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y 10, 2010

Cloud Computing에 대한 이해 (전자신문, 2008/3월)

SWㆍ자료ㆍ보안기능까지 중앙컴퓨터에 두고 인터넷 통해 언제 어디서나 작업
씬 클라이언트ㆍ그리드서 한단계 진화 기술
아마존 이어 MS, IBM 차기 주력사업ㆍ 추진
'디지털 빅브라더' 우려 … '보안'이 관건

"클라우드 컴퓨팅 혁명과 함께 제2의 디지털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가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CES) 기조연설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구글의 에릭 슈미트 CEO 역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대규모 투자 방침을 밝혔고 델과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도 클라우드 컴퓨팅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이란 복수의 데이터센터를 가상화 기술로 통합해 사용자에게 각종 소프트웨어와 보안 솔루션, 컴퓨팅 능력까지 온디맨드 방식으로 제공하는 기술입니다. 대형 컴퓨터에 프로그램이나 문서를 저장하고 사용자는 PC나 휴대폰, PDA 등 다양한 단말기를 통해 접속해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씬 클라이언트와 유사한 개념인데, 단말기의 경우 속도나 크기의 한계가 있었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은 인터넷 접속만 가능하면 고성능 기기가 아니어도 원격으로 하고자 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즉 단말기의 한계를 인터넷 통신망을 통해 보완할 수 있을 만큼 네트워크 대역폭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에 가능한 기술인 것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그리드 컴퓨팅과도 다릅니다. 그리드 컴퓨팅이 수많은 컴퓨터를 하나의 컴퓨터처럼 묶어 분산 처리하는 방식으로 기상예측이나 우주적 문제 등 대규모 연산에 사용돼 왔다면, 클라우드 컴퓨팅은 중앙의 대형 데이터센터의 컴퓨팅 자원을 필요한 이들에게 필요한 순간에 적절하게 배분해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장점은 모든 데이터와 소프트웨어가 중앙에 집중되기 때문에 손쉽게 다른 PC로 이동할 수 있어 장비 관리 업무가 크게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또한 컴퓨팅 자원을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적당하게 할당할 수 있어 유휴 PC나 서버 자원 등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기업들은 키보드와 모니터, 마우스를 갖추고 통신 포트만 연결하면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고 심지어 서버 한 대 없이 인터넷 사업을 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클라우드 컴퓨팅 대표적인 사례로는 세계적인 인터넷 오픈 마켓인 아마존을 꼽고 있습니다. 서버와 스토리지를 자체적으로 소유하기 힘든 소기업이나 개발자를 겨냥한 서비스로, 스토리지 서비스인 S3 서비스와 웹 호스팅 서비스인 EC2로 구성됩니다.

예를 들면 S3의 경우 1기가당 한달 15센트를 받고 EC2는 CPU 개수와 메모리, 디스크 크기에 따라 시간당 10~80센트를 받습니다. 이 서비스는 전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는데 지난해 4분기 기준 개발자 33만여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기업들의 이용도 활발해서 S3와 EC2 서비스의 대역 사용률이 전세계 아마존닷컴 사이트의 사용률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역 사용률을 기준으로 보면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업체보다는 웹 호스팅과 스토리지 임대 업체로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아마존은 실제로 지난 10년간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 20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테스트 중인 DB 서비스까지 본격화되면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아마존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것입니다.

한편 아마존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와 IBM, 델 등도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진입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말하는 클라우드 컴퓨팅은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운영체제, 플랫폼, 디바이스 등에 제한되지 않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합니다. 이를 위해 메일, 메신저, 포토 갤러리 등 기존의 윈도우 라이브 서비스를 대폭 강화했으며, 자사의 소프트웨어들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IBM은 지난해 11월 `블루 클라우드'라고 명명한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을 차기 주력 사업으로 선정했으며, 2010년 상용화를 위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델은 부사장을 팀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했고 썬마이크로시스템즈도 독자적인 프로젝트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엔 어도비가 유명 이미지 편집 소프트웨어인 포토샵의 온라인 버전 출시를 앞두고 있어 클라우드 컴퓨팅은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이런 업계의 움직임과 달리 클라우드 컴퓨팅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몇가지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보안 문제는 가장 큰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과거 메인프레임이 지배하던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처럼 모든 정보가 중앙에 집중됩니다. 가끔 대규모 개인정보가 유출돼 문제가 발생한 사례가 보도되곤 하는데, 만약 클라우드 컴퓨팅이 보편화된 상태에서 중앙 정보 보안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정보의 집적으로 인해 탄생할 `디지털 빅브라더'가 어떤 형태로든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결국 클라이드 컴퓨팅의 정착 시기를 가늠할 열쇠는 보안 문제가 쥐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안정적인 서비스 성패를 좌우할 핵심적인 요소로 꼽힙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연동된 수많은 시스템과 사이트들의 다양한 장애요인을 사전에 감지하고 통제할 수 있는 수준 높은 관리 능력이 있어야만 안정적인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지난 2월 아마존 S3 서비스가 일시 중단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아마존 측은 수많은 사용자가 인증을 요청해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고 해명했지만 이로 인해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킨 것 또한 분명한 사실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씬 클라이언트, 그리드 등 이미 개념적으로는 널리 알려진 기술의 한단계 진화된 모형입니다. 그러나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가상화를 비롯해 아직 성숙하지 않은 새로운 기술들을 함께 적용해야 하는 만큼 당분간은 기존 환경과 새로운 환경이 공존하면서 점진적으로 영역을 확대해 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