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May 12, 2010

KSF & Core R&C of Google

현재 시점에서 IT기업의 최고봉은 어떤 기업일까요?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애플, IBM, 오라클 등 위대한 IT기업이 많이 있지만, 구글이야 말로 현재 시점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IT기업일 것 같습니다.
구글은 2008년 기준으로 약 27조 5천억원(220억 달러)의 매출, 약 5조 2500억원(42억 달러)의 순익을 내는 거대한 공룡 기업입니다.[각주:1] 또한, 비즈니스 위크의 조사에 따르면 2009년에 미국 대학생들이 가장 들어가고 싶은 기업 1위 자리를 꿰차고 있습니다.
혹시 '21'이라는 영화를 보셨는지요? MIT의 수학 천재들이 교수와 함께 카드 카운팅을 통해 라스베가스의 블랙잭을 평정하는 영화입니다. 그 영화에서 교수가 수학 천재인 주인공에게 조직의 일원이 되지 않겠냐는 제안을 합니다. 당시 조직에는 1명의 결원이 생겨 추가적인 조직원이 필요한 상황이었지요. 그런 상황에서 주인공은 묻습니다. "이렇게 큰 돈벌이가 되는 조직에 왜 결원이 생긴거죠?" 그러자 교수는 대답합니다. "구글에 취직됐어" 주인공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되묻습니다. "그렇다고 이런 좋은 자리를 박차고 나가요?" 그러자 교수의 대답이 가관입니다. "구글은 가야돼"


영화 속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PPL중 하나였지만, 만약 그 기업이 구글이 아니었다면 시청자들은 그 내용에 절대 공감하지 못했을 겁니다. 현재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는 구글의 위상은 이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

98년부터 시작하여 고작 11년 정도밖에 안된 회사가 어떻게 수십년씩 IT의 강자로 군림해 오던 다른 기업들을 물리치고 지금의 자리에 설 수 있었을까요? 이에 대한 분석을 위해서 먼저 Key Success Factor(이하 KSF)와 Resource & Capability(이하 R&C)라는 개념부터 알고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KSF의 개념 소개


KSF는 Key Success Factor의 줄임말입니다. 단어를 해석하면 아시겠지만 '핵심 성공 요인'이라고 쉽게 풀어 쓸 수 있겠습니다. 한 산업 내의 경쟁 속에서 성공하기 위해 핵심이 되는 요소들을 말하는 것이지요. 다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KSF라는 개념이 한 기업이 아닌 산업의 단위에서 사용되는 용어라는 것입니다.
KSF는 말 그대로 성공을 위한 Key입니다.
- R&C의 개념 소개
R&C는 Resorce & Capability의 줄임말로,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자원과 역량을 말합니다. 앞 서 설명드린 KSF가 산업의 단위에서의 성공 요소를 분석한다면, R&C는 기업 내부의 단위에서 자사의 상황을 분석을 합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개념을 먼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Resource는 공장, 기계, 건물 등의 유형자원(tangible resource)와 기업이미지, 브랜드 이미지, 기술 및 특허권 등의 무형자원(intangible resource), 그리고 인적자원(human resource)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Resource는 다이아몬드의 원석과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Capability는 앞 서 언급한 Resource를 다른 경쟁기업에 비해 얼마만큼 잘 이용하는지를 이야기해 줍니다. 즉, 자사의 경쟁 우위를 가져다 주는 기업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Resource가 다이아몬드의 원석이었다면, Capability는 원석을 얼마만큼 세련된 다이아몬드로 가공할 수 있는지에 관한 지표입니다.


이러한 자원과 역량 중에 그 기업의 핵심을 이루고, 기업 내부의 강한 경쟁력을 발현시키는 것을 Core R&C라고 합니다. Core R&C를 판단하는 기준은 Value(가치)와 Imitability(모방성)이 있습니다. 높은 가치를 창출하며 모방하기 어려운 자원과 역량이 그 기업을 이끄는 Core R&C로 자리잡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Core R&C는 기업이 갖는 Competitive Adventage(경쟁 우위)의 근간이 됩니다.


다이아몬드 원석은 Resource이고,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세공 기술이 Capability입니다.
- KSF와 R&C의 상관관계
여기까지 설명드린 KSF와 R&C는 어떠한 상관 관계를 가질까요? 쉽게 예상하실 수 있겠지만,기업이 속한 산업의 KSF와 기업의 Core R&C가 일치한다면, 그 산업내에서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너무나 쉬운 이야기였나요? 하지만 말로는 이렇게 간단히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정작 비즈니스에 뛰어들어서는 쉽게 잊는 것 같습니다. 수많은 엔지니어들이 자신의 Core R&C인 기술력만을 가지고 시장에 뛰어들지만, 그러한 R&C가 산업의 KSF와 맞지 않아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수많은 IT벤처 회사들이 호기롭게 시장에 뛰어들지만 쓰라린 실패를 경험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그럼 다시 구글로 이야기를 회귀시켜 보겠습니다. 구글은 어떻게 다른 IT회사와 차별점을 두고 지금의 영광을 얻을 수 있었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산업 내의 KSF와 구글이라는 기업 자체의 Core R&C가 정확히 맞아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서 어떻게 그러한 성공이 가능했는지 차근차근 알아보도록 하죠.


구글은 98년 스탠포트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과 래리 페이지(Larry Page)라는 두 명의 학생에 의해 탄생합니다. 그들은 다른 사이트에서 인용되는 빈도가 높을수록 그 사이트에 높은 점수를 주는 방법을 통해 기존에 없던 색다른 검색엔진을 만들어 냅니다. 당시 검색엔진 시장은 야후, 알타비스타, 익사이트 등이 치열한 경쟁구도를 벌이는 포화된 시장이었기 때문에 이들은 자신들의 검색 엔진을 이러한 기업에 팔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들은 자신들이 직접 기업을 만들어 치열한 경쟁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위대한 기업 구글의 시작입니다.
- 검색 엔진 시장의 KSF와 당시의 시장 상황
어찌보면 너무도 무모한 도전을 하기로 결심한 구글의 두 창업자는 무슨 생각이었을까요? 그들은 아마 검색 시장의 KSF를 정확히 분석하였고, 자신들의 R&C가 그 방향과 완전히 부합한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검색 사이트의 핵심은 말 그대로 '검색'이라는 것에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찾고 싶은 것을 검색하기을 위해 검색 사이트에 들어가고, 검색 사이트는 유입된 트래픽을 바탕으로 광고 등의 수익모델을 만들어 사업을 영위해 갑니다. 즉, 검색 엔진 시장의 KSF는
1, 신속하고 정확한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것


2. 검색을 하기 위해 유입된 사람들의 트래픽을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이하 BM) 확립

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해서 봐야할 점은 2번은 1번에 종속된 KSF라는 것입니다. 1번이 제대로 이루어질 때에만 2번이 KSF로써 그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지요.


당시에는 이미 인터넷 사용자가 1억명을 돌파하여, 많은 검색 사이트들은 시장을 포화 상태라 판단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검색 엔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배너 광고를 붙이고 뉴스를 퍼 나르는 등 콘텐츠의 다변화 및 BM의 확장을 꾀했고, 이는 일시적인 기업의 성장을 가지고 왔습니다. 하지만 정체된 검색 엔진으로는 방대해져만 가는 웹의 수많은 정보 속에서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찾기가 점점 힘들어집니다.
- 핵심이 되는 KSF를 절묘히 이용한 구글의 전략


구글은 이와 같은 상황을 절묘하게 파고 들었습니다. 바로 '검색만을 위한 검색 사이트'를 만들기로 한 것이지요. 구글은 다른 사이트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막강한 성능을 자랑하는 검색엔진을 만들었고, 로고 아래 하나의 검색창과 하나의 버튼만이 존재하는 심플한 검색 사이트가 탄생시켰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Core R&C -매우 우수한 검색 엔진-을 그 산업에서의 KSF와 완벽하게 합치시켜 전략을 결정한 것입니다. 이렇게 산업의 가장 기본적인 KSF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사이트를 탄생시킨 구글의 행보는 거침없었습니다. 스탠포드에서 그 성능을 인정받아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사용자들은 잡다한 다른 정보가 노출되지 않으면서 최고의 검색 결과를 가져오는 구글에 열광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01년에는 야후를 제치고 검색 엔진 시장에서 당당히 Market Share 1위를 달성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검색 엔진의 극대화'만 있었다면, 구글은 생존의 문제에 부딪쳤을 것입니다. 많은 사용자가 몰릴수록 트래픽에 부하가 걸리고, 트래픽의 부하는 바로 서버 운영 비용으로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구글은 이러한 상황에서 또다른 KSF를 바라보았고, 그들의 Core R&C를 발전시켜 이 부분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습니다. 바로 구글의 획기적인 광고 모델이 그 것입니다. 구글은 자신의 뛰어난 검색엔진(Core R&C)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인터넷 광고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합니다. 기존 검색 포털에서는 배너 광고를 통해 무작위로 광고를 노출시켰다면, 구글에서는 사용자가 검색한 키워드에 맞는 광고를 우선순위로 보여주었습니다. 사용자가 검색을 할 경우 그 키워드는 사용자의 관심사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키워드와 관련된 광고가 노출될 경우 사용자는 보다 큰 관심을 갖게 될 것이고 그 링크를 통해 유입될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이용한 것입니다. 사용자는 자신이 검색한 내용과 관련된 광고를 보기 때문에 거부감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사이트로 유입되는 확률이 엄청나게 늘었고, 광고주는 이러한 효과에 크게 만족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 현재에도 계속되는 구글의 성공 전략
이와 같이 산업의 KSF와 자사의 R&C를 절묘하게 결합하는 구글의 전략은 현재에도 진행형입니다. 현재의 구글은 검색 엔진 시장에서 벗어나 전세계 웹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웹 시장은 다른 어떤 시장 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시장입니다. 기업의 빠른 변화와 혁신이야 말로 웹 시장의 가장 중요한 KSF라 할 수 있습니다. 구글은 엄청난 공룡기업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타 벤처 기업보다도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기업이 속하는 산업의 크기가 달라지고 상황이 변화함에 따라 KSF가 유동적으로 변하는 시대에서, 그에 맞춰 자신의 Core R&C를 최선의 상태로 유지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구글의 거침없는 행보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구글이 시장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KSF을 누구보다 빨리 감지하고, 자신의 R&C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가는 기업이라는 것입니다. 여러모로 구글은 배울 점이 참 많은 기업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