 그곳으로 날아간 장군들은 누구나 잡스와 만나고 싶어 했다”고 소보타는 말했다. 그리고 가끔 잡스가 나타날 때도 있었다. “반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면도도 하지 않은 상태로 말입니다. 질문에 대답하지도 않고 언제나 그 순간 그가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것만 말했어요. 하지만 그는 언제나 공간을 지배했지요.”

애플은 미팅이 많은 회사다. 그곳에서는 언제나 회의가 열리지만 결정되는 것은 없다. 그리고 스티브 잡스는 집으로 돌아가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는 자신의 직관을 믿는 법을 배웠고, 수년 동안 천재라는 소리만 들어왔다. 그 때문에 그는 오늘 아침 샤워를 하고 나서 어제 시행을 결심했던 프로젝트를 중단해버릴 수 있다. “잡스가 무대 위에 올라가 추종자들에게 이야기할 때까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라고 소보타는 말했다.

이것이 ‘애플 군단’의 영광의 순간이다. 바로 이 순간이 그들의 목표인 것이다. 병사들은 돈을 잘 벌기는 하지만 엄청나게 버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연봉과 보너스 그리고 주식을 받는다. 병사들은 진짜 중요한 것은 그의 빛 속에 서 있는 순간이라고 말한다.

스티브 잡스는 이름을 말하는 일이 별로 없다. 그는 “이들이 아이폰을 개발한 팀입니다. 박수를 보내주십시오”라고 말한다. 그들은 일어서서 돌아선다. 잡스는 고개를 끄덕이고 박수를 친다. 그것이 그들이 원하는 전부다. 이 5초, 이 시간을 위해 그들은 3개월간 하루에 20시간을 일했다. 만일 직원을 존중하는 분위기에 의사 소통이 잘되고 현대적으로 경영된다면 애플이 더욱 성공적이었을 수 있을까?

1997년 스티브 잡스가 애플로 돌아온 뒤 연매출이 약 70억달러에서 430억달러로 증가했다. 주가는 5달러에서 260달러로 상승했다. 2009년 애플은 89억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3만4천 직원이 1인당 24만달러의 수익을 만들었다는 얘기다.

설립된 지 34년이 지난 지금 애플은 더 이상 컴퓨터 제조회사가 아니다. 애플이 어떤 회사인지 말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그리고 앞으로 애플이 어떤 회사가 될지 예측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로 보인다. 거대한 전자회사? 디지털 시대를 위한 라이프스타일 제품의 창시자?

음악의 소비와 생산과 판매 형태는 모두 10년 전과 다르다. 아이팟에는 1만 개 곡을 입력할 수 있다. 바지 주머니 크기의 언제라도 들을 수 있는 완전한 음악 컬렉션이다. 그 때문에 많은 대기업이 추락했고 아이튠스, 그러니까 애플이 권력을 승계했다. 이 온라인 음악 상점보다 음악이 많이 팔리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아이팟은 사회적 현상이 되었다. 출시된 지 3년 뒤, <뉴스위크>에서 묘사했듯이 “삶을 변화시키는 문화적 아이콘”이 된 것이다. 당시 애플은 겨우 300만 대의 아이팟을 팔았다. 그리고 지난 3년 동안 애플은 1억6천만 대를 팔았다.

출판사와 미디어 회사들은 아이패드에도 이와 같은 붐을 기대하고 이미 오래전부터 그들의 책과 잡지를 아이패드에 전자 양식으로 제공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잡스는 물론 이를 ‘마법’과 ‘혁명’이라고 칭한다. 아이패드 역시 대기업, 잡지, 출판사, 신문사 그리고 TV 방송사를 위한 단순한 선물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아이패드는 새로운 독자와 새로운 시청자, 그리고 무엇보다 새로운 수입원을 약속한다. 그들 모두는 디지털 시대에도 과거의 상품으로 돈을 벌 수 있기를 희망한다. 광고주에게는 이미 충분히 매력적이다. 동영상을 첨가하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광고를 더욱 생생하고 양방향 소통적으로 만들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타임>은 자사의 첫 번째 아이패드 버전에 광고를 게재하기 위한 비용으로 20만달러를 받았다.

물론 잡스도 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그가 아이패드를 개발한 이유다. 이번에는 여러 분야의 업계를 한꺼번에 변화시키고 그들을 애플과 연결하기 위한 시도인 것이다. 애플은 잡지를 아이패드에서 읽을 수 있게 하기 위해 잡지 형태가 어때야 하는지 결정하는 데 참여할 것이고, 출판사가 제공하는 콘텐츠 가격을 결정할 때도 목소리를 낼 것이다.

애플이 지배하는 새로운 시장보다는 시장이 아예 없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그럴 수도 있다. 어쨌든 잡스의 경쟁자들은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를 것이기 때문에 아이패드로 애플의 지배가 끝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것 같다. 그보다 더 현실적인 것은 다가오는 애플의 시대는 지나간 시대보다 더 번성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애플은 다른 누구보다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고, 그들이 계속 다른 분야, 현대인의 삶의 새로운 분야로 뻗어나가면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한동안 계속 위로 올라가다 어느 날 갑자기 애플의 세계가 무너질 수도 있다. 스티브 잡스가 결국 쓰러져서 다시 일어나지 못하고 그의 회사가 그에 전혀 대비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말이다.

잡스가 처음 쓰러진 것은 2004년이었다. 췌장암이었다. 당시 의사들은 최소한 10년은 더 살게 된다면서 수술을 권유했다. 하지만 잡스는 망설였다. ‘첨단 기술의 교황’은 의학 기술을 신뢰하지 않았다. 채식주의자이자 선불교를 믿는 잡스는 식이요법과 그의 자연요법사가 추천한 구슬을 사용하는 대체의학을 선호했다. 그는 9개월간 수술을 거부했고, 이 기간에 이사회는 주주들에게 잡스의 병과 치료 방법에 대해 알려야 할지 의논했다. 하지만 이사회는 스티브 잡스를 추앙하는 사람들로 구성돼 있었다. 그들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2004년 7월31일 잡스는 수술을 받았다. 다음날 그는 직원들에게 그가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로 병이 들었지만 이제 다 나았다고 쓴 전자우편을 보냈다.

5년 뒤 그는 다시 쓰러졌다. 그에게는 새로운 간이 필요했고, 물론 매우 빠르게 기증받았다. ‘자동차 사고로 숨진 20대 남성’의 장기를 기증받았다고 잡스는 말했다. 2009년 중반 왕은 다시 자신의 제국으로 돌아와 마치 모든 것이 예전과 똑같은 것처럼 행동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마치 망하기 직전의 로마 같았어요.” 그 시기를 겪은 어느 사람이 말했다. 잡스가 사라지자마자 애플에는 제대로 된 구조도 규칙도 없다는 사실이 확연해졌다. 잡스가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릴 것인가, 아니면 위로 치켜올릴 것인가? 오로지 그것만이 중요했다.

그 뒤 “황제는 병이 들었고 모든 원로는 자신의 사병을 무장시키고 권력을 탐냈다”고 속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말했다. 복수전이 펼쳐졌다. 잡스가 자신의 재등극 당시 데리고 온 사람들은 잡스가 없어진 순간 사냥감이 되었고 모든 중요한 안건에서 소외됐다. “제품이 발표됐다가 다시 취소되고, 다른 곳에서는 성급하게 개발됐다가 다시 버려졌습니다. 모든 것이 사내 정치였죠.”

잡스가 없는 애플은 불안에 떠는 젊은이들의 모임일 뿐이었다.

보스는 보통 자신에 대해 말하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 특히 약점에 대해서는 더욱더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2005년 6월 뜨거운 여름날 그가 스탠퍼드대 스타디움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마치 고해와도 같은 연설을 할 때, 그는 드디어 그의 세 번째 이야기를 했다. 삶과 죽음의 이야기를.

그는 젊었을 때 이런 격언을 읽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네가 매일매일을 오늘이 너에게 주어진 삶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산다면 어느 날엔가는 그것이 진실이 되는 날이 있을 것이다.” 이후 잡스는 오늘이 그의 삶의 마지막 날이라면 그가 지금 하려는 일을 할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만일 대답이 ‘아니요’라면 계획을 변경했다고 한다.

그는 침을 삼켰다. 그리고 잡스는 지금으로부터 1년 전 오후 7시30분에 의사와 만나고 있었다고 말했다. 진단 결과는 췌장암으로 치유가 불가능했다. 그에게 남은 시간은 3개월에서 6개월이라며 의사는 “주변을 정리하십시오”라고 말했다. “나는 검사로 인해 살았습니다. 그날 밤 저는 생체 검사를 받았습니다.”

의사들은 호스를 삽입하고 암세포를 떼어내 분석했다. 그리고 그들은 눈물을 흘렸다. 수술을 하면 그가 살 수 있다고, 그의 경우는 아주 드문 특별한 예외라고 말했다.

교훈이 있는가? 교훈은 언제나 있다. “여러분의 시간은 한정돼 있습니다. 그 시간을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기 위해 허비하지 마십시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의 결과일 뿐인 도그마에 스스로를 가두지 마십시오. 타인의 목소리로 만들어진 소음에 휩쓸려 여러분 내면의 소리를 죽이지 마십시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심장과 자신의 직관을 믿고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심장과 직관은 여러분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항상 굶주려 있어야 합니다. 언제나 도전적으로 사십시오.”

ⓒ Der Spiegel(distributed by NYT syndicate)

번역 황수경

Monday, May 31, 2010

Disaster Recovery Turns Wireless & Cloudy

MAY 27, 2010

Cloud computing and mobility aren't just buzzwords in the services space -- they're also hot topics where business continuity and disaster recovery are concerned.

AT&T Inc. (NYSE: T) this week released the results of its annual survey of businesses to determine how prepared they are for disaster-related service interruptions. The survey shows that 63 percent of businesses are including wireless networks as part of their disaster-recovery/business-continuity plans, and 77 percent said employee use of mobile devices plays a role in those plans. (See AT&T Finds More Disaster Preparation.)

Half of those surveyed have moved to a virtualized computing infrastructure, and 38 percent have a business continuity plan for such an infrastructure.

Those numbers are likely to increase, says Chris Costello, assistant vice president, AT&T Hosting and Cloud Services, for AT&T Business Solutions.

"Of the people surveyed, 72 percent are investing in new technologies, and they very much include larger investments in the mobility space and virtual services and cloud computing and security -- those are the big trends," Costello says.

Mobility is on the rise in general, as more business applications are delivered over smartphones and wireless-enabled laptops, but mobile access can become the only means of communication when "normal" communication channels are knocked out. Cloud-based services represent a way for businesses to implement business continuity plans while limiting their capital investment in backup facilities, according to Costello.

"We have managed mobility solutions in that we are able to offer to customers a sure means of communication, whether it is voice or texting between employees. That allows critical information to be shared around work locations, such as instructions on how to serve customers or work with employees and suppliers."

The managed services approach enables a CIO to implement company-wide policies covering mobile devices and even use of those devices in the event of a natural or manmade disaster, Costello says.

"Increasingly, we see CIOs driving a mobile strategy that is company-wide."

Cloud-based disaster recovery services are attractive because they can be pre-built and available, Costello asserts, but only paid for when needed.

"IT systems can be expensive to run, and if they sit idle and are only used for testing or in the event of a disaster, then that is a bigger burden on capex."

Disaster recovery is one of many uses that businesses are finding for cloud computing, even if they aren't moving their core operations into the cloud, according to Costello. Those include using the cloud for testing and development, and to archive or backup data.

"Customers may choose to leverage a service provider's cloud computing platform to handle a batch job overnight or use the service provider cloud for end-of-the-month number crunching or instantaneous access to additional resources whenever they are needed."

AT&T's annual survey shows that more businesses have put a disaster-recovery/business-continuity plan in place and are testing it: 83 percent have a plan (up 14 percent in the past five years), and just over half have tested that plan.

Experience has obviously been a good teacher where disaster recovery is concerned -- executives in the Gulf Coast area may now be more likely to have fully tested their survival plans.

— Carol Wilson, Chief Editor, Events, Light Reading

Thursday, May 27, 2010

거실 점령할 TV와 인터넷의 결합

구글이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구글TV 프로젝트의 출발을 알렸다. 물론 이런 식의 공략법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되어 온 웹 진영의 거실 점령전의 3차 버전 쯤 된다고 볼 수 있다. 

PC 진영에서 이미 거실 점령을 시도했지만 TV카드에 머물러야 했으며 반대로 통신 진영에서는 인터랙티브 TV를 셋톱박스를 통해 전달하기 위한 시도를 IPTV라는 형태로 진행했지만 너무 늦게 시작되어 그 가능성을 꽃피우기도 전에 허덕거리고 있는 시점이다.
3차 버전은 가장 오래되고 가장 끈질기고 가장 역동적인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거물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었다. 운영체제에 TV에 연결해서 볼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시나리오를 들이대 '윈도 미디어센터'라는 저주받은 걸작을 내놓았던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시작되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 기술을 보여주는 전시관 이름이 '홈'이며 거실과 주방은 신제품을 적용시키는 주된 공략 대상이다.

IBM 역시 인터넷과 TV와의 결합은 너무나 당연한 결합으로 믿고 지난 수년 간의 연구를 지속해오고 있으며 TV에 새로운 PC와 유사한 두뇌를 공급하기 위한 인텔의 노력도 가전사의 입맛에 맞는 대량생산을 위한 '원가 절감'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이러한 거실 점령을 위한 인터넷과 소프트웨어 기술은 그동안 시큰둥했던 가전사들의 마음도 움직이면서 삼성 야후!위젯TV 등의 시제품을 거쳐 삼성 인터넷@TV 라는 새로운 진영을 갖추게 되었다.



2009년 인터넷과 TV의 만남을 보여주었던 [인터넷@TV 동영상]을 보면 인터넷과 TV는 이제 유기적인 연결성을 가질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또한 삼성은 여기에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마켓인 앱스토어 개념을 더해 새로운 영역에 대한 진출을 가시화하기 시작했다.

이미 애플은 아이패드를 내놓으면서 단순한 디스플레이가 아닌 스마트 디스플레이의 미래를 보여주게 되었다. 누구는 아이패드를 '킨들 킬러'라는 별명처럼 역동적인 전자책 개념으로 설명하려 하는 것 같지만 미안하게도 이 아이패드는 그렇게 단순한 의미를 갖고 있지 않다.

이 디스플레이 개념은 이미 상당히 오래 전부터 업계가 줄기차게 노력해온 디스플레이 단말의 모습이기도 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003년 사업을 포기하면서 그동안 태블릿 PC쪽으로만 진행되어 온 스마트 디스플레이 사업은 국내 삼보와 LG 등이 시도했다가 초라하게 막을 내린 바 있다.



애플 아이패드 데모 설명 때 주목할 만한 영상이 짧게 스치듯 지나가는데 이 장면은 TV와 연결하여 실시간으로 스포츠 기록을 분석하고 스포츠 판타지 게임을 즐기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었다. 추후 애플 TV의 새로운 버전이 나와 보면 아이패드의 역할이 좀더 분명해질 것으로 본다.





이제 구글의 차례가 된 것이다. 구글은 지금까지 나온 거의 모든 스마트 TV의 개념을 총집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혹자는 이런 모습을 '트렌드 짬뽕'으로 폄훼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구글의 확장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는 충분할 것 같다. 

Tuesday, May 25, 2010

Business Context Diagram


A Context Diagram at the enterprise level of detail is referred to as a Business Context Diagram.
 
The Business Context Diagram shows the primary relationships between the organization and the external entities with which it deals.  It helps to show the main classes of information that the business must manage in dealing with its environment.

External Entities on a Business Context Diagram

An external entity is defined as an external source or destination of data.  The organization is concerned only with providing information to or receiving information from an external entity.  It is not involved with what the external entity is outside the scope of analysis.

The external entities are defined in an external entities catalogue, and the nature of the relationships (i.e., data flows) are annotated on the lines and arrow heads of the context diagram.

EXAMPLE OF AN EXTERNAL ENTITIES CATALOG

Government Legislation may impact the overall mission of the University and cause changes to strategic and tactical plans.  Government funding may also impact these plans by applying constraints to the University's implementation plans.

The User Community, of the University network, both internal and external, will influence strategic and tactical plans by making requests for hardware, software, or support.

Private Sector Funding, to a lesser extent than Government funding, may also apply constraints on the strategic and tactical plans for the University.

Industry, both inside and outside the province, will influence the strategic and tactical plans for the University by making requests to the University for services and setting new educational requirements for University programs.

The Education Community is made up of universities, public schools, vocational schools, private educational institutions, and university educators.  This group will influence the strategic and tactical plans for the University in many ways, for example, by making requests for educational services, gaining a competitive advantage through technology, or gaining advancement in educational techniques.

Information Flows on a Business Context Diagram

The information that passes between the organization and the external entities is described by the text above the arrows.  The arrows show the directional flow of the information.

Combining Business Context Diagrams

An alternate approach to creating one enterprise level diagram is to create individual Business Context Diagrams for each major component of the enterprise and then combine the diagrams to produce the overall diagram.

Context Diagrams at the Enterprise Level

Context Diagrams at the Enterprise Level

Wednesday, May 12, 2010

KSF & Core R&C of Google

현재 시점에서 IT기업의 최고봉은 어떤 기업일까요?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애플, IBM, 오라클 등 위대한 IT기업이 많이 있지만, 구글이야 말로 현재 시점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IT기업일 것 같습니다.
구글은 2008년 기준으로 약 27조 5천억원(220억 달러)의 매출, 약 5조 2500억원(42억 달러)의 순익을 내는 거대한 공룡 기업입니다.[각주:1] 또한, 비즈니스 위크의 조사에 따르면 2009년에 미국 대학생들이 가장 들어가고 싶은 기업 1위 자리를 꿰차고 있습니다.
혹시 '21'이라는 영화를 보셨는지요? MIT의 수학 천재들이 교수와 함께 카드 카운팅을 통해 라스베가스의 블랙잭을 평정하는 영화입니다. 그 영화에서 교수가 수학 천재인 주인공에게 조직의 일원이 되지 않겠냐는 제안을 합니다. 당시 조직에는 1명의 결원이 생겨 추가적인 조직원이 필요한 상황이었지요. 그런 상황에서 주인공은 묻습니다. "이렇게 큰 돈벌이가 되는 조직에 왜 결원이 생긴거죠?" 그러자 교수는 대답합니다. "구글에 취직됐어" 주인공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되묻습니다. "그렇다고 이런 좋은 자리를 박차고 나가요?" 그러자 교수의 대답이 가관입니다. "구글은 가야돼"


영화 속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PPL중 하나였지만, 만약 그 기업이 구글이 아니었다면 시청자들은 그 내용에 절대 공감하지 못했을 겁니다. 현재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는 구글의 위상은 이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

98년부터 시작하여 고작 11년 정도밖에 안된 회사가 어떻게 수십년씩 IT의 강자로 군림해 오던 다른 기업들을 물리치고 지금의 자리에 설 수 있었을까요? 이에 대한 분석을 위해서 먼저 Key Success Factor(이하 KSF)와 Resource & Capability(이하 R&C)라는 개념부터 알고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KSF의 개념 소개


KSF는 Key Success Factor의 줄임말입니다. 단어를 해석하면 아시겠지만 '핵심 성공 요인'이라고 쉽게 풀어 쓸 수 있겠습니다. 한 산업 내의 경쟁 속에서 성공하기 위해 핵심이 되는 요소들을 말하는 것이지요. 다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KSF라는 개념이 한 기업이 아닌 산업의 단위에서 사용되는 용어라는 것입니다.
KSF는 말 그대로 성공을 위한 Key입니다.
- R&C의 개념 소개
R&C는 Resorce & Capability의 줄임말로,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자원과 역량을 말합니다. 앞 서 설명드린 KSF가 산업의 단위에서의 성공 요소를 분석한다면, R&C는 기업 내부의 단위에서 자사의 상황을 분석을 합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개념을 먼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Resource는 공장, 기계, 건물 등의 유형자원(tangible resource)와 기업이미지, 브랜드 이미지, 기술 및 특허권 등의 무형자원(intangible resource), 그리고 인적자원(human resource)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Resource는 다이아몬드의 원석과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Capability는 앞 서 언급한 Resource를 다른 경쟁기업에 비해 얼마만큼 잘 이용하는지를 이야기해 줍니다. 즉, 자사의 경쟁 우위를 가져다 주는 기업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Resource가 다이아몬드의 원석이었다면, Capability는 원석을 얼마만큼 세련된 다이아몬드로 가공할 수 있는지에 관한 지표입니다.


이러한 자원과 역량 중에 그 기업의 핵심을 이루고, 기업 내부의 강한 경쟁력을 발현시키는 것을 Core R&C라고 합니다. Core R&C를 판단하는 기준은 Value(가치)와 Imitability(모방성)이 있습니다. 높은 가치를 창출하며 모방하기 어려운 자원과 역량이 그 기업을 이끄는 Core R&C로 자리잡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Core R&C는 기업이 갖는 Competitive Adventage(경쟁 우위)의 근간이 됩니다.


다이아몬드 원석은 Resource이고,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세공 기술이 Capability입니다.
- KSF와 R&C의 상관관계
여기까지 설명드린 KSF와 R&C는 어떠한 상관 관계를 가질까요? 쉽게 예상하실 수 있겠지만,기업이 속한 산업의 KSF와 기업의 Core R&C가 일치한다면, 그 산업내에서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너무나 쉬운 이야기였나요? 하지만 말로는 이렇게 간단히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정작 비즈니스에 뛰어들어서는 쉽게 잊는 것 같습니다. 수많은 엔지니어들이 자신의 Core R&C인 기술력만을 가지고 시장에 뛰어들지만, 그러한 R&C가 산업의 KSF와 맞지 않아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수많은 IT벤처 회사들이 호기롭게 시장에 뛰어들지만 쓰라린 실패를 경험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그럼 다시 구글로 이야기를 회귀시켜 보겠습니다. 구글은 어떻게 다른 IT회사와 차별점을 두고 지금의 영광을 얻을 수 있었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산업 내의 KSF와 구글이라는 기업 자체의 Core R&C가 정확히 맞아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서 어떻게 그러한 성공이 가능했는지 차근차근 알아보도록 하죠.


구글은 98년 스탠포트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과 래리 페이지(Larry Page)라는 두 명의 학생에 의해 탄생합니다. 그들은 다른 사이트에서 인용되는 빈도가 높을수록 그 사이트에 높은 점수를 주는 방법을 통해 기존에 없던 색다른 검색엔진을 만들어 냅니다. 당시 검색엔진 시장은 야후, 알타비스타, 익사이트 등이 치열한 경쟁구도를 벌이는 포화된 시장이었기 때문에 이들은 자신들의 검색 엔진을 이러한 기업에 팔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들은 자신들이 직접 기업을 만들어 치열한 경쟁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위대한 기업 구글의 시작입니다.
- 검색 엔진 시장의 KSF와 당시의 시장 상황
어찌보면 너무도 무모한 도전을 하기로 결심한 구글의 두 창업자는 무슨 생각이었을까요? 그들은 아마 검색 시장의 KSF를 정확히 분석하였고, 자신들의 R&C가 그 방향과 완전히 부합한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검색 사이트의 핵심은 말 그대로 '검색'이라는 것에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찾고 싶은 것을 검색하기을 위해 검색 사이트에 들어가고, 검색 사이트는 유입된 트래픽을 바탕으로 광고 등의 수익모델을 만들어 사업을 영위해 갑니다. 즉, 검색 엔진 시장의 KSF는
1, 신속하고 정확한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것


2. 검색을 하기 위해 유입된 사람들의 트래픽을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이하 BM) 확립

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해서 봐야할 점은 2번은 1번에 종속된 KSF라는 것입니다. 1번이 제대로 이루어질 때에만 2번이 KSF로써 그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지요.


당시에는 이미 인터넷 사용자가 1억명을 돌파하여, 많은 검색 사이트들은 시장을 포화 상태라 판단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검색 엔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배너 광고를 붙이고 뉴스를 퍼 나르는 등 콘텐츠의 다변화 및 BM의 확장을 꾀했고, 이는 일시적인 기업의 성장을 가지고 왔습니다. 하지만 정체된 검색 엔진으로는 방대해져만 가는 웹의 수많은 정보 속에서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찾기가 점점 힘들어집니다.
- 핵심이 되는 KSF를 절묘히 이용한 구글의 전략


구글은 이와 같은 상황을 절묘하게 파고 들었습니다. 바로 '검색만을 위한 검색 사이트'를 만들기로 한 것이지요. 구글은 다른 사이트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막강한 성능을 자랑하는 검색엔진을 만들었고, 로고 아래 하나의 검색창과 하나의 버튼만이 존재하는 심플한 검색 사이트가 탄생시켰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Core R&C -매우 우수한 검색 엔진-을 그 산업에서의 KSF와 완벽하게 합치시켜 전략을 결정한 것입니다. 이렇게 산업의 가장 기본적인 KSF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사이트를 탄생시킨 구글의 행보는 거침없었습니다. 스탠포드에서 그 성능을 인정받아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사용자들은 잡다한 다른 정보가 노출되지 않으면서 최고의 검색 결과를 가져오는 구글에 열광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01년에는 야후를 제치고 검색 엔진 시장에서 당당히 Market Share 1위를 달성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검색 엔진의 극대화'만 있었다면, 구글은 생존의 문제에 부딪쳤을 것입니다. 많은 사용자가 몰릴수록 트래픽에 부하가 걸리고, 트래픽의 부하는 바로 서버 운영 비용으로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구글은 이러한 상황에서 또다른 KSF를 바라보았고, 그들의 Core R&C를 발전시켜 이 부분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습니다. 바로 구글의 획기적인 광고 모델이 그 것입니다. 구글은 자신의 뛰어난 검색엔진(Core R&C)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인터넷 광고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합니다. 기존 검색 포털에서는 배너 광고를 통해 무작위로 광고를 노출시켰다면, 구글에서는 사용자가 검색한 키워드에 맞는 광고를 우선순위로 보여주었습니다. 사용자가 검색을 할 경우 그 키워드는 사용자의 관심사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키워드와 관련된 광고가 노출될 경우 사용자는 보다 큰 관심을 갖게 될 것이고 그 링크를 통해 유입될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이용한 것입니다. 사용자는 자신이 검색한 내용과 관련된 광고를 보기 때문에 거부감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사이트로 유입되는 확률이 엄청나게 늘었고, 광고주는 이러한 효과에 크게 만족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 현재에도 계속되는 구글의 성공 전략
이와 같이 산업의 KSF와 자사의 R&C를 절묘하게 결합하는 구글의 전략은 현재에도 진행형입니다. 현재의 구글은 검색 엔진 시장에서 벗어나 전세계 웹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웹 시장은 다른 어떤 시장 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시장입니다. 기업의 빠른 변화와 혁신이야 말로 웹 시장의 가장 중요한 KSF라 할 수 있습니다. 구글은 엄청난 공룡기업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타 벤처 기업보다도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기업이 속하는 산업의 크기가 달라지고 상황이 변화함에 따라 KSF가 유동적으로 변하는 시대에서, 그에 맞춰 자신의 Core R&C를 최선의 상태로 유지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구글의 거침없는 행보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구글이 시장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KSF을 누구보다 빨리 감지하고, 자신의 R&C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가는 기업이라는 것입니다. 여러모로 구글은 배울 점이 참 많은 기업인 것 같습니다.

Tuesday, May 11, 2010

애플, 모바일 광고 '아이애드' 6월 선보여 (머니투데이, 2010/4월)

광고 사업에 처음 진출하는 애플이 올해 '아이애드' 프리미엄 광고 단가를 100만 달러 가까이 책정할 방침이다.  이는 기존 유사한 모바일 광고 단가가 10만~20만달러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0배에 달하는 것으로 광고업계에서는 처음 진출하는 애플이 기준을 너무 높게 잡은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아이애드'는 아이폰ㆍ아이팟ㆍ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의 애플리케이션 상에 띄울 수 있는 모바일 광고다.  애플은 소비자가 광고 배너를 볼 때마다 광고주에게 1센트씩 광고비를 청구할 계획이다. 또 사용자가 배너를 터치하면 광고 팝업이 나타나는데, 이때는 2달러를 청구할 예정이다.  100만달러 패키지와 같은 대형광고주에게는 다양한 시각물과 터치시 팝업 광고 등으로 구성된 프리미엄 광고를 제공하게 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아이애드'의 광고 시청자는 상당하다. 애플은 지금까지 아이폰과 아이팟터치 8500만 대를 판매했으며 사용자들은 애플리케이션을 하루에 약 30분정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정통한 관계자는 애플이 선보일 새로운 모바일 기기의 광고기능, 아이애드가 1000만달러 정도의 광고도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모벡스트의 쯔엉 푹은 "이는 상당한 금액"이라며 "애플이 하려는 것은 확실히 위에 있으며 과거를 능가한다"고 말했다.  애플은 이달초 '아이애드'를 선보였다. 광고는 오는 6월부터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의 앱에 적용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이후 아이패드에도 올해 중에 아이애드를 적용할 예정이다.  한편 애플의 대변인은 개발자가 자신이 개발한 앱에 광고를 게재하면 수익의 60%를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이날 개발자 컨퍼런스를 오는 6월7일부터 11일까지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발자 컨퍼런스에서는 차세대 아이폰도 공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Monday, May 10, 2010

Cloud Computing에 대한 이해 (전자신문, 2008/3월)

SWㆍ자료ㆍ보안기능까지 중앙컴퓨터에 두고 인터넷 통해 언제 어디서나 작업
씬 클라이언트ㆍ그리드서 한단계 진화 기술
아마존 이어 MS, IBM 차기 주력사업ㆍ 추진
'디지털 빅브라더' 우려 … '보안'이 관건

"클라우드 컴퓨팅 혁명과 함께 제2의 디지털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가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CES) 기조연설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구글의 에릭 슈미트 CEO 역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대규모 투자 방침을 밝혔고 델과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도 클라우드 컴퓨팅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이란 복수의 데이터센터를 가상화 기술로 통합해 사용자에게 각종 소프트웨어와 보안 솔루션, 컴퓨팅 능력까지 온디맨드 방식으로 제공하는 기술입니다. 대형 컴퓨터에 프로그램이나 문서를 저장하고 사용자는 PC나 휴대폰, PDA 등 다양한 단말기를 통해 접속해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씬 클라이언트와 유사한 개념인데, 단말기의 경우 속도나 크기의 한계가 있었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은 인터넷 접속만 가능하면 고성능 기기가 아니어도 원격으로 하고자 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즉 단말기의 한계를 인터넷 통신망을 통해 보완할 수 있을 만큼 네트워크 대역폭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에 가능한 기술인 것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그리드 컴퓨팅과도 다릅니다. 그리드 컴퓨팅이 수많은 컴퓨터를 하나의 컴퓨터처럼 묶어 분산 처리하는 방식으로 기상예측이나 우주적 문제 등 대규모 연산에 사용돼 왔다면, 클라우드 컴퓨팅은 중앙의 대형 데이터센터의 컴퓨팅 자원을 필요한 이들에게 필요한 순간에 적절하게 배분해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장점은 모든 데이터와 소프트웨어가 중앙에 집중되기 때문에 손쉽게 다른 PC로 이동할 수 있어 장비 관리 업무가 크게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또한 컴퓨팅 자원을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적당하게 할당할 수 있어 유휴 PC나 서버 자원 등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기업들은 키보드와 모니터, 마우스를 갖추고 통신 포트만 연결하면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고 심지어 서버 한 대 없이 인터넷 사업을 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클라우드 컴퓨팅 대표적인 사례로는 세계적인 인터넷 오픈 마켓인 아마존을 꼽고 있습니다. 서버와 스토리지를 자체적으로 소유하기 힘든 소기업이나 개발자를 겨냥한 서비스로, 스토리지 서비스인 S3 서비스와 웹 호스팅 서비스인 EC2로 구성됩니다.

예를 들면 S3의 경우 1기가당 한달 15센트를 받고 EC2는 CPU 개수와 메모리, 디스크 크기에 따라 시간당 10~80센트를 받습니다. 이 서비스는 전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는데 지난해 4분기 기준 개발자 33만여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기업들의 이용도 활발해서 S3와 EC2 서비스의 대역 사용률이 전세계 아마존닷컴 사이트의 사용률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역 사용률을 기준으로 보면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업체보다는 웹 호스팅과 스토리지 임대 업체로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아마존은 실제로 지난 10년간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 20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테스트 중인 DB 서비스까지 본격화되면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아마존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것입니다.

한편 아마존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와 IBM, 델 등도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진입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말하는 클라우드 컴퓨팅은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운영체제, 플랫폼, 디바이스 등에 제한되지 않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합니다. 이를 위해 메일, 메신저, 포토 갤러리 등 기존의 윈도우 라이브 서비스를 대폭 강화했으며, 자사의 소프트웨어들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IBM은 지난해 11월 `블루 클라우드'라고 명명한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을 차기 주력 사업으로 선정했으며, 2010년 상용화를 위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델은 부사장을 팀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했고 썬마이크로시스템즈도 독자적인 프로젝트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엔 어도비가 유명 이미지 편집 소프트웨어인 포토샵의 온라인 버전 출시를 앞두고 있어 클라우드 컴퓨팅은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이런 업계의 움직임과 달리 클라우드 컴퓨팅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몇가지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보안 문제는 가장 큰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과거 메인프레임이 지배하던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처럼 모든 정보가 중앙에 집중됩니다. 가끔 대규모 개인정보가 유출돼 문제가 발생한 사례가 보도되곤 하는데, 만약 클라우드 컴퓨팅이 보편화된 상태에서 중앙 정보 보안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정보의 집적으로 인해 탄생할 `디지털 빅브라더'가 어떤 형태로든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결국 클라이드 컴퓨팅의 정착 시기를 가늠할 열쇠는 보안 문제가 쥐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안정적인 서비스 성패를 좌우할 핵심적인 요소로 꼽힙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연동된 수많은 시스템과 사이트들의 다양한 장애요인을 사전에 감지하고 통제할 수 있는 수준 높은 관리 능력이 있어야만 안정적인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지난 2월 아마존 S3 서비스가 일시 중단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아마존 측은 수많은 사용자가 인증을 요청해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고 해명했지만 이로 인해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킨 것 또한 분명한 사실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씬 클라이언트, 그리드 등 이미 개념적으로는 널리 알려진 기술의 한단계 진화된 모형입니다. 그러나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가상화를 비롯해 아직 성숙하지 않은 새로운 기술들을 함께 적용해야 하는 만큼 당분간은 기존 환경과 새로운 환경이 공존하면서 점진적으로 영역을 확대해 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