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October 12, 2010

모바일오피스 - 성공 위한 6원칙 M-O-B-I-L-E [2010/10/10, 전자신문]

모바일 오피스 1기 기업이 겪은 공통된 어려움 중 하나는 마땅한 벤치마킹 사례가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이들이 구축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는 소중한 경험이자 자산이다. 모바일 오피스 1기 기업이 2기 기업에게 전하는 조언을 소개한다.

◇동기부여(Motivation)=평양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다. 아무리 좋은 모바일 오피스 환경을 구축했더라도 직원들이 활용하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 지속적인 관리와 성과 보상을 통해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지나치지 않는 선에서는 강제성을 부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개방성(Open)=모든 문을 열어 놓아라. 모바일 오피스와 스마트폰은 현재진행형의 기술이다. 1년 후 어떤 형태로 발전할지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도입 초기부터 멀티 운용체계(OS), 멀티 단말기를 염두에 두고 유연한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비즈니스(Business)=스마트폰으로 이메일 확인하고 임직원 정보조회만 하기는 아깝다. 현장 영업과 사업부서용 시스템을 연계해 회사 실적을 높이는 쪽으로도 활용해야 한다. 최고경영자(CEO)는 분명 최고정보책임자(CIO)의 노고를 치하할 것이다.

◇혁신(Innovation)=국내 대기업의 한 CIO는 “모바일 오피스의 끝은 없다”고 말했다. 직원들에게 스마트폰 지급했다고 모바일 오피스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모바일 오피스 환경을 고도화해 나가야 한다.

◇자유(Liberty)=모바일 오피스는 직원들의 업무형태를 감시하는 신형 족쇄가 아니다. 직원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쉽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1차 목표다.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것’과 ‘언제 어디서나 일 해야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경제성(Economic)=스마트폰은 대당 수십만원을 호가한다. 모바일 오피스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데도 적지 않은 비용이 투입된다. 스마트폰 교체와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 중장기적인 계획 없이 시작하면 향후 CIO가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단말 기종과 도입 규모 등을 선택하기에 앞서 충분한 타당성 검토가 필요한 이유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Monday, September 13, 2010

호킹, 과학은 신을 불필요하게 만든다 [2010/9/8, 한겨레]

"물리학 법칙이 인간 존재이유 설명할 것"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할 순 없다. 하지만 과학은 신을 불필요하게 만든다."

최근 신간 출간을 앞두고 전세계에 '신의 존재'를 둘러싼 격렬한 논쟁을 일으키고 있는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사진) 박사가 7일 미국 < 에이비시 > (ABC) 방송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직접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번주 나올 미국의 물리학자 겸 베스트셀러 작가인 리어나드 믈로디노프와의 공저 < 위대한 설계 > 에서 호킹이 "뭔가 흥분될 만한 일을 하기 위해 그리고 우주가 지속되기 위해 신을 불러들일 필요는 없다"고 쓴 것으로 전해진 뒤, 전세계에선 새삼 '무신론 논쟁'이 불붙었다.

호킹 박사는 신의 손이 아니라 물리학의 법칙이 '왜 우리가 여기에 있는지' 설명해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물리학자들은 왜 빅뱅이 일어났는지 설명하게 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완전한 무'에서 우주가 창조되었다는 것을 뜻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신을 필요로 할까? 호킹 박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소외되지 않고 더욱 큰 전체의 일부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는 어떤 것을 생각하려고 한다"며 "열망하지만 반드시 성취하지는 않는 윤리질서나 생활방식의 권위로서 신을 찾는다"고 답했다.

그는 1988년의 저서 < 시간의 역사 > 에선 "우리가 하나의 완전한 이론을 발견한다면, 그것은 인간 이성의 궁극적 승리가 될 것이다. 그것은 신의 마음을 알게 됨을 뜻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호킹이 그 '완전한 이론'을 발견했다고 주장하지는 않았지만 1992년 태양계와 흡사한 행성시스템 발견 등을 포함한 그 뒤의 연구와 관찰을 통해 우주의 창조에 신은 필요하지 않다는 믿음으로 옮겨간 셈이라고 < 에이비시 > 방송은 지적했다.

하지만 호킹은 "궁극적으로 우리가 만물의 법칙과 우리가 여기에 존재하는 이유를 알아낸다면 이는 오랜 시간에 걸친 많은 사람들의 협력에 따른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해 자신이 주장한 바가 입증되려면 길고긴 어려운 작업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M 이론과 같은 이론이 점차 모든 것을 묶어 결국 우주에 대한 설명을 할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서 할 수 있는 말은 그것이 일어나게 하는 데 신이 필요하진 않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Wednesday, September 1, 2010

TVㆍ휴대폰ㆍPC '하나로'…3스크린 서비스 생활 속으로 (한국경제, 2010.09.01)

프로야구 중계 방송을 보던 A씨는 대타로 나와 깜짝 홈런을 친 신인 선수가 누구인지 궁금해졌다. 리모컨으로 해당 선수를 북마크하자 인터넷에서 검색된 정보가 휴대폰에 떠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아마추어 국가대표를 거친 화려한 경력을 보자 과거의 경기 모습까지 궁금해져 관심 선수로 등록해 둔다. 다음날 회사에 출근한 A씨가 PC를 켜니 방송사로부터 메일이 도착해 있다. 이를 클릭하자 어제 등록해 놓은 신인 선수의 경기를 모아 둔 주문형비디오(VOD) 영상 목록이 뜬다. 스마트TV의 등장과 3스크린 플레이의 활성화로 머지않아 나타날 TV 시청 모습이다.

휴대폰 PC TV 등 대표 전자기기를 인터넷으로 연결해 언제 어디서든 끊김없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3스크린 플레이 시대가 열린다. 자주 쓰는 서비스를 TV에 내려받아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 방식과 친구와 채팅하며 방송을 함께 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확산되는 등 스마트TV가 능동적 시청 문화 기반의 TV 2.0 시대를 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PC-스마트폰-스마트TV 하나로 연결

스마트TV가 도입되면 'PC-휴대폰-TV'를 잇는 3스크린 서비스가 본격 확산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스마트TV로 보던 영화나 드라마를 이동 중에는 스마트폰으로,사무실 등에서는 PC로 이어 볼 수 있게 된다.

PC와 스마트폰에 이어 TV에도 운영체제(OS)가 탑재되면서 세 기기를 연결해 끊김없이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통신사 · 방송사들은 더 많은 가입자들을 확보하기 위해,제조사들은 스마트 기기 제품군의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3스크린 플레이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3스크린 플레이가 발전하면 각 단말기별로 특화한 정보를 받아 보다 다양하게 콘텐츠를 즐기는 길도 열린다. TV에서 생방송을 보면서 태블릿에서는 관련 VOD를,휴대폰에서는 인터넷 정보를 동시에 확인하는 식이다. 호주 엔터테인먼트업체 후드럼(Hoodlum)은 ABC의 유명 드라마 '로스트'와 BBC '스푹스' 등을 PC 양방향 게임으로 개발,시청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나만의 TV 시대…채팅하며 방송 본다

전자산업에서 스마트란 단어는 흔히 지능적인(intelligent),여러 기능을 갖춘(multi-functional)의 의미로 해석됐다.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면서 개념도 달라지고 있다. 아이폰은 다양한 기능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자신만의 휴대폰을 만들 수 있게 해준다. 어디에 있는지,기분이 어떤지 사소한 일상까지 지인들과 소통하는 SNS가 활성화된 것도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개인화,소셜 네트워크화 등이 스마트의 주요한 의미로 자리잡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인터넷과 항상 연결된 스마트TV도 스마트폰과 비슷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화,드라마를 단순하게 보는 것에서 벗어나 관련 영상과 정보까지 함께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고,친구와 채팅을 하며 같은 영화를 보는 SNS 서비스도 인기를 끌 것이라는 설명이다. 1인 가구 증가 추세와 맞물려 거실에서 가족과 함께 보던 TV가 휴대폰처럼 나만의 TV로 진화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콘텐츠 국경도 사라진다

인터넷 기반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스마트TV는 영어로 들어야 했던 CNN 방송을 한국에서도 자막과 함께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CNN 애플리케이션을 받고 구글 자동 번역 프로그램을 함께 구동하면 한글 자막을 넣은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스마트TV가 방송 콘텐츠의 국경까지 허무는 셈이다.

인터넷의 수많은 콘텐츠 중 필요한 프로그램을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TV포털의 등장도 예상된다. 무료 콘텐츠가 일반화된 인터넷의 영향을 받아 콘텐츠 대가를 받는 대신 광고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새로운 방송 비즈니스 모델이 나타날 전망이다. 구글,애플 등 스마트 전쟁을 주도하는 업체들은 모바일과 TV 광고 시장으로 발을 넓히기 위해 관련 광고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장재현 LG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스마트TV의 등장은 능동적인 인터넷 사용 패턴을 TV로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스마트폰이 이동통신 산업을 변화시켰듯이 스마트TV는 TV 2.0시대라 부를 수 있는 콘텐츠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Monday, August 30, 2010

국내 태블릿PC시장 본격화..`기기·콘텐츠·망 빅뱅 예고` (이데일리, 2010.08.30.)

국내 태블릿PC 시장 경쟁이 본격화 되고 있다.

KT가 엔스퍼트와 공동 개발한 태블릿PC `아이덴티티 탭`을 내달 출시하기로 했고, SK텔레콤도 9월중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을 내놓을 예정이다.

또 LG유플러스도 하반기중 LG전자가 개발중인 태블릿PC를 출시하기로 했다.

또 애플의 아이패드도 올해안에 국내 출시가 예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사간, 제조사간 태블릿PC 판매경쟁이 심화되는 것은 물론 태블릿PC 등장으로 인한 관련산업 변화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통사 `데이터수요 급증에 대비`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전세계 태블릿PC 시장은 올해 700만대에서 2011년 170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은 올해 50만대, 내년 100만대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로 애플 아이패드는 출시 80일만에 300만대 판매를 기록했다.

이처럼 태블릿PC 보급이 급등하면 이동통신사의 데이터트래픽은 스마트폰 시대와 비교해서도 월등히 늘어난다. 태블릿PC는 화면크기가 스마트폰에 비해 커, 단순 텍스트 검색 뿐만 아니라 동영상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모간스탠리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모바일 데이터트래픽은 2009년 대비 2014년 39배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2014년 데이터트래픽 예측중 69% 비중이 동영상이다.

이에 따라 태블릿PC 보급은 이통사들의 망 구축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4세대 이동통신망 구축시기를 앞당기고, 와이파이 등을 통한 망 분산전략도 확산될 전망이다.

◇IT 디바이스 시장 변혁..`넷북·e북 대체`

포레스트 리서치는 지난 6월 보고서를 통해 미국내 태블릿PC 보급추이는 2012년께 넷북을 추월하고 2013년께 데스크톱을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조사기관 리트로보가 지난 5월 미국내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한 결과, 넷북 구매 희망자는 22%인 반면 아이패드 구매 희망자는 78%로 나타났다. 넷북 매출 성장률도 2009년 7월 641%(전년동기대비)에서 12월 179%로 떨어졌고, 2010년 4월에는 5%에 불과했다.

태블릿PC가 넷북·PMP·e북 등 IT 디바이스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태블릿PC는 7인치·9인치 화면으로 스크린기능이 뛰어나고, 편리한 이동성과 터치UI로 PC시장을 대체할 능력이 있다. 여기에 N스크린 시대로 이동하면서 스마트폰과 함께 일정부분 TV기능도 보완할 수 있다.

한국보다 태블릿PC 시장이 빨리 열린 미국 소비자들의 이용행태를 보면 이메일, 웹서핑, 동영상, 음악, 애플리케이션, e북 등 활용도가 다양하다.

KT 관계자는 "태블릿PC는 IPTV나 휴대폰과 달리 집 밖에선 개인적인 오피스 용도로, 집 안에선 개인·가족용도로 활용되는 범용단말"이라면서 "PMP·e북을 완벽하게 대체하고 넷북·노트북까지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신문·도서·게임 등 콘텐츠산업도 바뀐다..`에코시스템` 필요

태블릿PC 등 디바이스의 변화는 콘텐츠산업에도 일대 변혁을 가져올 전망이다.

우선, 많은 사용자들이 태블릿PC의 킬러 콘텐츠로 신문을 손꼽고 있다. 태블릿PC가 7·9인치 크기로 신문지면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노트북 보다 가볍고 부팅시간도 빨라 개인화가 편하고,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통신망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지금까지 종이로만 뉴스를 전달했던 신문사들은 태블릿PC를 이용한 신문제작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신문사들도 웹 형식에서 벗어나 태블릿PC 이용자들을 위한 PDF파일 형식으로 별도 콘텐츠 제작에 들어갔다.

도서콘텐츠도 e북 시대에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태블릿PC 보급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이면서 앞으로 도서·만화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날 전망이다. 또 게임을 비롯해 영화·드라마 등 콘텐츠 산업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를 중심으로 한 교육목적으로 콘텐츠 산업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태블릿PC 시대로 넘어가면서 콘텐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준비가 부족한 국내 태블릿PC 시장에서는 에코시스템 형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태블릿PC만 놓고 보는 디바이스 경쟁이 아니라 출판, 미디어, 게임, 포털 등과 엮는 다양한 에코시스템을 형성해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Thursday, August 19, 2010

아이폰 연타석 홈런..애플 성공의 비밀은 (연합뉴스, 2010.08.19)

애플 아이폰4가 하루 만에 11만명의 예약가입자를 끌어모으면서 국내에 또다시 아이폰 열풍이 불어닥치고 있다.

지난 6월 해외 출시 이후 안테나 이슈가 불거진데다 갤럭시S 등 안드로이드 진영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아이폰4의 국내 판매량이 기대에 못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단숨에 불식시키는 결과다.

아이폰이 고객으로부터 변함없는 열광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애플과 애플 제품의 성공 요인에 대한 관심이 다시 제고되고 있다.

◇예약 열풍, '대박' 신화 이어질까 = 19일 KT에 따르면 지난 18일 아이폰4 예약가입 유형의 46%가 번호이동이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고객들이 대거 KT로 갈아탔다는 이야기다.

이는 포인트와 결합상품 등의 기득권을 포기했다는 이야기다. 이는 기득권을 포기할 정도로 아이폰4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분석을 낳게 한다.

물론 첫날 예약가입자의 상당수는 아이폰4를 기다려온 열성적인 대기수요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때문에 앞으로 며칠간 예약까지 할 정도의 열성적인 대기수요가 끝날 경우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러나 첫날 12만명에 달할 정도의 폭발적인 예약가입 물결은 상당한 파급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우선 스마트폰으로 바꾸려는 대기수요자들의 동요가 심할 수 있다. 몇 달간 아이폰4에 대한 '데쓰그립' 논란과 안티 애플 정서 등이 대두되면서 아이폰4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생겨났지만, 예약가입 열풍은 이 같은 부정적인 인식을 끌어내리느 보증 수표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아이폰이라는 브랜드 자체를 소유했다는 것 자체로 '엣지' 효과를 가질 수 있다는 의식도 반영될 것"이라며 "예약가입 열풍 현상은 스마트폰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에게 강한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아이폰4에 대해 청사진만을 제시할 수는 없다. 미국에서 논란이 된 '데쓰그립'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논란이 된다면 통화품질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특성상 상당한 감점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지국과 중계기가 촘촘한 국내 통신 환경상 수신불량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 KT는 이미 통화 품질 테스트를 통해 극히 예외적인 상황만 제외하고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9월 초·중순께 아이폰4가 출시된 뒤 국내 환경에서의 실질적인 사용 후기 등이 관건"이라며 "스마트폰 사용이 빠르게 확산되는 국내 환경 자체가 판매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해외에서도 아이폰 고객 충성도 으뜸 = 애플 제품, 특히 아이폰에 대한 고객들의 충성도는 이미 해외에서 여러차례 검증된 바 있다.

아이폰4는 지난 6월 24일 출시된 지 3주 만에 300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안테나 수신 불량 논란 속에서도 애플 기기 사상 유례없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체인지웨이브(ChangeWave)가 지난달 아이폰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소비자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72%가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했고, 21%는 만족한다는 답변을 해 10명 중 9명이 넘는 93%가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는 아이폰3GS의 99%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지만 여전히 아이폰4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언론을 통해 크게 부각된 '데쓰그립', 즉 안테나 이슈 역시 실제 소비자들 이용 과정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이폰4 이용자 중 통화 끊김을 경험한 이들의 비율은 전체의 5.2%로 아이폰3GS의 6.3%에 비해 오히려 낮게 나타났다.

아이폰 이용자들의 충성도는 다른 휴대전화 사용자들과 비교해도 월등하다.

체인지웨이브의 지난 3월 발표에 따르면 '최근 6개월 간 구입한 스마트폰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애플 아이폰 고객 중 77%는 만족한다고 응답해 업계 평균(47%)을 월등히 상회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모토로라가 64%로 2위, HTC가 51%로 3위, 리서치 인 모션(RIM)이 46%로 4위를 차지했고, 팜(45%), LG전자(40%), 삼성전자(35%)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애플 경험가치가 혁신.성공 요인" = 애플 아이폰4가 해외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예약판매에서 광풍을 불러오면서 애플과 애플 제품의 성공요인에 대한 관심이 다시 제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KT경제경영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경험경제에 바탕을 둔 애플의 혁신과 성공'이라는 보고서에서 애플의 성공을 풀어내는 새로운 키워드로 '경험경제'를 제시했다.

경험경제 이론은 앨빈 토플러에 의해 최초로 도입된 개념으로, 고객은 상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상품에 담긴 스토리와 경험, 즉 모험과 경험을 산다고 주장한다.

보고서는 이러한 측면에서 애플의 경험가치는 크게 ▲단순함 ▲일관성 ▲새로움 ▲차별성 등 4가지 항목으로 이뤄진다고 분석했다.

우선 애플은 '버림'으로써 단순함을 추구하는 회사라고 설명이다. 단순한 인터페이스와 디자인은 애플 제품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수많은 기능들로 '떡칠'된 제품보다 애플은 단순한 제품을 지향한다.

아울러 기존 제조업체들이 배터리 수명, 고화질 카메라 등 인상적인 기능개선을 위해 비 일관성과 복잡성을 증대시킨 반면 애플은 인터페이스 통일, 데이터 싱크를 통해 애플의 어느 기기에서나 일관된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팟터치 사용자가 큰 어려움없이 아이폰을, 아이폰 사용자가 역시 능숙하게 아이패드를 다룰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일관성 때문이다.

애플은 또 과거에 이미 출시된 MP3 플레이어,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을 재창조해 '익숙하지만 낯선' 새로움을 제공하면서 고객을 만족시키고 있다.

마지막으로 아이폰의 터치감과 같은 미세한 배려 또는 기술적 우월성을 통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감동을 주는 것이 애플의 성공요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고객은 애플 기기에 대한 경험을 통해 애플에 대한 진정성을 갖게 되며 이것이 높은 고객 충성도와 재구매율로 연결된다"고 밝혔다.

"애플은 추종-MS.구글 혐오 `광팬' 많다" (2010.08.19, 연합뉴스)

포브스는 18일 IT비평 칼럼을 통해 "애플이나 구글 등 IT 대기업들은 많은 '팬보이'(fanboy, 만화·영화·SF·게임 등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남성팬을 이르는 말)들을 거느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 팬보이는 자신들의 열정을 표시하는 과정에서 타인에 대한 예절 등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추종대상이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충성심을 발휘한다.

이들의 충성심은 사실을 왜곡하고, 개인에 대한 공격이 이성적 사고로 포장된다. "너는 멍텅구리, 천치(가장 경멸하는 말을 넣으면 된다)"라고 말하는 것이 진정한 팬보이임을 보여주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메이저리그의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간 논쟁과 별로 다를 게 없다.

IT분야의 팬보이는 어떤 제품이나 기술을 사랑하거나 혐오하는 것을 즐기는 형태로 나타난다. '사랑하는 대상은 전혀 잘못이 없다'는 '무조건 사랑'식 팬보이와 '관심의 대상은 아무 것도 제대로 하는 것이 없다'는 '그것만 아니면'식의 팬보이로 나눠진다는 것.

최고의 광팬은 애플을 '무조건 사랑'하는 팬보이들이다. 애플 제품이 모든 애플리케이션에 완벽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어떤 사람도 'i-무엇(whatever)'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믿는다. 애플 제품을 사랑하지 않는 가장 논리적인 이유는 사용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두번째는 MS에 대한 '그것만 아니면' 팬보이들. 이른바 BSOD (blue screen of death) 명성 이후 생겨난 것이다. BSOD는 파란색의 MS운영시스템이 에러 발생으로 작동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세번째는 구글의 '그것만 아니면' 팬보이를 꼽을 수 있다. '악이 되지 말자(Don't be evil)'라는 기업 모토가 그들의 공격 대상이다. 중국 검열문제나 스트리트뷰 논란, 망중립성 관련 입장 등이 공격대상이 되고 있다.

이밖에 오픈소스(무상으로 공개된 소스코드 또는 소프트웨어) 신봉자인 리눅스 광팬, 네티즌과 함께 개발해 나가는 웹브라우저인 파이어폭스 지지자들도 광팬으로 꼽을 수 있다.

Tuesday, August 17, 2010

모바일오피스 성공하려면 필요한 곳부터 점진적 도입 (매일경제, 2010.08.16)

"모바일오피스 구축은 IT(정보기술)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을 넘어 기업 문화와 의사소통 방식을 개선하는 작업입니다. 어떤 업무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사전에 철저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신창석 SK텔레콤 기업사업본부장은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모바일오피스 성공을 위한 사전 준비를 강조했다.

모바일오피스 도입은 기업 내 의사결정구조 전반을 혁신하는 관점으로 해석해야 하며 단지 새로운 IT시스템을 도입하는 접근 방식으로는 큰 효과를 거둘 수 없다고 조언했다. 신 본부장이 이끄는 SK텔레콤 기업사업본부는 올해 140여 개 기업에 스마트폰을 보급하며 모바일오피스 체제를 구축했다. 신 본부장은 이 과정에서 어떤 기업이 모바일오피스로 시너지 창출에 성공했는지 생생하게 지켜봤다.

"모바일오피스가 업무 프로세스 자체를 혁신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일하는 방식과 기업문화를 바꿔 기업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그는 "이를 위해 모바일이 가진 신속성과 이동성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를 파악해야 한다"며 "모바일 업무 담당자를 전담인력으로 배치하고 적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야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권한을 부여받은 전문인력이 중심을 잡고 모바일근무 전반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한 모바일이 가진 고유 특성과 회사 내부 사정을 모두 이해하는 적임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모바일오피스로 한 번에 모든 것을 바꾸겠다는 사고방식은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모바일오피스 도입은 달리는 자동차 바퀴를 바꾸는 것과 같습니다. 혼란을 줄이기 위해 점진적인 개선이 중요합니다." 모바일이 모든 업무를 혁신할 수 있다는 지나친 과신도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스마트폰 보안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기업 기밀이 전 직원이 소유한 스마트폰에 분산되는 셈"이라며 "보안이 뛰어난 단말기를 선택해야 하며 원격으로 스마트폰 정보를 삭제할 수 있는 기술이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플 아이애드 공개 넉 달, 결과는? (아이뉴스, 2010.08.17)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모바일 광고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아이애드'를 공개한 지 넉 달 가까이 흐르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미국의 저명한 두 언론이 '아이애드'의 사업성에 대해 전혀 다른 평가를 내리고 있어 주목된다.

먼저 LA타임즈는 최근 보도에서 "아이애드 광고주들이 그 효과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LA타임즈가 인터뷰한 광고주는 자동차 회사 닛산과 소비재 업체인 유니레버의 임원이다.

이들은 아이애드에 광고를 싣기로 한 애플의 초기 파트너 17개 회사 가운데 처음 광고를 게재한 두 회사이다.

LA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닛산 측은 "고객들이 아이애드 광고를 보는 데 평균 90초를 보내는데 이는 보통의 경우보다 10배 길다"고 말했다. 또 "클릭율도 온라인 광고보다 5배 많다"고 밝혔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7월에 닛산과 유니레버의 광고만이 집행됐다"며 "최소 한 개 회사는 이미 광고를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광고를 포기한 회사는 샤넬이라고 이 신문은 밝혔다.

특히 이 신문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지나친 참견으로 미국 광고업계(Madison Avenue)와 마찰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소식통은 "애플 때문에 광고 제작이 번거롭게 되고, 브레인스토밍부터 최종 광고 상품이 나올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불평한다.

애플은 지난 6월 6천만 달러 이상의 아이애드 계약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은 아이애드 정책을 통해 광고로 올린 매출 가운데 60%를 무료 앱 개발자들에게 주고 나머지는 애플이 갖는다.

한편 포춘 인터넷판은 16일(현지시간) 이 두 신문의 보도를 소개한 뒤 진실은 그 중간 어디 쯤에 있을 것이라고 논평하였다.

Monday, August 9, 2010

세기의 커플 '윈텔' 파경? (전자신문, 2010.08.09.)

세기의 커플 `윈텔(윈도+인텔)`의 결혼 생활이 파경으로 치닫고 있다. IT업계의 축이 클라우드 컴퓨팅과 모바일로 옮겨가자 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휘청대던 두 기업이 새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경쟁사와 합종연횡하는 등 서로 거리를 두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8일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와 인텔의 결합인 `윈텔` 시대가 끝났다고 선언했다.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IT업계 세기의 커플은 별거와 결별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전했다.

결혼 생활에 비유해 MS와 인텔의 관계 및 기업 수난사를 분석한 이 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는 “MS와 인텔은 IT의 맥베스 같다”며 독점적으로 힘을 남용하다 결국 시대를 읽지 못하고 뒤처지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윈텔이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 컴퓨팅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던 이유는 윈도와 인텔 아키텍처가 맞물려야 PC가 돌아가도록 규칙을 설정해 뒀기 때문이다. 제조사는 많지만 결국 PC를 PC답게 하는 것은 윈텔 커플의 남다른 `금실`이 있어야 가능했다. 여전히 전 세계 PC의 80% 이상이 `윈텔` 스탠더드에서 돌아갈 정도다. 하지만 이처럼 공고했던 규칙은 `모바일 시대`가 되자 흔들렸다.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과거에는 `라이벌` 축에도 들지 못했던 기업들이 윈텔의 발목을 잡았다. 42년 동안 인텔의 경쟁자로 인식되지 않던 ARM은 스마트폰의 기본이 되는 대부분의 프로세서를 디자인하며 최고 라이벌로 떠올랐다. 애플은 `아이팟`과 `아이폰` `아이패드` 등으로 모바일 패러다임을 장악했다. 일개 컴퓨터 회사에 불과했던 애플은 이제 MS보다 가치가 큰 모바일 강자로 떠올랐다. 구글은 검색서비스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데이터 센터의 거인으로 등장해 MS를 위협했다.

그동안 수직 계열화됐던 IT산업 층위가 화학적으로 수직 결합되는 환경도 윈텔 커플에게 큰 위협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IT산업은 그동안 팬케이크를 쌓아 놓은 것처럼 각각의 층위가 단독적으로 결합해 하나의 흐름을 이뤘다.

하지만 모바일 컴퓨팅과 클라우드 컴퓨팅으로의 이동은 이를 화학적으로 결합시켰다. 칩, 하드웨어, 운용체계(OS), 애플리케이션 등 층층이 쌓여 있던 것이 애플과 구글 같은 회사에 의해 한데 모였다. 애플과 구글은 독자 모바일 OS 개발 등을 통해 IT의 거대한 영역을 깨고 있다.

이 같은 시대 흐름 탓에 윈텔의 20년 해로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MS는 최근 윈도 버전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을 위한 프로세서를 ARM과 함께 만들고 있으며, 인텔은 노키아와 함께 팀을 이뤄 스마트폰 OS인 `미고(Meego)`를 개발했다.

IT 애널리스트들은 “독점에 가려 눈이 어두워진 커플이 큰 기술 패러다임의 충격에 휩싸였다”며 “윈텔 조합은 무너졌고 2개 독점기업 지배 대신에 8~9개 기술 융합 거인들이 경쟁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Friday, August 6, 2010

아이패드를 만드신 잡스 신께 감사드리자!

2009년도 매출액이 26억 유로에 이르는 독일 언론미디어 악셀쉬프링어(Axel-Springer)의 CEO 되프너(Döpfner)는, 지난 2010년 4월 아이패드(iPad)가 언론기업에 선사할 사업 기회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Every publisher in the world should sit down once a day and pray to thank Steve Jobs that he is saving the publishing industry. (전 세계 언론인 또는 언론기업은 하루에 한 번 무릎을 꿇고, 언론 산업을 구원하고 있는 스티브 잡스에게 감사 기도를 드려야 한다.)”

사실 와이어드(Wired)의 아이패드 매출실적을 살펴 본다면, 잡스에 대한 감사 기도가 과한 것은 아니다. 와이어드는 4달러 99센트 가격의 아이패드 앱을 지난 6월 약 10만 개 가량을 판매하였다. 반면 종이잡지 와이어드 6월호는 74000 부가 팔리는데 그쳤다. 물론 종이판과 아이패드판 와이어드는 근본적으로 다른 상품이다. 아이패드 와이어드에는 동영상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요소와 다채로운 인터액티브 양식이 넘쳐나고 있다. 더이상 우리가 알고 있는 ‘종이잡지(magazine)’ 와이어드가 아니다.

그렇다면 와이어드처럼 소비자로부터 신뢰받는 언론 콘텐츠가 아이패드에 적합한 ‘형식의 혁신’을 이뤄낸다면, 굳게 닫힌 소비자의 지갑 문이 열릴 수 있을까?

와이어드는, 아이패드로 대변되는 태블릿(Tablet)에서 유료화에 성공한 모델로 그 ‘일반성’을 가질 수 있을까?

나의 대답은 NO, NO다.

이러한 부정의 일차적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종이잡지 와이어드는 미국이라는 지역시장에 제한되어 있지만, 아이패드 앱(App) 와이어드는 현재 약 3백 만에 이르는 전 세계 아이패드 얼리어답터 소비자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2) 종이잡지 와이어드는, 이미 웹에서 무료로 제공된 콘텐츠가 담겨 있지만 매우 뛰어난 재구성에 기초한 이른바 ‘지속가능한 미디어 소비 문화’를 창출한 훌륭한 예에 속한다. 전 세계에 최소 10만 명에 이르는 와이어드 광팬들이 존재하며, 이들은 아이패드에 걸맞는 와이어드의 탄생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다시말해, 아이패드 와이어드 유료 소비자는 결코 일반화시킬 수 없는 소비자 집단에 속한다. USA Today가 지난 7월로 예정했던 아이패드 앱 유료화 도입을 연기한 것도 이와 맥이 통하는 이야기다(출처보기).

그러나 아이패드를 위시한 태블릿에서 유료 뉴스 콘텐츠가 근본적으로 성공할 수 없는 이유는, 전통 웹(Web)에서와 동일하게 모바일 웹 또는 모바일 앱(App)에서도 (뉴스) 생산(production)과 (뉴스) 유통(distribution)이 분리된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디지털 시장원리의 핵심은, 네트워크 기반 노동분업이다. 생산, 유통, 소비를 포함하는 일렬의 생산 과정 또는 노동 과정이 매우 잘게 분절화되고 있으며 이 분절 단위들은 수많은 ‘링크(Link)’를 통해 새로운 가치생산 네트워크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분업질서가 어떻게 뉴스 콘텐츠의 유료화를 아이패드에서도 방해하고 있는지 아래에서 보다 자세하게 살펴보자.

콘텐츠 유통 서비스, 플립보드(Flipboard): 알고리즘의 승리

아이패드 등 태블릿을 통해 뉴스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다는 기대에 흠뻑 빠진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서비스가 지난 7월 20일 플립보드(Flipboard)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다.

스스로를 소셜 매거진(Social Magazine)이라 이름붙인 플립보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지인들이 추천하는 글, 사진, 동영상을 자동으로 깔끔하게 편집해서 보여준다. 또한 와이어드, 뉴욕타임즈, 이코노미스트,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 등 다양한 콘텐츠가 사용자들의 개인취향에 따라 선택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아이폰 또는 아이패드 멀티터치(multi-touch)의 효용을 극대화한 ‘종이를 넘기는 듯한 느낌’을 주는 요소- 이를 플립(Flip)이라 부른다-가 곁들여져 있다.

잡지 레이아웃과 유사하게 배치된 개별 콘텐츠는, 제목, 짧은 요약, 그리고 관련 사진이 함께 보인다. 또한 개별 콘텐츠를 추천한 사람의 트위터 또는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이 함께보인다. 바로 콘텐츠와 신뢰가 결합되는 지점이다.

플립보드 사용자가 개별 콘텐츠의 완전한 소비를 원해 해당 글, 사진 등을 클릭하면, 네이버 뉴스캐스트처럼 해당 콘텐츠를 생산한 웹사이트로 이동하게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개별 사용자는 자신의 관계망 속에서 뉴스 소비를 즐길 수 있게된다.

여기서 책장을 넘기는 듯한 플립 기능은, 플립보드 또는 이와 유사한 서비스가 콘텐츠 유통에서 가지고 있는 의미를 논할 때 방해가 된다. 소비자의 눈을 빼앗기 위한 기능-이를 눈사탕(Eye Candy)라 칭한다-에 (뉴스) 콘텐츠 제작자가 마음을 빼앗겨서는 안된다. 이와 관련해서는, ”가진자의 여유: 구글의 패스트 플립(Fast Flip)”을 참조하길 바란다.

플립보드가 이루고 있는 가장 큰 성과는, 태블릿에서 (뉴스) 콘텐츠 유통 방향과 그를 뒷받침하는 기술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인기 앱 중 하나인 Pulse가 전통적인(!) RSS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 플립보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축약 URL’을 실시간으로 풀어내는 놀라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다시 말해 플립보드 개발팀은 RSS를 뛰어넘는 분석엔진(Parsing Engine)을 개발했다.

또한 즐겨찾기(favorites)를 통해 개별 소비자의 관심을 얻은 트윗(tweet)을 제공하는 팔로워(follower)의 추천 링크를 시각적으로 크게 표시하는 기술, 중복된 (뉴스) 콘텐츠를 걸러내는 기술, 트위터나 페이스북 전체에서 최근 강력하게 인기를 끌며 유통되는 ‘링크’가 개별 사용자에게 나타날 경우 이를 보다 먼저 보여주는 기술 등 플립보드는 다양한 시맨틱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물론 플립보드 서비스가 현재 나타나고 있는 ‘초기 열풍’을 넘어 소비자 사랑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플립보드가 선보인 RSS를 뛰어넘는 새로운 (뉴스) 콘텐츠 유통 기술은 다양한 ‘유사 서비스’를 탄생시킬 자양분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다시말해, 플립보드는 아이패드 등 태블릿에서 (뉴스) 콘텐츠를 유통시키는 첫번째 시도이며, 플립보드를 잇는 다양한 유통 혁신이 예상된다.

콘텐츠가 왕이다? 생산과 유통이 하나일 때만!

보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플립보드는 (뉴스) 콘텐츠의 유통 전체를 담당하지 않는다. (뉴스) 콘텐츠는 언론기업, 블로거, 그리고 트위터 사용자 스스로 등 다양한 주체들에 의해 생산되고 있으며, 생산된 (뉴스) 콘텐츠의 유통은 트위터 및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일차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플립보드는 이러한 디지털 분업질서에서 (뉴스) 콘텐츠의 유통을 돕는 ‘유통 지원기능‘을 수행한다. 이 단위 과제를 위해 플립보드는 1050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전 세계 언론기업 중 어느 기업이 약 115 억원에 이르는 자본을 뉴스 콘텐츠 ‘유통’에 투자할 수 있을까? 태블릿을 통해 뉴스 콘텐츠를 제작하여 유통시키려는 언론기업 중 어떤 기업이 유통 혁신을 이끌고 있는가? 소비자 눈을 사로잡는 눈사탕(Eye Candy)으로는 소비자 지갑을 열기 힘들다. 더욱이 플립보드의 눈사탕이 보다 달콤하기 때문이다.

(뉴스) 콘텐츠 영역에서 플립보드를 시작으로 언론기업에 대한 본격적인 공세가 시작되고 있다. 언론기업 입장에서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1) ‘콘텐츠가 왕이다’는 신념을 버려야 한다. 이 표현은 생산과 유통이 하나이던 시절, 콘텐츠 생산자가 유통에 대한 확실한 지배력을 소유하고 있던 시절에나 통했던 말이다. 현재형으로 말한다면, 신문산업에서 여전히 ‘콘텐츠가 왕이다’라는 표현은 유효하다. 네트워크 기반 노동분업 질서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 누구의 말 처럼, “차별화된 콘텐츠 확보와 콘텐츠 조직화”, “콘텐츠 재목적화” 등의 노력도 중요하다. 다만 다시 찾고 싶은 “콘텐츠 업계의 힘”은 콘텐츠 ‘생산’에 제함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유통 능력 없는 생산자가 유감스럽게도 전체 가치창출구조에서 힘을 가질 수는 없는 일이다. 진정 시장지배력을 다시 가지고 싶다면, 콘텐츠 생산과 별도로(!) 디지털 콘텐츠 유통을 연구하고 실험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2) 시대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을지라도 저작권법을 아날로그 시대 방식으로 더욱 강화해야 한다. 외부 유통 업체가 자사의 RSS 피드를 사용할 수 없도록 법을 개정하고, 검색 서비스가 자사의 기사를 검색할 수 없도록 막으며, 또는 포털 등 콘텐츠 유통업체에 ‘특별세금’을 징수하도록 국회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 엉뚱한 이야기로 들리는가? 클레이 셔키(Clay Shirky)가 다양한 곳에서 이러한 전통 미디어 기업의 역사적 저항 사례를 증명하고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힘있는’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열려있는 뉴욕타임즈(NYT.com)는, 다른 한편으로 ‘힘없는’ 유통 서비스 업체를 거칠게 협박하는 이중적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루퍼트 머독은 ”태블릿이 뉴스 코퍼레이션(News Corperation)의 미래다!”라며 아이패드를 ‘약속의 땅’ 에 들어가는 증표로 칭송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소유한 언론기업에게나, 척박한 땅에서 고전하는 대다수 한국 언론기업에게나, 언론기업이 기득권을 버리고 (특히 콘텐츠 유통영역에서) 획기적인 기업혁신을 이뤄내지 않는다면, 아이패드로 대변되는 멀티터치 태블릿이 그들 언론기업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